[한의학논단] 南·北政之歲와 寸口脈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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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논단] 南·北政之歲와 寸口脈에 관한 고찰
  • 승인 2003.10.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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病脈 알기 전에 基本脈부터 알아야


南政之歲, 北政之歲란 內經 素問 運氣篇 至眞要大論에 단 한 곳에만 기록된 단어로써 여기에 대한 설명이나 再論한 곳이 전혀 없다.

먼저 南政과 北政이란 단어의 뜻을 고찰해보면 고대 동양의 군주들이 政事를 할 때 남쪽을 향하여 앉아서 정사를 했으며, 따라서 신하들은 자연히 북쪽을 향하여 서서 정사를 受領한데서 비롯된 말이다. 그러므로 南政之歲, 北政之歲란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내경학자들의 註釋을 찾아보았으나 어느 주석이나 확실하게 설명한 곳이 없고, 또한 學說의 타당성이 없다. 우선 몇 가지 학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五運 중에서 土運인 甲己年만 南政이고 나머지는 모두 北政으로 보는 것이다. 즉 60년 중 甲年에 속한 6년과 己年에 속한 6년, 합하여 12년을 南政之歲, 나머지 48년을 北政之歲로 본 것.

둘째, 火運인 戊癸年만 南政이고 나머지는 北政으로 보는 것이다. 즉 戊年에 속한 6년과 癸年에 속한 6년, 합하여 12년을 南政之歲, 나머지 48년을 北政之歲로 본 것.

셋째, 歲支가 亥子丑寅卯辰은 南政에 속하고, 巳午未申酉戌은 北政에 속한다는 견해이다.
넷째, 歲運이 太過하면 南政이고, 歲運이 不及하면 北政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상의 學說의 부당성을 하나하나 지적해야 하겠으나 그보다는 정확한 학설을 제시한다면 자연히 밝혀지게 될 것이다.

우선 南政之歲, 北政之歲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부터 살펴보자.

運氣篇 중에서 남·북정지세에 관하여 기록된 부분을 찾아보면 운기편 9편 중에서 제일 끝편인 至眞要大論에 기록되어 있으며 특히 脈에 관하여 論한 곳, 즉 寸脈이 虛하냐, 尺脈이 虛하냐, 右尺이 虛하냐, 左尺이 虛하냐… 등을 鑑別하는 곳에 기록되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즉 그 사람의 맥을 診脈할 때, 南政방향으로 맥을 짚을 것인가, 아니면 北政방향으로 맥을 보아야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남정으로 맥을 본다는 것은 司天쪽을 남쪽, 寸으로 보고, 在泉쪽을 북쪽, 尺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左寸이 心部位, 右寸이 肺부위, 左尺이 腎부위, 右尺이 肝부위가 된다.

(註 ; 필자가 운기체질과 맥에 관하여 고찰해 본 바 肝부위가 右尺이 확실하며 또한 肝의 해부학적 위치와도 부합되므로 右尺을 肝부위로 본다. 南北政脈法에서는 左寸을 心, 左尺을 腎, 즉 火와 水가 대립되어 있고, 右寸은 肺, 右尺은 肝, 즉 金과 木이 대립되어 있어서 左右尺寸 네 곳 중, 가장 약한 부위를 알면 그 상대부위는 가장 강한 부위가 되므로, 즉 가장 강한 臟과 가장 약한 臟을 알게 되므로 사상체질과 오행체질을 함께 판단할 수 있는 맥법이다.)

반대로 北政으로 맥을 본다면 정반대, 즉 180도 방향이 바뀌게 되므로 在泉쪽이 寸이 되며, 司天쪽이 尺이 되므로 운기맥법에 있어서 남정과 북정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운기편 중에서 제일 끝 편에 기록된 것은 五運의 이론과 六氣의 이론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內經 중에서 比較脈에 관하여 기록된 곳은 극히 적은 부분이다. 人迎脈과 氣口脈을 비교해서 어느쪽이 몇 배 강한가를 辨別하는 人迎氣口脈法이 있고, 寸口脈을 兩寸, 左寸, 右寸과, 兩尺, 左尺, 右尺의 여섯 부위의 맥을 비교하여 가장 虛한(不應脈) 부위를 찾는 南北政脈法이 있다.

寸口脈의 여섯부위는 곧 三陰三陽(六氣)의 여섯 부위와 동일한데 그 여섯 부위 중에서 少陰이 있는 곳의 맥이 不應(沈虛)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부위가 합당한가(正常脈) 합당치 않은가(病脈)를 알게 된다.

그러면 왜 少陰부위의 맥이 不應(虛)脈이 되는가. 그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天의 六氣는 三陰三陽으로 地에서 작용하는데 地에서는 五運(五行)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六氣 중에서 火는 君火와 相火, 둘이 있으므로 둘 중에서 相火는 火의 작용을 하고, 君火는 氣化작용은 하지 않고 위치만 차지하고 있으므로 少陰부위의 맥은 不應하게 된다. 그리고 南政年과 北政年을 논한 곳은 黃帝의 질문에 대한 岐伯의 답변 중에서 平氣에 대하여 설명하는 중에 나오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太過나 不及, 즉 病脈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平氣時의 맥, 즉 정상적인 기본맥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사람의 病脈을 알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의 정상맥 즉 기본맥을 알아야, 그 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또는 그 해의 六氣 중 少陰이 위치한 곳이 不應脈(虛)이니까 그 사람의 五臟 중에서 가장 약한 臟의 맥이 나타나는 곳이 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마다 운기 체질에 따르는 기본맥을 알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그 사람의 운기 체질로 가장 약한 臟의 부위와 그 사람의 六氣 중 소음이 위치한 부위가 일치가 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南政으로 보아야 하는가, 北政으로 보아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다시 말한다면 운기 체질을 연구하지 않고는 남정지세, 북정지세를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시 요약해서 말한다면 六氣는 매년 司天과 在泉, 그리고 左右間氣가 옮겨지게 되므로 따라서 少陰의 위치도 변하게 된다.

少陰의 위치가 司天이면 兩寸이 不應脈, 司天의 左間氣에 있으면 左寸, 右間氣에 있으면 右寸이 不應脈이 되며, 소음이 在泉이면 兩尺이 不應脈, 在泉의 左間氣에 있으면 左尺, 右間氣에 있으면 右尺이 不應脈이 된다. 소음이 위치한 곳이 가장 약한 곳이므로, 그 사람의 운기로 五臟 중에서 가장 약한 臟의 위치와 같아야 하기 때문에 南政年, 혹은 北政年으로 진맥을 하게 된다. 다시 반복해서 설명한다면 남정지세란 그 해의 司天방향을 寸, 在泉방향을 尺으로 진맥하여야 그 해의 運氣 중 가장 약한 五行의 臟의 부위와, 그 해의 六氣 중 少陰의 부위가 일치되는 해를 말하며, 북정지세란 그 해의 在泉방향을 寸, 司天방향을 尺으로 진맥하여야 그 해의 운기 중 가장 약한 五行의 臟의 부위와 六氣 중 少陰의 부위가 일치되는 해를 말한다. 그러므로 一甲子 즉 60년 중 南政年과 北政年의 수는 각각 30년씩 同數가 된다.

【例 1】 甲寅, 甲申年 ; 少陽 司天, 厥陰 在泉이므로 소음은 在泉의 좌측인 左尺이지만, 그 해의 運氣를 종합해 보면 金(肺)이 제일 약하다. 그런데 금(폐)부위는 右寸이므로 少陰의 위치와는 정반대가 된다. 이때에 北政으로 보면 180도 돌아서 在泉쪽을 寸으로 보게 되니까 司天방향(南政)으로는 左尺이던 少陰부위가 在泉방향(北政)으로는 右寸부위가 되니 少陰의 위치와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갑인, 갑신년은 북정지세가 된다. 이런 경우에 左尺이 약하다고 腎虛로 보면 완전히 誤診이 되니 肺虛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그 사람의 정상맥, 기본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상대인 右尺(肝)은 가장 강한 臟이 되므로 肝大肺小, 즉 木체질이 되는 것이다.

【例 2】 己卯, 己酉年 ; 陽明 司天, 少陰 在泉이므로 兩尺 不應脈이다. 그 해의 운기를 종합해 보면 土水木이 모두 약하나 土(脾)는 중앙이므로 제외하고 水木(腎, 肝)이 다같이 虛한 臟이니 兩尺 不應脈과 일치한다. 그러므로 己卯, 己酉年은 남정지세가 된다. 따라서 前半年은 肺大肝小로 金체질, 後半年은 心大腎小로 火체질이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운기학의 일부분인 南·北政之歲에 관해 살펴보았다. 陰陽五行의 이론이 어찌 그리 數學 공식같이 꼭 맞아 떨어지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좋은 학문인 한의학의 기초인 陰陽五行의 이론, 五運 六氣의 이론을 실제 임상에서 하나도 활용되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 해의 運氣의 강약은 곧 五行의 강약이고, 五行의 강약은 곧 五臟의 강약이 되는 것이므로 五運과 六氣를 올바로 알면 五臟의 강약 순서는 물론 五行 체질과 四象 체질 및 그 체질의 基本脈까지 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학문인가. 한의학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잘못 왜곡되어진 학설들을 바로 잡고 밝혀서 후학들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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