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나의 삶20] 최준배(경기 청아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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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나의 삶20] 최준배(경기 청아한의원장)
  • 승인 2003.10.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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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原의 醫易同源 이론에 心醉


두달 후면 재야 동약의학자 동원 이정래 선생(1943~2002. 12. 10)이 돌아가신지 1년이 된다. 崔埈培(39·경기 청아한의원) 원장은 동원 선생의 학문을 전수하기 위해 선생의 몇몇 제자들을 중심으로 2002년에 결성한 醫易同源學會 초대회장. 그는 최근 스승 서거 1주년을 기념해 고인의 학문을 정리하는 책 발간의 마무리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학문수련을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그 방식이 정통한의학의 계승이건, 새로운 치료요법의 개발이건 중심축에는 한의학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최준배 원장은 정통한의학의 계승에 길을 두고 정진하며 후배들에게 상한론을 가르치는 젊은 한의사다.

수수하고 얌전한 옷차림의 이 젊은 한의사는 처음엔 취재요청을 조심스럽게 거부했다. “소리없이 치열하게 공부하는 한의사들이 많은 가운데 나는 나설 재목이 안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한의사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에게 인식시키고, 동료 한의사들과는 학업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은폐할 셈이냐”라는 반애걸, 반협박에 취재에 응했다.

◆ 북두칠성을 만나다

93년 6월, 대전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동원선생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강의했다.

이즈음 상지대 한의대에서 전임강사로 침구학을 강의했던 최 원장은 자괴감에 빠져있던 시기였다. 스스로도 학문의 완전성에 대해 열망이 가득한 상태에서, 정체성을 형성해야 할 학생들을 교육해야한다는 교수로서의 역할이 교차되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는 목표는 뚜렷해지건만 당장 손에 쥐어지는 해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럴 즈음 동원 선생의 상한론 강의를 듣고 난 후 그는 “북두칠성을 만난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음양오행, 오장육부 등 한의학의 기본적인 이론은 머릿속에 있었지만, 구체적인 질병 응용에는 갈피를 못잡았는데 선생님의 임상례 설명을 듣고서야 감이 왔다”는 것이다.

동원선생은 비록 재야학자였지만 명리·관상·의학 등을 가르쳤고, 해박한 동양학을 기초로 의학을 설명함에 있어 막힘이 없었다.

이후 그는 매주 토요일 대전에서 열리는 동원선생의 강의를 선생이 돌아가기 전까지 빠짐없이 청강했다. 햇수로 10년의 세월이다.

93년 현재의 청아한의원 진료를 시작하고, 강의생활은 92년 상지대 한의대부터 시작해 경원대, 동국대, 경희대 등 강의경력 11년을 달려오면서도 매주 토요일 시간을 쪼개 대전으로 내려갔던 생활은 낡을대로 낡아버린 검정 서류가방이 대변하는 듯 하다.

초등학교5학년 때 발목을 삐어 침치료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체험”을 한 것이 인연이 돼, 고향인 경남 마산을 떠나 경희대 한의대로 진학했다. 그리고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에서 수련의를 마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진료실 한켠에는 50여권의 손 때묻은 대학노트가 가지런히 꽂혀있다. 학부시절부터 꼼꼼이 정리한 강의록들이다.

학부시절엔 특히 윤길영 선생과 백희수 선생을 비롯해 송일병, 이원철, 안규석 교수의 강의가 학문의 기초가 됐다는 설명이다.

강단에 서면서 자신에게 배움을 구하고자 했던 학생들의 열망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학부시절부터 그 열망을 경험했기때문이다.

◆ 학업엔 공을 들여야

그의 학습관은 한의사라면 내경, 난경, 상한론, 금궤요락, 금문사대가, 동의보감, 동의수세보원 등을 필히 통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루 섭렵하다보면 한의학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니 모두를 공부해야하는 과정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부는 수순을 밟아 일구어가야하는 노력투자가 생략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쯤에서 “선생님을 잘 만나서 제갈길을 잘 찾았다”는 말을 빼놓치 않으면서 스승에 대한 신뢰와 감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그는 상한론과 사상의학이 마치 대립되는 듯한 구도를 펼치는데 이는 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 이론은 쓰임새와 영역이 다를 뿐 결국 하나의 이론으로 통하는 한의학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한다는 것이다.

최원장은 “한의학의 기본은 水升火降으로 요약될 수 있죠”라고 설명한다.

즉 장부의 승강을 이해하고 모든 치료는 결국 이들 장부를 중화시켜 ‘음양화평’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 난치병 전문한의원 열고 싶어

2002년 선생이 타계했을 때 그는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을 것인지 난감함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동원선생에게서 강의를 들으면서 “대학 때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든든했는데 그 존재가 없어지니 상실감이 컷던 것이다.

스승이었던 동원선생의 醫易同源 이론은 ‘醫易閑談後輯’ (전2권)에 다 밝혔기 때문에, 이를 전수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또 하나 그는 ‘전문한의원’을 열 계획이다. 한의학을 치료의학으로서 실현시키기 위해 난치병 전문한의원을 연다는 계획이다.

최 원장은 아내와의 사이에 3녀를 두고 있다.

오진아 기자


□□□ 東原 李正來 선생은… □□□

溪隱선생으로부터 주역, 황제내경, 장중경 등 정통 동양학문을 연마한 재야 학자.
대전 보문산 아래 일월각에 머무르면서 한의서적 집필과 후학양성을 위한 강의를 해 왔다.
동원 선생은 본지에 2001년 10월부터 2002 5월까지 26회의 ‘임상정보 동양의학특강’을 집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東洋醫藥原理(77년), 相學眞傳(84), 太韓醫學全集 전3권(89), 命理眞髓全書(90), 東醫要諦眞詮 전3권(92), 醫易同源 전2권(93), 醫易閑談(99), 醫易閑談後集 전2권(01) 등 10여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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