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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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후
  • 승인 2003.09.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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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전멸시키는 ‘분노바이러스’


무작정 거리를 질주해 대는 장면이 트레이드 마크인 ‘트레인스포팅’의 감독 대니 보일의 SF 공포물.

영국의 한 연구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유출되고, 이 바이러스는 인간만을 감염시켜 인류가 전멸의 위기에 처한다는 설정이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제목에서 나타나듯,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서 비껴간 후에 살아남은 인간들의 이야기를 진행시킨다는 것이다. 공포는 ‘나를 제외한 모든 인류가 적이 된다면…’이라는 물음표에서 상상을 펴나간다.

바이러스는 인간을 미치광이 살인마로 몰아갈 만큼 강력한 분노를 일으키고, 피를 통해 감염되는 ‘분노 바이러스’로 인해 인간은 좀비스러운 모습으로 친구와 가족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해한다.

시종일관 귀신스런 놈들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설정이라면 무척이나 단순했을 게다. 따라서 헨리 소령의 존재는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보인다.

헨리는 살아남은 몇 명의 군인을 모아 감염자에게 대항하기 위한 진지를 구축한다. 국가가 없는 현실에서 군인이란 단순히 ‘무장을 갖춘 사내들의 모임’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할 뿐더러, 이들 구성원 각자는 이미 죽음의 공포에서 삶의 의지조차 상실한 상태. 헨리는 대원들에게 성욕을 채울 여자를 조달해 준다는 조건으로 우두머리로서의 권위를 인정받고 조직의 해체를 막는다.

헨리에게서 최후의 순간에도 권력에 대한 열망이 번뜩이는 인간의 끈질긴 본성을 되뇌이게 된다. 이들이 조직을 구성하고 약자를 살해·탈취 할 때 풍기는 위악감은 ‘파리대왕’에서 혈전을 벌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침팬지를 대상으로 연구하던 실험실에 동물보호운동가들이 침입해 침팬지들을 풀어준다. 이로 인해 ‘분노바이러스’가 영국 전체에 퍼지게 된다. 28일 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로 입원해 있던 짐(실리안 머피)이 깨어난다. 하지만 병원은 물론 온 거리와 상점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교회로 찾아간 짐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부의 공격을 받고 쫓기다가 셀레나(나오미 해리스)와 마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그간의 이야기를 듣는다. <19일 개봉>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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