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인정기준·주체 미흡, 한의계 분열 조장
인정의 문제로 전 한의계가 술렁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인정의는 한의사의 임상능력 향상, 한의학 교육 혁신, 그리고 현실로 다가온 의료시장 개방에서 국내 한의사들에게 경쟁력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혼란과 분열만 가져올 뿐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문의제도를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단체에서 주는 자격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과 “수련교육에 대한 규범이 완성되지도 않은 채 우선 제도만 실시하고 보자고 해 문제가 발생한 전문의의 전철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따라서 곧 탄생할 1차 인정의의 객관적 근거 제시와 함께 수련의의 교육 등 인정의 제도 운영 여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우려는 인정의를 취득하려는 목적이 한의사의 전문성 향상 및 한의학 발전보다는 전문의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판단하는 부분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정의가 당초에 생각했던 것처럼 운영되지 못하거나 자격이 전 한의계에 보편화되지 못할 경우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자격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면허가 아닌 자격이기 때문에 한의계에서 인정해줄 수 있고, 전문의 자격 인정을 국가가 아닌 단체에서 관리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볼 때 인정의 제도는 당위성이 있다”며 “그러나 전문의가 존재하고 있고, 전체 한의사의 조직도 아닌 일부 단체에서 인정의 자격을 주겠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인정의 시험에 응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인정의에 대해서 정확히 의미를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박사학위도 없이 고작 한의사면허 하나뿐인 상태에서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인정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한의협 각 시·도지부명의로 인정의 시험에 대한 안내 서한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어 한의계의 내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지 나오고 있다.
한 전공의는 “한의협이 전문의 문제가 개원의들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드러내 놓고 인정의 편을 드는 것은 문제”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결국 개원협은 1차 인정의 탄생이후 전체 한의사가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고, 수련과 관련한 기준 및 교육 내용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할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양방 전문의에 대한 관념이 전부인 국민을 대상으로 한의사 인정의를 어떻게 인식시킬 수 있느냐도 중점적으로 연구해야할 사항이다.
일단 개원협은 1차 인정의 시험에 응시한 한의사들의 임상 케이스를 전문가에게 용역을 의뢰해 과목별 통계와 함께 보고서를 만들어 낸다는 계획이다. 또 자료는 개원협에 가입한 회원들에게 공개해 임상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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