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한의학에서 보는 성기능장애 - 황원덕(동의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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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한의학에서 보는 성기능장애 - 황원덕(동의대 한의대 교수)
  • 승인 2003.08.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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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성기능감퇴는 腎虛에 기인


다음은 동의대 한의대 황원덕 교수가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의한 ‘한방으로 알아보는 성기능 장애의 원인과 치료’를 간추린 것이다. <편집자주>


최근들어 40세 이전에도 발기부전이 빈발하고 있는 것은 산업문명의 고도화로 인한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변화는 기운의 정상적인 흐름에 변화를 주어 정상적인 생리작용을 방해, 腎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리변화가 만성화 될수록 남성에 있어서는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경향으로 발전하기 쉽다.

젊은 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루증과는 달리 발기부전은 중·노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대개 남·녀 모두가 만족스러울 정도의 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발기가 충분하지 않고 발기가 되더라도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 75%이상일 때로 정의한다. 한의학에서는 발기부전을 ‘陰위·陽위·陰器不用·陰不起’ 등의 병증으로 표현하고 있다.

보통 心因性과 器質性으로 나누어서 설명하지만, 한의학에서는 心·身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그 원인을 세분화하고 있다.

발기부전이 40세 이후로 발생비율이 높은 것은 사람의 생리변화에서 찾을 수 있는데 內經(소문) 上古天眞論에서는 ‘40살에 이르면 오장육부의 生氣가 허손되어서 腎氣가 衰하므로 根氣가 衰해지니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가 말라 약해져서 푸석푸석해진다.

남자 48살에 이르면 양기(陽氣 : 太陽·陽明·少陽氣)가 위에서 衰하여 얼굴이 마르며, 머리카락이 비로소 희어진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40대 이후 성기능의 감퇴를 陽氣衰로 인한 腎虛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러한 腎虛를 조장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 과도한 성관계 ② 과중된 피로 ③ 음주과다 등이 일시적으로 혹은 지속적으로 腎虛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발기부전을 한방병명으로는 陰위라고 하며, 이러한 발기부전은 조루, 유정, 성욕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하게 되는데, 이를 한방에서는 신휴(腎虧)라고 한다.

그런데 어떤 중년, 청년 환자들은 자신이 신휴증상이 있다고 믿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소모성 만성 질병이나 장기적인 과로 등 원인으로 신휴가 생각 밖으로 빨리 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의 경우는 假性 신휴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아 두어야 한다.

이러한 가성 신휴자들의 경우를 보면 陰위나 早漏, 遺精, 성욕저하 등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현상은 주로 심리적인 원인에서 비롯되었거나 또 어떤 경우는 성에 관한 지식 결핍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어떤 신혼 남성은 첫날밤에 심리적인 긴장감과 결혼 전의 분망함, 그리고 결혼 축하주의 과음 등으로 인하여 陰위나 조루 현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진짜 신휴가 아니지만 정신적 부담이 점차 커지면서 결국에는 악성 순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정상적인 남자들도 가끔 조루 증세를 나타내기도 하며 미혼 남자들이 한달에 몇차례 遺精을 하는 것 역시 가성 신휴 현상으로서 신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성적 충동으로 인한 분비액을 정액으로 오판하고 심리적 부담을 가지거나 불면증에 걸려 시달림을 받는 실례도 있다.

이처럼 음위나 유정, 조루 현상은 분명히 신휴 증상에는 속하지만 반드시 望·聞·問·切을 통하여 진성 신휴인지, 아니면 가성 신휴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옛날 사람들은 자식을 얻은 것과 정력을 보양하는 것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자식을 얻으려면 우선 정력을 키워야 하고, 정력을 키우려면 욕심을 적게 부려서 방사를 절제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정력을 보양하려면 우선 색욕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성생활을 절도있게 행하면서 옛사람들이 흔히 일컫던 “정력을 키우려면 怒氣를 참아야 한다”라는 말을 가벼이 넘기지 말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怒하면 肝이 상하고 또한 脾의 열이 망동을 부리게 되며 간의 소통력이 저하되어 비록 交合을 하지 않더라도 정액이 손실된다고 하였다. 張仲景은 과분한 房事를 몹쓸 병의 병인으로 간주하여 “간사한 소리와 아릿다운 여자는 뼈를 찍는 도끼, 톱과도 같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정력을 보양하려면 반드시 입맛을 잘 조절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담백한 맛을 즐기게 되면 자연히 정력을 보양하게 되고 기름지고 진한 맛을 즐기면 습(濕)과 담(痰)만 생길 뿐 정액은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고위관리들은 기름지고 진한 맛만 즐기는 탓으로 정력이 부족하여 자식이 그립지만 농업과 양잠업에 종사하는 집안은 담백한 오곡만을 먹으므로 정력이 왕성하여 자손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정력을 키우려면 술을 삼가야 한다. 술은 淫熱을 부추겨서 정력을 무너뜨리고 난잡한 방사를 꾀하게 된다.

<소문 상고천진론>을 보면 “취기가 가득할 때 房事를 시작하면 진기를 낭비하게 되며 술이 정신을 몽롱하게 하여 쾌감을 모르게 하고 일상 생활에서의 절도를 잃게하여 50세가 되면 체력이 크게 약해진다” 라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현대 생활의 복잡한 구조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성행위를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 보니 임상에서 과분한 방사로 신허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젊은 청년으로서 처음에는 수음을 즐기다가 결혼 후로는 성욕에 빠져 절도 없는 사정을 한 결과 體弱 腎虧하여 늙기 전에 먼저 쇠약을 앞당기고 중한 경우에는 온갖 병에 시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腎은 元氣의 관저로서 생명의 활력과 노쇠를 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기라고 본다.

만약 장수를 원한다면 옛 사람들의 “세상 물욕은 없어야 하며 실속있는 삶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양생철학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정신적인 조급함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단전 호흡법, 명상법 등을 권하고 있다. 그리고 평소 건전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과 음주량과 횟수를 줄이고 성관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심리적 스트레스 해소,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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