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럽시다. 내 근사한 첼로를 하나 그려 주지요.”
피카소를 만난 첼리스트 모리스 장드롱은 불쑥 그림을 한 장 그려달라고 부탁했고 피카소도 흔쾌히 허락했다.
20세기가 낳은 10대 첼리스트로 꼽히는 장드롱에게 못해 줄 게 뭐 있으랴.
그런데 그뿐이었다.
그 뒤로 장드롱은 피카소를 몇 번 더 만났지만 그림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장드롱은 피카소가 그냥 지나가는 말로 그렇게 대답했나 보다 생각하고 그 일을 잊기로 했다.
그 뒤 10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피카소가 장드롱에게 그림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첼로였다.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던 장드롱이 깜짝 놀라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피카소가 이렇게 대답했다.
“첼로를 그려 달라는 당신 말을 듣고 10년동안 날마다 첼로를 그리는 연습을 했지요. 이제야 내 마음에 드는 첼로를 그려서 보여 주는 거요.”
<사이언스 타임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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