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悼辭] 故 박순희 회장님 영전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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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追悼辭] 故 박순희 회장님 영전에 올립니다
  • 승인 2003.08.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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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발전에 남다른 애정 보이신 큰 어른


만나면 언젠간 헤어진다는 진리에 마음의 옷깃을 여미고 고개 숙여 故 박순희 회장님의 명복을 비옵니다.
10년 전인 1993년 이른바 한약분쟁이 발발하면서 한국한의학은 민족전통의학으로서는 암흑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당시 미증유의 사회문제로 야기됐던 한약분쟁을 고 박순희 회장님의 영전에서 새삼 떠올리는 것은 오늘의 이 시점에서 박 회장님의 노고를 망각하지 않겠다는 한의인들의 도리일 것입니다.

당시 62세의 적지 않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한의사협회 부회장님으로서 한약분쟁을 솔선하여 이끌어 주셨으며, 이후 96년 1월부터 6월까지 제28대, 제29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하시면서 한의학과 협회발전을 위하여 남다른 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93년 4월부터 3년 1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동안 혼과 성을 다해 한의학의 염원이셨던 ‘세계 최고의 한의학’을 위해 회장님께서 삭발하면서까지 의지를 불태우신 생전의 모습이 우리 모두의 가슴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특히 지난 96년 5월 전국한의사들의 ‘조계사 농성’과 ‘장충단 집회’는 ‘한약분쟁의 역사’에 길이 남아 있습니다.

박순희 회장님, 협회장직을 사퇴하신 지 7개월만에 위암이라는 소식을 듣고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모든 사람들은 얼마나 자책했는지 모릅니다.
회장님께서 1차 수술을 마치고 나서도 한의학의 재조명과 본 협회의 발전에 커다란 애정을 가지고 동참하셨던 자세는 언제나 우리에게 큰 어른, 바로 그 모습이셨습니다.

이제 회장님은 가셨습니다. 이 새로운 눈뜸의 물줄기에 의해 한의인들의 소원이자 회장님의 염원이셨던 ‘한의약육성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지난 5일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동지들이 회장님을 찾아뵈었을 때 기력이 쇠약해진 중에도 한의약육성법 제정과 한의사협회 회관건립추진 소식에 그렇게 기뻐하시던 그 모습에서 우리들은 또 한번 옷깃을 여미워야 했습니다.

우리는 늘 그런 당신이 곁에 있어 항상 든든했습니다. 회장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회장님이 늘 강조해 왔던 세계 최고의 한의학을 만드는 일에 우리 후학들은 온몸을 바칠 것입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한약분쟁의 교훈도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굳건한 자세에서만 생산될 수 있다는 다짐을 가지며 회장님 영전에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
편히 잠드시옵소서.

대한한의사협회 명예회장
허 창 회 복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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