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통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가고 싶어”

한의학은 인체의 전체적인 균형을 보고 과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고루 맞추는 치료를 중시한다. 한방성형 역시 이 같은 관점으로 음양을 조화롭게 하고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 특징이란다. 임태정 청정선한의원 원장은 8년여 한방성형을 특화해 진료하면서 자신만의 이론을 정립했다. 이를 토대로 5년 전부터는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한방성형에 대한 강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한방미성형학회(cafe.daum.net/skinpla)도 운영하고 있다. 8년여 한방성형 진료에 대한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한방성형을 전문으로 하게 된 동기는.
한방성형을 시작한 지 8년 정도 됐다. 한방성형 이전에는 침과 한약 위주로 통증치료를 했는데, 한의원 수가 점점 많아지고 대부분 한의원에서 통증치료를 하다 보니 무엇인가 특화할만한 분야가 필요했다. 그때 매선을 접하게 됐고 꾸준히 배우고 연구한 것들을 임상에 적용하고 내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정리를 하다 보니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게 됐고 강의교재도 만들게 됐다. 강의를 시작한 지는 5년 정도, 그러니까 한방성형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을 무렵부터인데 내가 정리한 이론과 실습방법을 보다 많은 한의사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 역시 한방성형 전보다 그 이후 환자들의 만족도 및 수익적인 측면이 나아졌기에,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다.
 
▶한방성형의 장점 및 특징이 있다면.
내가 주로 하고 있는 한방성형은 매선인데, 매선은 소위 주사침에 PDO라는 녹는 실을 넣어서 시술하는 방법이다. 경혈부위에 자극으로 자생력을 줌으로써 피부 자체가 리프팅이 되고, 아울러 실의 장력을 이용해 피부를 탱탱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침의 한 종류로 침이 오랫동안 유침됨으로써 작용을 유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은 보통 3~6개월이면 몸속에서 서서히 없어지는데 1~2년 정도 효과가 유지된다.
이외에도 한방성형의 특징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한의학에서는 얼굴을 볼 때에 음양적인 특징을 살핀다. 이를테면 동의수세보원에서 얼굴로 사상체질을 나누는 부분을 응용해 이마가 튀어나온 형, 광대가 튀어나온 형, 눈매가 찢어진 형, 턱이 각진 형 등으로 구분한다. 즉 이마가 튀어나온 형은 전두골이 발달한 형이고, 턱이 발달해 있는 형은 함강이 강한 형으로 보아 각 형에 맞게 시술 방향을 잡는 것이다. 이와 함께 관상을 접목해서 한 예로 입 주변의 ‘노복궁’에 주름이 많은 이들은 매선으로 주름을 펴질 수 있게 해 노복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정리하자면 한방성형의 장점 및 특징은 얼굴 혹은 몸의 전체적인 라인을 잡아주면서 음양의 기운을 맞춰주고, 균형을 살려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위별로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있다면 어떻게 하는가.
눈이면 눈, 턱이면 턱 등 특정 부위만 시술받고 싶어하는 환자가 많이 있다. 하지만 환자에게 앞서 언급했던 한방성형의 특징을 설명해주고 전체적인 균형을 중시한다. 물론 특정 부위만을 시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방의 성형에서도 그렇듯 시술한 티가 많이 나는 것은 얼굴의 전체적인 균형을 잡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상하음양과 관상을 접목해 전체적인 균형을 잡고 완성도 높은 시술을 해야 환자도 만족할 수 있다. 환자의 시술 전후 사진을 프린트해 주곤 하는데, 두 사진을 비교해보면 대부분 환자들은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시술 후 모습에 만족해 한다.

▶기억에 남는 치료사례가 있다면.
보통 여성들이 많이 내원하지만 남성 환자들도 한방성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한 남성환자는 팔자주름이 너무 심해서 직장에서 부하직원들이 잘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팔자주름은 물론 전체적인 균형을 줌으로써 얼굴이 한층 젊고 밝아졌는데, 이후 직장 내에서도 부하직원들과의 관계가 개선됐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한방성형 이후 주변사람들과 관계가 원활해지고 자신감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매선 외에 다른 치료방법도 있다면 소개해달라.
매선이 주된 치료방법이라면 매선 전후로 고주파치료 및 재생치료 등이 있다. 순서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시술에 들어가기 전 얼굴을 세안·클렌징한 후 얼굴 전체를 풀어주기 위해 고주파 치료를 한다. 피부마취를 한 후 매선시술을 하고, 이후 재생치료를 하는데, 이때 한약을 증류한 앰플을 얼굴 전체를 풀어주기 위해 고주파치료를 해준다. 피부마취에 들어가고, 매선, 재생시술에 들어간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약치료, 시술시 멍이 들 수 있는데, 그에 맞게 처방을 해주고, 재생치료할 때 한약 증류 앰플을 사용한다. 증류 앰플을 솜에 적셔 시술 부위에 올려놓으면 피부진정효과가 있다.
보통 환자들은 몸 혹은 얼굴의 비대칭이 많은데 비대칭을 위해 추나를 함께 한다. 비대칭은 미관상 틀어져보이는 문제 외에도 두통, 치통 등 통증과도 연결된다. 이들을 개선해주면 한방성형이라는 효과도 있지만 통증도 함께 조절되는 것이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치료방법이나 공부가 있나.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보다 깊이 연구하고 정리하고자 한다. 현재 얼굴을 주로 보고 있지만 몸 전체를 사상의학, 그리고 통증과 연결해 하나의 일관된 논리로 정리하고 싶다. 사실 아름다움이라고 하는 것은 통증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통증치료를 하면서도 아름다움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한방성형을 하면서도 통증을 개선시킬 수 있지 않은가. 이 둘의 연결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할 것이다.
▶후배 한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의학은 전체의학이다. 균형을 보고 맞춰서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대에 다닐 때에도 서양의학을 함께 배운다. 전체의 균형을 보고 임상에 적용해야 하기에 공부하고 익혀야 할 분야도 많다. 일단은 그 부분들을 숙련되게 공부를 해야 한다. 치료의 관점에서는 ‘통증’이라는 한 분야에만 집중하지 말고 몸 전체의 균형을 봐야 할 것이다. 즉 통증 플러스 전체 균형을 보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곧 본인만의 특화분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용인=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