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허준 선생 기억 ‘허단장학회 후원의 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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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허준 선생 기억 ‘허단장학회 후원의 밤’ 개최
  • 승인 2014.07.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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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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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2260만원 전달… 선후배 한자리에 모여 추억 회상

허단장학회 후원의 밤이 지난달 26일 경희대학교 청운관 지하 2층에서 열렸다.

허단장학회는 서울 하나한방병원에서 메르디안, 홍채진단기 연구 중 갑작스레 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고 세상을 떠난 故허준(1997년 작고·경희대 81학번) 선생의 딸 허단 씨에게 아버지의 기억을 돌려주고자 교수 및 선후배들이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허준 선생을 기억하는 한의사들 40여명이 십시일반 모금한 장학금 2260만원을 허단 씨에게 전달했다. 

허준 선생의 지도교수이자 후원회장을 맡은 경희대 안규석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허준 선생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라며 “허준 선생은 경희대로 전임된 후 맡은 첫 조교였다. 매우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동시에 합리적인 제자였다”고 회상했다.

허준 선생의 후배이자 허단장학회를 추진한 경희대 차웅석 교수는 “작년 가을부터 여러 사람들이 마음을 모은 덕에 이번 행사가 마련됐다”라며 “그의 가족들과 기억하는 지인들이 모인 자리를 만든 것을 굉장히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준 선생의 동기인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학장은 “허준 선생과 같이 학교 다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건, 사람이 굉장히 순수하고 숨김이 없었다”라며 “가끔 허준 선생이 꿈에 나타난다. 얼굴이 참 밝고 옷차림도 깨끗하다. 좋게 편안하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동기회장(34기)인 김낙기 원장은 “갓 입학했을 때 허준이 칠판에 크게 자기 이름을 쓰면서 한의대에 들어온 이유는 이름 때문이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라며 “지인의 모친상을 단 둘이 갈 기회가 있어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인품과 소신, 능력, 자질 등이 우수한 친구였다. 아까운 친구가 일찍 가서 맘이 아프고 속상하다”고 했다.

동기인 이동관 원장은 “사랑은 시간을 잊게 하고 시간은 사랑을 잊게 한다는 말이 있다”라며 “이 말은 거짓말이다. 허준 선생을 먼저 보낸 건 안타깝지만 준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모인 건 기분 좋다. 시간은 지났지만 사랑은 남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후배인 김기왕(경희대 41기) 부산대한의전 교수는 “허준 선생의 첫 수업대상이 우리였다”라며 “당시 사회적 문제로 분위기가 어수선 해 대부분의 수업이 결강됐는데 허준 선생이 맡은 상한론 수업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걸 보고 흐트러짐이 없는 선배라고 느꼈다”고 추억했다.

배우자인 이영빈(경희대 한의과 83학번) 원장은 “잊을 만큼 긴 시간이 지났다. 단이가 어느날 ‘아빠가 하늘에서 도와준다고 했는데 무엇을 도와주냐’는 말을 듣고 힘들었다”라며 “차웅석 교수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아빠의 기억을 남겨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고 허단장학회가 구성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 후 장학회가 구성되는 모습을 보고 단이가 ‘이제는 아빠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 것 같다. 나도 그 사랑을 베풀어야겠다’고 말했다”라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딸인 허단 씨는 “솔직히 아빠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었고 사진으로만 보고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만 많이 들었다”며 “(아빠의 존재에 대해) 그동안 상상만 한 건지 아니면 진짜 있었던 건지 헷갈렸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빠를 기억하는 걸 보니깐 얼마나 훌륭하고 사랑받던 분인지 알겠다”고 말했다.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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