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과학연구센터 선정에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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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과학연구센터 선정에 문제 많다
  • 승인 2003.08.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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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평가잣대 적용, 의대·치대 싹쓸이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는 양방의대의 전유물인가?

지난해 선정된 11개 센터에 이어 2003년 기초의과학연구센터 4개소 중 3개를 양방의대가 차지하고 나머지 1개도 연대치대가 선정됨에 따라 기초의과학연구센터가 양방을 위한 프로젝트냐는 볼멘소리가 한의계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선정방식부터 양의학·치의학·한의학을 구분하지 않는 자유공모를 해 3개 학문이 동일한 잣대로 비교됐을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들마저 양의계 일색이어서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게임이었다는 것이다.

안규석 경희대 한의대 학장은 “이번만은 틀림없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어이없이 탈락해 허탈하다”면서 “정의만 갖고 믿었던 우리가 어리석었다”고 회한에 가득찬 심경을 쏟아냈다. 안 학장은 “SCI 게재논문편수 등을 잣대로 평가하면 결과는 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안 학장은 이런 결과를 예상해 2002년 선정 전에 과학기술부를 찾아가 한의대몫을 배정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심사에 들어가자 양의계 일색의 심사위원들은 ‘기초의과학연구센터는 의대를 위한 것인데 왜 치대, 한의대가 들어와서 난리냐’, ‘내년에 하면 되지 않느냐’고 독선적이고 배타적 태도를 보였다는 게 심사에 참여한 한 양의계 인사의 전언이다.

실제로 양의계는 2배수(8개대) 선정과정에서 횡포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애초에 8개 대학 중 성적이 너무 저조한 2개대를 뺀 6개대가 선정됐으나 양의계가 반발하자 동점인 8, 9등까지 포함시키는 바람에 9개대가 선정돼 경희대는 9 : 1의 경쟁을 해야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숫자가 많을수록 유리한 양의계가 잔꾀를 부렸다는 게 한의계의 분석이다.

과학기술부의 한 담당자는 “기초의과학연구센터는 의·치·한의학의 기초의과학을 육성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양의대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다만 심사와 관련해서는 “1차 평가 때까지는 한의계 심사위원이 있었으나 이후 탈락하면서는 한의계 심사위원이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바로 잡았다.

선정방식과 관련해서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 담당자는 “지금까지와 같이 학문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자유공모를 하게 되면 기초의과학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한의대가 불리하다”고 인정하고, “내년에는 한의학을 양의학과 분리하는 지정공모방식으로 바꿔 한의대가 반드시 1개 이상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선정된 MRC는 아주대의대·조선대의대·아주대의대와 연세대치대 등 4개 센터다.

김승진 기자


■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란?

기초의과학연구센터는 양의학·치의학·한의학 분야 기초의과학부문의 연구개발활동과 기초의과학 전공인력양성을 위한 구심체다.
2001년 12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확정된 ‘기초의과학육성종합계획’에 의거하여 2002년의 11개 센터에 이어 금년에 4개소가 지정됐다. 내년에도 5개소를 추가로 선정하여 총 20개의 기초의과학연구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과학기술부는 센터당 9년간 총 60억원의 연구비 지원과 더불어 전문연구요원 등 인적자원도 우선적으로 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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