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멸균호침’ 국제표준 제정,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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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멸균호침’ 국제표준 제정, 문제 없나
  • 승인 2014.03.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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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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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09년 공식제안… 학계-산업계 등 의견 적극 반영
“TCM 이름으로 포장돼 한의학 세계화 걸림돌 우려” 시각도


국제표준화기구(ISO·International Orga nization for Standardization)는 최근 ‘일회용 멸균호침’ 국제표준을 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앞서 2009년 한국은 ISO에 일회용 멸균호침에 대한 국제표준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후 2009년 말 ISO에 전통의학 기술위원회(TC 249)가 설립됐는데, TC 249 설립 후 시작한 첫 번째 프로젝트인 ‘일회용 멸균호침 국제표준안 개발’은 2011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2차 총회에서 중국이 제안하고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신규국제표준제안(NP·New Proposal) 개발에 합의한 것이다. 

이후 3년간의 회원국 간의 합의과정을 통해 작업초안(WD·Working Draft)-위원회초안(CD·Committee Draft)-국제표준초안(DIS·Draft of International Standard)-최종국제표준초안(FDIS·Final Draft of International Standard)의 단계별 회원국 투표를 통해 회원국의 의견이 반영됐으며, 2014년 2월 3일 일회용 멸균호침 국제표준(ISO 17218:2014, Sterile acupuncture needles for single use)이 제정됐다. 이 과정 중 한국에서는 침 관련 전문가인 산업계(동방침구제작소), 학계(경희대학교), 연구계(한국한의학연구원), 정부(기술표준원)가 참여해 국제표준안 개발과정에 적극 대응했다.

하지만 이번 국제표준은 ‘중국안’으로 설령 한국의 의견이 반영됐다 하더라도 결국 TCM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발표됐다며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박완수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은 “한국이나 일본 등 중국 외 다른 국가의 의견이 반영됐다하더라도 ISO에 정식 국제표준 채택 시에는 ‘TCM’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데, 이는 추후 한의학의 세계화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가 고착화되면 앞으로 한의학을 세계화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기 때문에 꾸준히 문제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수석부회장은 “이를테면 침의 기원을 중국으로 알고 중국에서의 사용이 더 많다고 인식된다면 TCM도 침과 함께 더욱 인정을 받게 될 것이며, 한의학이 세계에 알려진다 해도 중의학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부회장은 “TC 249에는 각국 대표가 모이는데 그들 대부분이 TCM을 공부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있어서 다수결로 결정하더라도 수적으로 한의학은 밀릴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고착화된다면 중국의 또다른 동북공정에 말려들게 될 수도 있으므로 이 문제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회용 멸균호침 국제표준안 제정에 대해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동방침구제작소 관계자는 “침의 모양, 재질, 치수, 성능, 멸균 관리, 포장, 라벨링, 유통 및 저장 등의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일회용 멸균 호침의 우수한 자체보유기술과 2009년도에 제정된 한국산업표준 ‘KS P 3007 - 일회용 멸균 호침’의 내용을 기반으로 침의 소재, 길이, 침체의 직경, 침병의 직경, 외형검사, 장력시험에 대해 한국이 표준안을 작성해 이번에 제정된 국제표준에 포함시킨 바 있다”라며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했다. <표 참조>

 

 

 

 

한편 동방침구제작소 곽동렬 부장은 “침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중국, 일본을 넘어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 사용하는 침을 수출하는데 있어서도 국제표준은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해줌은 물론 신뢰성을 제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ISO 표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중국을 넘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SO 17218 표준은 21개 참여 회원국의 합의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특히 한국의 참여전문가들은 ISO 17218 표준개발과정에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산업체를 보호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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