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임상가 29 | 홍채진단으로 치료하는 박철수 원장(박시한의원)
상태바
잘나가는 임상가 29 | 홍채진단으로 치료하는 박철수 원장(박시한의원)
  • 승인 2013.12.19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44juliet@http://


“눈 속에는 인체의 전부가 들어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을 들여다보면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다. 눈을 통해 건강상태를 판단할 수도 있다. 눈 속에는 인체의 전부가 들어 있어 오장육부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과거 병력 및 현재 미래까지 진단할 수 있단다. 20여년 동안 홍채진단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해온 박철수 원장(56·박시한의원)에게 그동안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과거병력, 그리고 현재와 미래까지 판별할 수 있어

 

▶홍채진단으로 치료를 하게 된 동기는.
90년대 초 미국에서 홍채학을 들여온 이들이 한참 강의를 많이 했다. 한의사들도 강의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 임상에 적용한 이들은 드물었다. 그 원인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것은 홍채의 구조가 서양인과 동양인이 다르다는 점 때문이었다. 즉 서양의 이론을 그대로 동양인에게 적용하면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홍채진단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나 스스로 홍채를 촬영해 본 결과 나의 왼쪽 다리가 조금 좋지 않은데 그 부분이 홍채에 보였던 것이다. ‘홍채와 질병이 정말 관계가 있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더 열심히 공부를 했고 임상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당시 홍채학에 대한 자료가 많이 부족했고 출간된 책들도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때문에 실제 환자를 보면서 임상실력을 연마했다.

 

▶눈을 통해 주로 어떤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가.
특정질환을 꼽기 보다는 홍채를 보면 인체의 건강상태를 볼 수 있다. 특히 체질 감별과 유전적 상황이라든가 과거병력, 그리고 현재와 미래까지 판별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접근할 때 홍채는 인체의 축소판이다. 즉 홍채 안에 인체의 전부가 들어있다. 한의학의 기초이론에는 투사이론이라 해 인체의 윗부분은 위에, 아랫부분은 아래, 오른쪽은 오른쪽에, 왼쪽은 왼쪽 등 규칙이 있다. 예를 들어 머리의 경우는 인체의 위쪽이니 홍채 안에서도 윗부분에 신호가 나타난다.
다만 골절 등의 질병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생명과 직결된 것은 잘 나타나는데, 어떤 이상이 있은 후 적어도 3주 이상이 경과된 후 홍채에 나타난다.
홍채를 통해 진단하는 것의 장점은 앞서 언급했듯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홍채를 통해 미래를 볼 수는 있지만, 물리적으로 볼 때 이것은 이화학적인 검사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 역시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현재 상태만이 나타나는데, 확률로 본다면 1/3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과학적인 잣대로 판단할 때 확률이 1/3이다.

▶전문 진료와 관련 그동안의 임상사례를 들려 달라.
한 환자분의 홍채에서 머리 쪽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보였다. 그런데 그 분은 불과 몇 달 전에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내가 본 바로는 문제가 보여서 다시 검진을 받아보라고 어드바이스를 해주었다. 그런데 보름 정도 지났나? 그 환자분이 머리가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말을 그 분과 친분이 있는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뇌종양이었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유방종양의 경우도 발견이 잘 된다.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되면 확진을 받아보라고 환자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해준다.

▶임상실력을 어떻게 연마하는가.
처음에 홍채학을 접한 후 여러 자료를 통해 공부를 했다. 이후 어느정도 이론과 실습을 정립했고 강의를 통해 후배 한의사들에게도 홍채학을 알렸다. 안타까운 점은 홍채학이 한의사들보다는 일반인들에게 더 퍼져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대학교 평생교육원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마련돼 있다. 요즘 들어서는 후배 한의사들에게 강의를 해도 큰 호응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사용을 잘 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의계 전반적으로 활성화가 됐다기보다는 일부 한의사들만 잘 다루고 있다. 보다 많은 이들이 홍채학을 사용하고 관련 데이터가 많이 나오고 토론의 장도 많아졌으면 한다.
홍채학을 배울 때 힘들었던 부분은 앞서 말했듯 동서양의 차이 때문이었는데, 그 부분은 체질학으로 많이 보완하면서 임상실력을 연마했다. 박시한의원만의 독특한 치료시스템은 없다. 다만 홍채를 통해 진단한 후 침과 약을 사용하며 치료한다는 점은 여느 한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컬의 한의사로서 한의학이란.
한의학 자체가 인간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참 좋다. 서양의학은 세포 위주의 학문으로서 치료의 초점이 세포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한의학은 인간의 기본 단위 또한 인간이며 치료하는 것도 인간이 중심이 된다. 인간적인 학문이자 인간적인 의학이다.
그럼에도 이원화된 의료체계에서 한의학은 서양의학에 비해 제도적으로 보완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한의사들이 공부를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 대한 잣대를 서양의학적으로 들이대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아쉬운 부분이 많다.
아울러 한의학의 정량화에 대한 생각 역시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성경책을 보면 현재를 기준으로 과학과 이성만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바꾸어 생각해보면 설명이 되지 않기에 하나님의 말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한의학도 비슷한 것 같다. 설명이 다 된다면 과연 한의학일까.
나 역시 한의대를 졸업한 후 초반에는 진단은 서양의학적으로 치료는 한의학으로 하고자 했는데, 연륜이 쌓이면서 진단도 한의학적으로 치료도 그에 따라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물론 과학화는 필요하지만, 모든 것이 밝혀지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홍채학만을 강의할 수 있는 작은 학교와도 같은 교육의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