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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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빌
  • 승인 2003.07.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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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극·영화 퓨전의 잔혹극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그 이름값만 가지고도 충분히 관심을 일으킬 수 있는 감독 중 하나이다.

잘 알려진 대로 감독은 테크닉에 의존하는 영화기법에 반기를 들고, 최소한의 인공장치만을 허용한다는 영상 실험 선언 도그마를 주창하고, ‘킹덤시리즈’ ‘브레이킹 더 웨이브’ 등을 만들어 독특한 스타일의 작가주의를 연출하더니만, 신파 뮤지컬 ‘어둠속의 댄서’로 황금 종려상을 받았다. 한템포 늦출 때도 됐나 싶었는데 ‘도그빌’을 내밀었다.

‘도그빌’은 라스 폰 트리에의 미국에 대한 영화 ‘USA 3부작’의 첫 번째 U에 해당하는 작품.

브레히트의 희곡과 70년대 세익스피어 왕립극단의 TV작품을 바탕으로, 선과 악의 구도가 틀어지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천국과 지옥을 오고가는 인간성의 변질을 잔혹하고 신비하게 그렸다.

‘도그빌’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우선 우리가 낯익어 하던 영화 속의 풍경과 다른 미장센으로 나타난다. 텅빈 스튜디오는 연극무대처럼 바닥에 분필로 획을 구분해 그어놓은 것으로 산과 계곡 마을과 집을 알아 볼 수 있다. 그 무형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배우들은 문을 여는 시늉을 하고, 보이지 않는 도구를 움직 이며 연기를 한다. 모든 조명은 연극 무대조명이다. 여기서 감독은 6주만에 영화를 마쳤다.

1930년대 로키산맥 부근의 작은 마을 도그빌에 아름답지만 비밀스런 여인 그레이스(니콜 키드먼)이 찾아든다. 갱단에 쫓기는 자신을 숨겨달라는 호소에 이끌려, 마을 청년 톰(폴 베타니)은 그레이스를 마을로 안내하고 이웃들도 그레이스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마을에 그레이스의 수배 전단이 붙으면서, 다정했던 마을 사람들은 그레이스를 학대하고 착취한다. 그레이스는 탈출을 기도하지만 마을사람들에 의해 좌절되고, 그레이스의 증오와 분노가 마을전체에 불어닥친다.

한편, 이 영화는 ‘타인의 희생과 복수’라는 설정이 9·11사건과 비슷하다 해 ‘반 미영화’로 지목되기도 했다. 미국에 관한 두 번째 영화 ‘만달레이’의 시나리오는 끝났으며, 세 번째는 ‘워싱턴’이라는 제목으로 결정됐다. 세편 모두 여자주인공은 그레이스이다.

8월 1일 개봉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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