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독일에서 수행된 대규모 침 임상연구들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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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독일에서 수행된 대규모 침 임상연구들에 대한 고찰
  • 승인 2013.04.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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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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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깜짝 논문 €: 윤주연 한국인 정진수 이승호 장인수 (경락경혈학회지 3월호 게재)

한의대 본과 4년생들의 논문이 ‘경락경혈학회지’ 3월호에 게재됐다. 우석대 한의과에 재학중인 윤주연, 한국인, 정진수 학생은 ‘2000년부터 독일에서 수행된 대규모 침 임상연구들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했다. 본지에서는 이 논문의 간단한 요약과 함께 학생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논문 형식] 단신보고 (Brief report)

[개요] 독일에서 침 시술에 대한 보험 급여의 정당성을 판정하기 위해, 2000년부터 침 치료의 안전성·효능·효과·비용효과를 검증하는 침 프로젝트(Modellvorhaben Akupunktur)를 수행하여 모든 면에서 양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보고하는 논문이 경락경혈학회지에 게재되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총 4 종류의 임상 연구가 진행되었고 모든 침 시술은 14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은 의사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1. Acupuncture Safety and Health economics studies(ASH)는 26만159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침 치료의 안전성 및 비용효과를 평가한 코호트 연구입니다.

2. Acupuncture Randomised Trial(ART)은 침의 효능을 알기 위한 연구이며 두통, 편두통, 슬관절염, 만성요통 등 4개의 질환을 대상으로 RCT 연구가 수행되었고, 피험자는 1164명입니다. 모든 연구에서 침 치료군은 무처치 대기자 군보다 높은 효능을 나타냈으며, 슬관절염 침 치료군은 다른 질환과 달리 가짜 침 치료군과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3. Acupuncture in Routine Care studies(ARC)는 침 치료의 효과 및 경제성 평가를 목표로 한, 6개의 실용적 RCT 연구와 코호트 연구입니다. 피험자는 5만366명이며, 일반적 치료에 대한 추가적 침 치료의 효과는 유의하게 우수하였습니다.

4. German Acupuncture trial(GERAC)은 ART와 같은 4개의 질환을 대상으로 수행된 RCT 연구입니다. 피험자는 3538명이며 서양의학 의료지침에 따른 표준치료군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침 치료는 β-blockers, Flunarizine, Valproic acid 등의 편두통 치료제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만성요통과 슬관절염에서는 서양의학의 표준치료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최종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2006년 독일 보건 당국은 만성 요통과 슬관절염 통증에 대한 침 시술을 사회건강보험기금 보상 항목에 포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한편 2005년, ART 연구의 일부 성과가 JAMA에 실렸는데, 침 시술이 플라시보 시술에 비해서 차이가 없다는 내용으로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내 양방 의학계에서는 침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며 지금까지도 논문 보고가 재인용 되었습니다. 그러나 후속 보고인 GERAC의 연구 결과를 본다면 이는 일부분을 확대해석한 악의적인 평가라 판단됩니다.

[링크] http://www.kjacupuncture.org/journal/view.html?uid=674&start=&sort=Regnum-0&scale=50&key=&oper=&key_word=&year1=&year2=&Vol=030&Num=01&PG=&book=Journal&mod=
current_issue&sflag=&sub_box=Y&aut_box=Y&sos_box=&pub_box=Y&key_box=&abs_box=&year=2013 
 

 

인터뷰-우석대 한의과 본과 4학년 윤주연-한국인-정진수 씨

“독일 대규모 침 프로젝트, 논란 잠재울 결과 나와… 소개 필요성 느껴”

▶독일 대규모 침 임상연구에 대한 고찰을 논문 주제로 택한 이유는.
독일의 임상 연구 결과 가짜 침 치료도 침 치료와 같이 효능을 나타냈기 때문에 침 치료는 플라시보로 풀이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접하게 됐다. 침 치료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상 연구를 했다는 점에서 자세히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독일에서 대규모 침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 외에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들을 모두 살펴보니 침 치료에 대해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의 논란을 잠재울 만할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의 개별 연구들을 한 곳에 정리해 전체적으로 명확히 소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논문을 쓰게 됐다.

◇한국인, 윤주연, 정진수 씨(왼쪽부터) 
▶경락경혈학회지에 논문이 게재됐다, 작성 중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처음 시작할 때, ‘과연 우리가 할 수 있을까?’ 하며 어색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한편의 논문을 시작해 완성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일이었다. 낯선 과정이었기에 더 힘들었고 그래서 하나하나 더 마음에 새겨진 것 같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각자가 한의학에 대해 한층 더 깊이 고민할 수 있었던 것에 보람을 느낀다. 경락경혈학회지에 실리게 돼 기쁘고, 앞으로 더 노력하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

▶이 논문이 향후 한의계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나.
올해 초 서울시한의사회에서 만성통증에 침 치료 효과가 세계적으로 검증됐다는 내용의 홍보포스터를 배포했다. 4개의 만성 통증 질환을 대상으로 총 29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을 근거로 했는데, 그 중에 저희 논문에서 다룬 ART, ARC, GERAC에 속한 연구들이 각각 4개씩 총12개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침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세계적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침 치료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침 치료의 효능·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독일의 침 프로젝트 정도의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 연구가 다시 수행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된다. RCT연구의 경우 근거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며, 무엇보다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입증된 결과인 만큼 침 치료 플라시보 논란을 더 이상 계속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독일의 임상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는 침 치료의 효능 및 효과를 전제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를 설명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를 다시 논문으로 낸 것을 봤다(Witt CM. Clinical research on acupuncture - concepts and guidance on efficacy and effectiveness research. Chin J Integr Med. 2011 ; 17(3) : 166-72.). 이와 같이 향후 국내에서도 침 치료에 대한 발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길 바라고, 오랜 세월 계속된 한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훌륭한 데이터베이스를 쌓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진로 계획은 무엇인가
한국인 - 졸업 후에 병원 수련 과정을 거치고자 한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윤주연 - 솔직히 구체적인 진로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논문을 쓰게 되면서 생각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정진수 - 한의학의 진정한 가치를 밝힐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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