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비평 | 도(道)정신치료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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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비평 | 도(道)정신치료 입문
  • 승인 2013.04.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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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근

신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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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위한 마음치료법

                           이동식 著 
                           한강수 刊
소암 이동식(1920~ )박사는 일제강점기에 대구의전을 졸업하고 경성제대(서울대) 의학부 신경정신과 수련 후 1954년 미국으로 가서 서양의 정신의학과 정신분석을 공부했다.
중국에 대한 모화사상과 일제 식민교육, 서양에 대한 열등감으로 민족의 자존심을 잃어가던 시절이었다. 1958년 미국유학을 마치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 참석해보니 저명한 서양철학자들의 주장이 무식한 한국 사람들도 익히 아는 것이었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세계 최고이고, 한국인이 가장 인간다운 인간’이란 확신을 갖고 귀국했다. 귀국 후 숭산, 탄허, 지관, 월운, 종범 등의 스님들에게 불교를 배우며 유교, 노자, 장자 및 여타의 동양사상과 철학을 섭렵하며 도를 통한 정신치료를 주창하며 의사이기 이전에 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한국정신치료학회 창립 및 명예회장으로 ‘현대인과 노이로제’, ‘현대인의 정신건강’, ‘한국인의 주체성과 도’, ‘노이로제의 이해와 치료’ 등의 저서가 있다.
“도정신치료(이하 도치료)의 정수는 치료자의 인격(人格)으로 동토(凍土)에서 떨고 있는 환자에게 봄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도정신치료자의 이상적인 모델은 붓다나 보살, 성인이고 도인이다. 자신의 정신적 감정적 문제를 극복하고 해결한 사람만이 근본적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
차선으로는 수행자적인 삶을 살며 부단히 인격을 도야하는 치료자이다. 자비, 인, 사랑, 지혜, 지(止), 관(觀) 등의 영적 품성과 자산이 있어야만 비로소 타인의 마음과 정신을 제대로 돌볼 수가 있다.
그래서 공부자의 태도로 자신의 마음을 늘 판단 없이 관하고 상에 빠지지 않고 즉심, 즉인, 즉물(卽心卽人卽物)하기를 간곡히 권유한다. 한계와 모순에 빠진 서양정신의학의 새로운 시도인 ‘현존재분석’, ‘실존분석’, ‘내담자중심치료’, ‘무아정신치료’, ‘인지치료’, ‘영성신학적 상담’ 등은 동양의 도(道)의 영향으로 발달되었고 현재도 계속 도(道)를 지향하고 있다.
정신병의 중요한 원인인 콤플렉스 내지는 그보다 더 근원인 핵심역동, 주감정, 핵심감정이 녹으면 곧 자유롭고 투사나 전이, 저항 등이 사라져 본래의 건강한 정신을 되찾게 된다.
대혜(大慧)종고선사는 “애응지물(碍膺之物)을 제거하면 곧 각(覺), 불(佛), 성(聖)이다”라고 했다. 애응지물이 바로 ‘핵심감정’으로 일거수일투족, 24시간, 자나깨나 평생을 지배하는 본인은 의식하지 못하고, 보려하지 않는 감정덩어리이다.
‘도치료(道治療)’는 서양 정신치료를 동양 전통의 도(道)로 보완하고 재해석하고 융합한다. 저자는 신체의 병이든 정신의 병이든 정신적인 수단을 포함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정신치료에 포괄한다. 약물이나 기계적 치료 시에도 심리적인 치료성과가 부가되면 정신치료의 범주로 본다. 이 해석을 한의학에 연결하면 전통의 한의학은 가장 도치료에 접근한 모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통찰과 식견을 통해 이미 상당히 사라졌거나 소홀히 하고 있는 한의학의 중요한 한 관건을 살피고 되살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성공교(神聖工巧) 이전에 마음이다. 아주 오래고 새로운 길이 심의(心醫)이다. (값 3만8000원)

신 홍 근 / 마포구 평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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