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기] 형상의학회 100일 선도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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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기] 형상의학회 100일 선도수련
  • 승인 2003.06.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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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몸과 마음 닦아요”


지난 23일 새벽녘 黎明이 조금씩 걷혀갈 무렵,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형상재단 건물 안으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강의를 듣기 위해서인가 했더니 건물 5층 강의실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따라 이끌리듯 들어서자 자연 음에 가까운 잔잔한 선율이 들려오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냥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조용히 앉았다.

서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약 10여분 가량 조심스레 마음을 가다듬으며, 간단한 체조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고요 속에 30여분간의 간단한 몸풀기 체조가 끝나자 하얀 종이 위에 찍혀 있는 점을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다소 좁은 공간이긴 했으나 이들에겐 서로 아무런 방해도 되지 않는 듯 보였다.

대한형상의학회(회장 정행규) 회원 20여 명은 지난 4월1일부터 100일을 목표로 매일 새벽 5시30분까지 학회 강의실로 모여 1시간씩 선도수련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은 몸과 마음을 닦는 수련이 시작 된지 어느 덧 84일째. 100일(7월9일)을 곧 눈앞에 두고 있지만 지치기보단 오히려 기대감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이 선도수련 참가자인 이상훈 원장(창제한의원)은 “수련을 시작하니까 마음이 안정되고, 무엇보다 생활이 부지런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박소영 원장(보광한의원)은 “사람들 대할 때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회원들간에 유대관계도 좋아졌다”며 “무엇보다 피부가 고아지고, 얼굴이 윤택해 지는 등 五感이 좋아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00일 선도수련은 지산 박인규 선생이 인체의 4가지 축 즉 목, 가슴, 중완, 배꼽을 정비시킨다는 형상이론에 근거해서 지난 94년 형상의학회 회원을 중심으로 수련을 시작했다.

이후 몇몇 회원들만이 각자 수련을 해 오다 최근 여러회원들의 요청으로 9년 만에 다시 ‘100일 선도수련’을 하게 됐다.

수련을 하는 동안은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기 위해 특히 회원들 각자가 술·담배를 금하는 것은 물론, 부부간에 잠자리도 금하고 있다.

기를 느껴보기 위해 선도수련에 참가하게 됐다는 김혜경 원장(도인한의원)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고, 저녁에 다른 약속도 못 잡는 등 불편함은 있지만, 몸이 좋아지고 있음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면서 “환자를 치료하기 이전에 한의사 자신도 건강해야 하는데 앞으로 스스로를 잘 다스려 나갈 수 있는 수련의 기초가 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이번 선도수련을 이끌고 있는 정행규 회장은 “진료할 때 모든 게 분석적으로 다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직감을 기르는 것도 환자를 보는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한의학은 과학보다 앞서는 예술이다. 책으로도 배우지만 이런 수련을 통해 미세한 부분의 판단능력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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