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신화·설화 그리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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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신화·설화 그리고 역사」
  • 승인 2013.03.1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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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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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설화에 관한 실사적 의미분석

 

송종성 著
서림재 刊

고대의 신화나 설화를 통해 역사의 한 단면을 이끌어내는 작업들이 그동안 서양에서 몇몇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그것은 오랫동안 단순히 고대의 문학작품으로 치부하거나 종교나 집단의 의례와 연관지었기 때문에, 고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역사기록의 형식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여서 최근에야 역사적 관심을 끌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책도 그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신화사(神話史)의 영역을 열어가는 발걸음을 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이전에 ‘가야ㆍ백제 그리고 일본(서림재, 2005년)’이라는 연구서적을 낸 바가 있어서 저자는 꽤나 오랜 시간을 여기에 몰입해왔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저자가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대출신이라는 점에서 인문학적 접근이 쉽지 않았을 텐데도 한ㆍ일간의 고대역사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구사하는 점이 놀랍다.

이 책에서 얘기되고 있는 한ㆍ일간의 신화적인 요소에 대해, 그것이 어떻게 비유되고 어떻게 상징되어 왔는지를 추적하고 비교하여 실사적인 관점에서 분석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모든 상징과 비유를 실사적인 접근을 통해 몇 가지 코드를 적용한 예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단지 문학작품에 불과하다고 하는 기록들을 역사적 사실로 되살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그것은 이 책의 주 관심사인 고대 백제와 일본과의 역사적인 관계를 밝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고조선에서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의 부분들을 실사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단초가 되고 있기도 하다. 애매모호한 부분들이 많아 신화문학으로 여겨졌던 부분들이 역사적 사실로 재탄생하게 되는 연구서로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사람의 나이로 표현되는 부분을 왕조의 존속기간으로 본다. 그래서 단군이 1500년간 다스렸고 그의 수명은 1908년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수명과 통치기간의 차이인 408년간을 왕통이 달라진 시기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북부여왕도 단군이란 칭호를 쓴 기록이 있기 때문에 이 시기를 북부여 소멸까지의 기간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비록 이 책의 주안점은 백제와 왜와의 관계사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북부여의 시기적인 추론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와 같은 해석적 코드의 대입은 고대사를 인식하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며, 우리 역사의 전반적인 고대사의 재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은 우리 의학의 계통발전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침(鍼)의 발생적 원류가 고조선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입증된 이상(졸저, ‘歷代醫學姓氏의 鍼과 針에 대하여’, 한국의사학회지, 2012), 고조선의 의학을 더욱 세밀히 파헤치고 그것이 어떻게 고대국가에서 파급되고 계승되었는지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화나 설화가 논리적, 합리적, 실제적인 증명에 의하여 역사로 재구성되었을 때 가능하다. 그러기에 섣부른 상상력을 동원하여 급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느리고도 꾸준한 노력과 폭넓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민족의학의 확립을 위한 과제이기도 하다. <값 1만6000원>

金洪均 /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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