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의대사(國醫大師)’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 소개(39) 열병 치료의 권위자 장징런(張鏡人)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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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의대사(國醫大師)’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 소개(39) 열병 치료의 권위자 장징런(張鏡人) (中)
  • 승인 2013.01.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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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담

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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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 관점으로 변증, 현대 의료기기로 보완

(전호에 이어)

(2)내과잡병 치료에 있어서는 비위를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장 교수는 “비위가 건강하면 오장육부도 건강하고, 비위가 약하면 오장육부도 약하다”라는 말로 임상치료 과정에서 비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만성위염 치료에 있어서 승강병조(昇降竝調), 조습상적(燥濕相適), 한온동용(寒溫同用)의 치료원칙을 세웠다. 또한 천표성위염에서부터 위축성위염에 이르기까지 만성위염을 병증의 진행상황에 따라 ‘십법(十法)’으로 나누어 치료할 것을 당부했다. ‘십법’은 만성위염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청열화위(淸熱和胃), 소간화위(疎肝和胃), 익기양위(益氣養胃), 양음익위(陽陰益胃), 청화어열(淸火瘀熱), 조기활혈(調氣活血), 한온상배(寒溫相配), 승강병조(昇降竝調), 화습화중(化濕和中), 소도열위(消導悅胃) 등의 10가지 치법을 의미한다. 임상에서는 비단 비위계통의 병뿐만 아니라, 다른 계통의 몇몇 질환의 치료에서도 비위중심의 사로가 반영돼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만성신염 치료에는 신장의 조리를 강조하는 데, 선생은 비장과 신장을 동시에 조리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비기가 왕성하면 진액(수곡정미)의 승강을 조절하여 전신으로 퍼지게 한다. 비기가 허하면 진액의 승강조절이 이루어지지 못해 소변으로 배출되거나 담탁(痰濁)을 형성하게 돼 단백뇨, 저단백혈증, 고지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치료에는 건비익신법이 합당하며 비장과 신장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만성기관지염 회복기, 폐결핵흡수기, 폐렴회복기 등 호흡기 계통질환의 치료 시에도 마찬가지로 비위중심의 사로가 반영되어 나타난다. 선생은 ‘토생만물(土生萬物)’, ‘토생금(土生金)’의 오행상생, 상극 이론에서 출발하여 비토와 폐금의 관계를 설명하고 ‘배토생금법(培土生金法)’ 운용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당삼, 백출, 복령, 감초, 산약, 편두 등 익기건비의 작용을 가진 약재를 사용하여 호흡기 질환을 다스린다.

(3)의난잡병의 치료에는 활혈화어(活血化瘀)가 중요하다

장 교수는 활혈화어법의 내과영역 응용에도 각고의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다. 인체의 기와 혈은 막힘이 없어야 하는데, 사기가 인체를 침범해 기의 흐름이 막힐 경우에는 혈류의 운행에도 이상을 초래하여 ‘악혈(惡血)’, ‘축혈(蓄血)’, ‘간혈(干血)’등의 어혈병변이 생기게 된다. 선생은 어혈의 발생기전에 따라 치료법을 아래와 같이 나누어 설명하였다.

① 활혈화어와 행기(行氣)
기체불창(氣滯不暢)으로 인해 야기된 어혈은 급격한 감정변화에 의해 기의 운행이 실조됨으로써 발생하게 된다. 임상에서는 가슴부위와 옆구리가 더부룩하고, 고정된 통점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어혈을 치료할 시에는 기혈을 동시에 조절해주되, 행기를 위주로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흉통이 있을 때의 처방으로는 전도목금산(顚倒木金散)이 적합하다. 전도목금산은 「의종금감ㆍ사진심법요결」에 기재되어 있으며 목향과 울금으로 조성되어 있다. 흉통을 치료할 때 기울통(氣鬱痛)에 속하면 목향을 군약으로 쓰고, 혈울통에 속하면 울금을 군약으로 쓴다. 옆구리의 통증에는 시호소간산이 적합하다. 시호소간산은 「경악전서ㆍ고방팔 진」에 기재된 처방으로, 시호, 진피, 지각, 오약, 향부, 감초, 천궁 등의 약재로 조성되어 있다.

② 활혈화어와 보기(補氣)
기가 허하여 추동력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어혈은 보기활혈법으로 치료한다. 반신불수에는 보양환오탕(補陽還五湯)을 처방한다. 심기가 부족해 소음경에 어혈이 뭉쳐져 있을 시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있으며, 맥은 세삽하거나 결대(結代)하고, 혀는 담홍 혹은 자암색을 띄며, 설태는 박백(薄白)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병증은 인삼양영탕으로 치료한다.

③ 활혈화어와 산한(散寒)
한사응체로 인한 어혈은 통비(痛痺), 골관절통증, 폐경, 소복부냉통 등의 병증을 야기한다. 통비, 골관절통증 등에는 오두탕(烏頭湯)을 처방하고, 폐경, 소복부냉통 등은 소조경산(小調經散)으로 다스린다.

④ 활혈화어와 청열(淸熱)
몸에 열이 쌓여 발생하는 어혈이다. 임상 증상은 피부발진이 있고, 몸이 둔기로 맞은 듯 묵직한 통증이 있고, 혈뇨가 나오는 등이다. 피부발진, 통증 등의 증상에는 승마별갑탕을 처방하고, 혈뇨에는 소계음자(小 飮子)를 주로 사용한다.

(4)거시적 관점과 미시적 관점의 상호결합을 통해 중의약연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거시적 관점으로 변증을 하고, 미시적 검측수단을 통한 결과를 참고한다”라는 언술은 장 교수가 임상연구를 전개해오면서 일관되게 주장해오는 내용이다. 장 교수는 의료기기의 객관적인 검측수단을 통해 ‘병’과 ‘증’에 대한 인식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의의 사진(四診) 등 거시적 관점에서 진단을 했을 때 생길 수도 있는 부족함을 의료기기를 통한 관찰로 보충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병증결합’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예를 들어 만성위염을 치료할 시에는 먼저 위내시경 또는 생체조직 검사를 통해 위점막의 병변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중의변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의 비교연구를 통해 위점막이 회백색을 띠면 비허(脾虛);위점막이 충혈되거나 또는 부종이 있고, 심하게는 미란성 병변이 나타날 시에는 위열; 점막아래 혈관이 도드라지게 보이면 위체수손(胃體受損), 위음부족(胃陰不足); 점막에 과립모양의 증상이 나타나면 혈어담탁조체(血瘀痰濁阻滯)로 진단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위염의 임상진단에서 이러한 현대 의료기기의 사용은 중의변증 중에서 망진(望診) 효과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다.

(5) 의안소개
① 거대세포바이러스(HCMV) 감염증
원모, 여성, 33세.

[초진] 1979년 12월 3일. 6일간 두통과 인후통을 동반한 38.6~39.3℃의 지속적인 고열에 시달리다 항생제와 해열제를 복용하였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중의치료를 받기위해 내원했다. 고열이 있고(39℃), 오한이 있고, 땀이 나고, 헛구역질을 하고, 상복부에 불쾌감이 있고, 입과 입술은 건조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사지가 쑤시고 아프다. 편도선 1도 증대, 인후부 충혈, 설태는 전반적으로 황(黃)하나, 설근부의 설태는 백니(白 )하고, 맥은 세삭(細數)하다. 실험실 검사에서 백혈구 수치는 낮게 나타났고(정상범위 3.5~8*109/L), GPT 95U, 직접담홍소(GBIL) 1.8mg, 총담홍소(TBIL) 2.04mg, 소변에서 거대세포바이러스의 봉입체(inclusion body)가 검출되었다. 서의진단명은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선생은 시행감모(時行感冒)의 위기동병증(衛氣同病證)으로 진단하고, 투표달사(透表達邪), 청온사열(淸溫瀉熱)의 법으로 다음과 같은 처방을 하였다.

[처방] 청수두권12g, 초우방자9g, 상엽9g, 항국(杭菊)9g, 초(炒)황금9g, 연교9g, 금은화12g, 교맥근(蕎麥根)30g, 괄루피(瓜蔞皮)9g, 울금9g, 초지각9g, 구등(후하)9g, 익원산(益元散-포)9g을 3첩 처방하고, 하루 1첩씩 아침,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하게 하였다.

[이진] 1979년 12월 6일. 상기 처방 복용 후 땀이 조금 나왔다. 열은 38.6℃ 이상이고, 두통이 있고 입이 마르며, 안구의 공막은 황색을 띠고, 가슴은 답답하고 오른쪽 옆구리를 누르면 통증이 있다. 혀는 홍색을 띠고, 설태는 황니(黃 )하며, 맥은 세활삭(細滑數)하다. 선생은 습열교우(濕熱交遇), 어열재리(瘀熱在里), 소양기울(少陽氣鬱), 담액외일(膽液外溢)로 진단하고 청온달사(淸溫達邪), 화습사열(化濕瀉熱)의 법으로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다.

[처방] 청수두권12g, 인진(영전( 煎))30g, 초치자9g, 연교9g, 금은화30g, 괄루피9g, 평지목(平地木)15g, 대청엽12g, 황금9g, 백화사설초30g, 감로소독단(甘露消毒丹-포)12g을 3첩 처방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허담 / (주)옴니허브 대표, 한의사
번역 및 자료제공
옴니허브 북경연구소 김창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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