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희망을 말한다(Ⅰ) - 김현호 진단·생기능의학과 전문수련의
상태바
2013년 희망을 말한다(Ⅰ) - 김현호 진단·생기능의학과 전문수련의
  • 승인 2013.01.01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현호

김현호

mjmedi@http://


나의 새해 소망목록…新비전 바람불기를

김현호
경희대 한방병원
진단·생기능의학과 전문수련의
새해 소망을 말해보라고 하면 매년 바뀌는 사람이 있고 매년 반복되는 사람이 있다. 그 속사정이나 결국 이루어내는 바의 여부는 각각 천차만별이라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결국 소망을 달성하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도 무척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현실적이고 쉽게 가능할 것만 같은 것들은 이 또한 소망목록에 올리기엔 살짝 부족한 듯하니, 본 지면을 빌어 내 개인의 바라는 바, 그러나 쉽게 이루어지기는 힘들어서 그 바람이 더욱 절실해 지는 것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새해에는 한의계에 새로운 비전의 바람이 불었으면 한다. 예전 같지 않다는 선배 한의사들,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동료 한의사들, 심지어는 아직 졸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비보와 낭보들을 듣는데 익숙해져버린 후배들. 그리고 그 틈을 잠식해나가고 있는 자조적 패배주의. 이 현상들은 모두 비전의 부재에서 시작한다. 비전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가 불안하고, 연약한 인간의 정신은 이에 쉽게 위기와 절망을 느끼게 된다.

또한 불안과 절망은 스스로 증식하기 쉬우니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비전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 희망을 가지고 자신감을 되찾게 되면 조금씩 변할 것이라 희망한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설 수 있는 훌륭한 연구자, 교육자, 임상가, 기업조직들은 그 모습을 아직 드러내지 않고 있을 뿐 분명히 자신의 위치에서 갈고 닦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이 수면위로 빨리 등장하여 한의계의 많은 이들에게 비전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둘째. 새해에는 한의계에 갈등과 반목이 없었으면 한다. 지난 1년의 한의계는 그야말로 갈등과 반목으로 가득 찬 한해였다. 사람이 서로 얽혀 사는 사회,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성숙하지 못한 자본주의사회에서 갈등과 반목이 없을 수 없겠지만, 최소한 모든 것이 사실에 근거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그 사이에서 현명하게 발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위해 사실을 감추고, 정보를 왜곡하고, 거짓된 정보를 생산하는 일들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 데 ‘아니면 말고’식의 싸움을 부추기고 관계를 틀어지게 하는 발화는 새해를 기념해 없어졌으면 좋겠다.

셋째. 새해에는 한의계의 연구자들이 폭넓은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 좁은 나라에서 많지 않은 수의 연구자들이 한의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교류가 없어서 소비적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복된 연구, 비슷한 아이디어, 이미 여러 번 실패로 밝혀진 실험설계 등, 선배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고 창조적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의계에서는 연구주제에 대해 적극적인 교류가 없다.

그리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특정분야의 전문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 개인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많은 연구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같이 고민하며 그 과정 중에 배우기도 하고 가르쳐주기도 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분위기가 되어야 하지만, 한의계는 아직 이러한 발전적 분위기가 충분치 못한 것 같다. 새해에는 부디 열린 소통을 바탕으로 융합과 통섭의 장이 크게 한판 열렸으면 한다.

넷째. 개인적인 소망은 주변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지금 내 속을 바짝 타들어가게 하는 이 임상시험과 기기개발이 잘 되어 많은 한의사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건 소망일뿐만 아니라 나의 원활한 졸업을 위해 반드시 해내야 한다!

소망이라는 것은 이루려는 노력이 없다면 정말 무의미하다. “내년에는 금연하게 해주세요”라는 것과 같은 수동적 소망이 아닌, “나는 내년에 금연을 할테니, 의지를 굳게 가져갈 수 있기를 다짐한다”는 능동적 소망으로서의 나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라며, 그것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