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임상가 (13) 조현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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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임상가 (13) 조현주 원장
  • 승인 2012.12.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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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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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 습관성 유산에 한의치료 장점 많다”

 

서울 움여성한의원 조현주 원장
한의대를 졸업할 무렵에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한방부인과 분야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며 난임 및 습관성유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 만 12년째 한방부인과를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지만, 더 많은 여성질환을 가진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어 끊임없이 공부하고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으려 노력한다는 움여성한의원 조현주 원장(37·움여성한의원)을 만나보았다.

 

-난임 및 습관성유산 등 한방부인과 진료를 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한의사로서 어떤 분야의 진료를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부인과 질환에 대해 잘 다룰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나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환자의 몸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졸업 후 꽃마을한방병원에서 수련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그곳에서 난임 환자를 비롯한 다양한 여성 질환 케이스를 접할 수 있었다. 처음 한방부인과를 택한 동기가 막연했다면 수련의 활동을 마칠 무렵이 됐을 때에는 여성 질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쌓여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겼고 한방부인과 부분에서의 비전을 볼 수도 있었다.

이후 제인한방병원 한방부인과에서도 전문 과목을 꾸준히 접했고, 현재 움여성한의원에서도 주로 부인과 영역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난임이나 습관성 유산 환자가 많이 내원하는데, 질환의 특성상 한두 번 치료로 해결되기보다는 복합적인 질환으로 보고 시간을 끌어가는데 그 과정 중 고민스럽고 힘든 경우도 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임신을 한다거나 무사히 출산까지 이어지게 되면 의료진으로서 보람이 크다.

-그동안 전문 진료를 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얼마 전 30대 초반의 조기폐경 환자가 내원했다. 사실 요즘엔 40대 이전의 나이임에도 난소 기능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져 조기폐경 되는 이들이 많다. 원인은 보통 극심한 스트레스가 대부분이고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건강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양방에서는 조기폐경을 거의 고칠 수 없다고 말하지만, 한의학에서는 간기울결증이나 신허증 등의 기본 원리에 따라 치료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내원한 환자 역시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줌으로써 5년 만에 월경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4년 동안 임신이 되지 않아서 내원한 한 환자의 경우, 동반증상으로 극심한 두통을 호소했다. 특히 월경이 시작될 무렵 더 심했고, 진통제로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그런 원인들은 임신이 잘 되지 않는 원인과도 관련이 있다.

이 역시 한의학의 기본 원리에 따라 단지 자궁 난소 부분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두통의 원인이나 소화불량의 원인을 먼저 치료해주었다. 3개월 정도 치료를 했고, 소화기 쪽을 편하게 하는 담음이라는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액을 보강하는 것을 지속하며 몸의 정상적인 밸런스를 찾아갔고 임신에도 성공했다. 난임 치료를 할 때 일부는 난임치료를 위한 비방을 찾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어떤 특별 비방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한의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한의학의 기본 원리에 충실함으로써 치료를 한다면 좋은 치료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방과 비교해 부인과의 한의학적 접근의 차별성 및 장점은?

난임쪽을 예로 들면 양방에서는 거의 정자 난자 자궁 호르몬 얘기를 주로 한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요소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 이를테면 기혈의 조화, 장부간의 기능조화, 심리적 문제 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몸은 유기적이기 때문에 다른 부조화 증상들이 존재한다면 정자와 난자도 함께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

양방에서는 배란유도나 인공수정 등을 시도해서 임신이 안 되면 그 달 치료는 끝이지만, 한방에서는 약을 먹고 있는 동안에 임신이 안 되더라도 향후 몇 달간은 좋은 상태로 유지됨으로써 그동안에 자연스럽게 임신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습관성유산의 경우에도 한의학 치료의 강점이 많다. 최근 움여성한의원에 내원했던 습관성유산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한방부인과학회에 발표한 적이 있다. 이들 환자 중 임신 후 출산까지 마친 환자가 85.3%라는 결과가 나왔다.

습관성유산 환자는 임신하는데 문제가 있기보다는 출산까지 임신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는데, 물론 이들 환자에게 유산을 방지하는 약을 처방해줄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임신 전 몸을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며, 이에 초점을 맞춰 치료하고 있다.

-특별한 환자관리 노하우가 있나?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최대한 상세히 설명해주고 대화를 많이 하려고 시도한다. 물론 시간에 쫓겨서 다 들을 수 없을 때도 있지만 진료 후에도 휴대폰 문자나 카카오톡을 오픈해놓고 환자가 상담을 요청하면 성실히 답변해주고자 한다.

사실 고민스러운 환자를 만나면 진료 후 집에서도 생각나고 꿈에서도 나타날 경우가 있다. 물론 인력으로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의료인으로서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지지해주고자 한다. 그 과정 중 상담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담관련 서적도 틈나는대로 읽고 있고, 치료부분에서는 서양의학적 최신지견이나, 펍메드(PubMed) 등에서 논문을 찾아보기도 하고 가끔 좋은 강의가 있으면 찾아서 듣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막 개원을 한 한의사들에게 선배로서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친절한 한의사와 실력 있는 한의사, 둘 모두 중요하다. 둘 다 잘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력이 없는데 친절하기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계속 치료에 대한 연구는 늘 해주어야 한다. 내가 수련의로 있던 꽃마을한방병원 강명자 병원장님의 경우 60세가 넘으신 연세에도 꾸준히 공부하신다. 그런데 정말 항상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는 필요한 것 같다.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공부하고 치료무기를 만들라고 말하고 싶다. 한의대를 졸업할 무렵에는 체질의학 한 가지를 깊이 공부하면 질병을 다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추나를 열심히 하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질환이 한 두가지 치료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환자는 나에게 왔을 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왔을 텐데, 그 전에 많은 치료 무기를 내 것으로 만들어놓았다면 그때그때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빨리 안주하려하기 보다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배우고 연마했으면 한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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