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호칼럼-진심이 통하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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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칼럼-진심이 통하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 승인 2012.11.2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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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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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다. 연관된 단어로는 교감, 어울림, 교류, 공감, 화합, 조화, 공존, 배려, 나눔, 어우러짐 등이다. 다 좋은 뜻으로 쓰이는 단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영어로는 보통 communication과 뜻이 잘 통하는데 ‘서로서로 이해하다’ 혹은 ‘상호 이해가 되다’ 정도의 뜻이다. ‘함께 일하는 중에 서로 소통하다’의 의미로는 interact가 잘된 번역이며, 사람과 조직 간의 의사소통을 의미할 때는 아주 intercommunication이라고 쓴다. 근자에는 소통하는 능력이 곧 리더십이라고 할 정도이다.

얼마 전 김성회 박사의 ‘공감의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공자가 설파한 소통의 리더십에 대한 강의였다. 그녀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정리하였다. 공감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정답이 고착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첫째, 상대의 눈높이에 따른 변주이며, 상대의 눈높이에 맞는 팔색조 커뮤니케이션이다. 둘째, 위기 시에 빛나는 휴머니즘 커뮤니케이션이다. 백 마디 공들인 말보다 한 가지 감동을 주는 행동만이 위기 시에 빛난다. 위기 때 얼떨결에 보이는 진심이야 말로 그 사람의 본성이다. 좋은 말보다 실행이다. 그것을 통해 감동을 받는다. 위기 시에 휴머니즘이 드러나 보이려면 평소에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라. 주위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여야 하며, 독단적 해결책을 내려고 하는 것은 현명한 해결책이 아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제왕적 리더십을 경험해왔다. 부당하게 당하는 선량하고 정의로운 벗들을 애써 외면해 왔다. 자신의 안위를 갈망하면서. 때로는 부끄러웠다. 하지만 불가피한 게 아니냐고 항변해 왔다. 때로는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왔다.

그럼에도 나만, 내 주위만 편안하기를 바라왔다. 때로는 세상이 다 그런 거라고 자위하면서, 무관심으로 소극적 동조를 하기도 했다. 드물게는 ‘어차피 모두가 잘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라고 자문하면서 대의를 위해서는 ‘어차피 소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이 불가피하지 않은가?’라고 변명하면서 적극적으로 동의를 해온 경우도 있었다.

요즘 우리 한의계도 소통의 부재로 진심이 통하지 않는다는 질타를 받아오던 지도부를 잃었다. 아쉬움도 소통이 있어야 느끼고, 안타까움도 공감할 수 있어야 느끼며, 연민도 진심도 통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자세를 낮추고 낮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조그만 소리를 경청하려고 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이 하늘에 닿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모두 내 탓이요. 내 탓이다.

다만, 비판에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민주적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인데…. 그 또한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의란 무엇인가? 내 뜻과 다를 것 같아 의심만하면 큰 소리와 물리력으로 상대를 쓰러뜨리려고만 한다면 정의가 실현되겠는가?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동물농장인가?

한 단체에서 천연물신약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와 협회의 안일한 혹은 부적절한 대응을 질타하는 글이 날아왔다. 지난 10월 28일부터 5일간 협회 회관은 일부 회원들의 주도로 점거되었고, 첩약보험급여 시범실시에 대한 심각한 이견에 직면해 있다.

양측의 주장과 글은 그저 불신을 조장하고, 의혹을 증폭시키며,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하다. 누구의 주장이 좀 더 현명한지 생각해보고 싶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그저 좀 많이 창피하고 화가 나며, 피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 11월 1일 한의사협회 회관 집회와 11월 4일 진행된 서울시한의사회 주최 토론회에서 보여주었던 양측의 태도와 대응은 모두 민주적 소양과 리더십의 한계를 보여준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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