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임상가 (7) - 이정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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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임상가 (7) - 이정섭 원장
  • 승인 2012.09.1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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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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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익힐 때는 반드시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라”
치료결과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인내심 갖고 변화 기다려야

삼대째 가업이 이어진 터, 어린 시절부터 한의학이 친근했을 뿐 아니라 한때 음악프로듀서를 꿈꾸기도 했지만 본향을 찾아가듯 자연스럽게 한의사의 길로 들어선 이정섭 원장(39·수원 소생한의원)에게 한의학은 스스로에게 잘 맞는 옷이란다.
특히 ‘통증’이라는 키워드로 환자를 치료하는 일은 한의학을 공부할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분야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실력을 갈고 닦아서인지 한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한의대 졸업 후에는 비만 및 피부치료 영역에서 해독치료라는 개념을 배울 수 있었고, 이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시장 안에서 침과 뜸만으로 치료하며 실력을 연마할 수 있었다. 그동안 실력을 쌓아온 해독과 침과 뜸치료에 교정치료를 접목함으로써 통증치료에 대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이정섭 원장을 만나보았다.

-류마티스 치료를 전문으로 하게 된 동기는 ?

오래전부터 ‘통증’에 초점을 맞춰 난치성 통증, 만성통증 등을 전문으로 치료해보고 싶었다. 치료하는 사람으로서 통증치료는 치료의 기본전제로 생각되기도 했고, 주로 약물치료를 하는 양방의학에 비해 한의학에서는 봉독, 약침, 한약 등 통증치료에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통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치료를 꾸준히 준비해오던 중 마침 류마티스를 전문으로 하는 현 한의원을 인수하면서 류마티스 치료를 위주로 하게 됐다.

류마티스 치료에 있어서 봉독과 약침을 전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비만 및 피부 등 해독치료를 했던 경험으로 한약으로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교정법 중에서도 한의학의 원리와 가장 가까운 정골요법(Osteopathy)을 이용함으로써 우리 몸의 흐름을 원활히 회복시키는 것이다. 강조하건대 어떠한 도구를 이용하든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기혈의 흐름을 회복시키고 자연스럽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치료스타일인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임상사례는?
초진 시 몸의 70% 정도 건선이 있었고, 류마티스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6개월 여 보고 있는데, 현재 건선은 등 부위만 남아있고 류마티스도 거의 완치상태다. 류마티스의 경우 양방쪽 혈액검사에서는 완치됐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한 환자의 경우 암과 류마티스가 발병했는데, 초진 시 양방에서의 오랜 약물복용과 치료에 지쳐 한방치료에도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침, 봉독, 한약, 교정 등을 함께 병행하며 통증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양방 쪽 정기검진에서도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하루에 복용하는 항암제의 알약 수도 줄었다고 한다. 물론 암은 치료가 쉽지 않지만 병으로 인한 통증이나 류마티스의 경우에서는 환자 상태가 좋아져 보람이 있다.

치료가 정말 힘든 경우도 있다. 환자 중에 몇 년 전 교통사고가 난 후 몸의 한 쪽 부분이 마비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있다. 그동안 운동과 물리치료만 받아왔을 뿐 한방으로 치료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두통과 목 부분의 통증을 호소했으며, 몸의 한 쪽 부분에 힘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걸을 때 무척 불편해 보였다. 교정치료를 기본으로 일주일에 2회 정도 봉독, 약침을 썼는데, 치료를 하면서 몸 한 쪽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두통도 완화됐다고 말하더라.

사실 증상이 심한 환자를 치료할 때에는 결과물이 거의 보이지 않아 의료인으로서 힘들 때가 많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번 환자의 경우에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의료인이 환자를 잘 치료해주면 환자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급하게 치료결과를 구하려하기보다는 환자를 치료하는 손길에 사랑을 담고, 그 변화를 지켜볼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류마티스 치료에 대한 한방치료의 장점은?
양방의 경우 초기 대응이 빠르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만성통증이 대부분으로 만성통증은 약물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한방에서는 우선 면역력을 개선해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지면서 류마티스도 함께 좋아진다. 대부분의 질병은 면역력이 떨어져서 발병하기 때문에 한방에서는 결국 그것을 개선해주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즉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셈이다.

-소생한의원만의 특별한 환자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환자분들에게 나름대로 감정이입을 하는 편이다. 과연 이 환자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환자의 마음을 파악한다.
그리고 의료인으로서 책임을 지는 치료를 하려고 한다. 즉 잘 치료해드리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한다. 환자분들은 의료인이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잘 안다. 특히 교정치료와 같이 직접 손이 닿는 치료에 있어서는 더 잘 느낀다. 환자를 향한 진심어린 애정을 최대한 담아내려 한다.

-개원을 준비하는 한의사들에게 선배로서 들려주고 싶은 조언은?
개인적으로 나는 한 가지에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한 가지씩 하며, 잘 할 수 있는 다른 것은 일단 배제해놓고 배우는 것을 충분히 익혔다.
환자들을 보면 흔히 잘 걸리는 병이 있다. 즉 기본에 충실한 질환부터 정확히 익히고, 또 같은 방법으로 다른 하나하나를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가지를 익힐 때는 반드시 시간과 열정을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사실 멋있는(?) 치료를 하고 싶긴 하지만 처음부터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결국 한 가지를 익히기 위해서는 결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오랜 기간을 두고 갈고 닦아야 한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 첫 번째라면, 두 번째로 환자를 만날 때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만날 것을 조언한다. 권위적으로 환자를 대하기보다는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끔 사람을 대하는 일이 힘들 때도 있지만, 환자들은 의료인이 자신에게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느끼고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수원 =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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