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양생기능의학부 정명호, 김병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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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양생기능의학부 정명호, 김병주 교수
  • 승인 2012.05.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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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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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융합연구, 한의학 새로운 분야 개척에 힘 실어줄 것"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양생기능의학부는 동서의학적 연구방법론을 통해 인체의 각종 생명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활용한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의학에서의 통합의학적 생명현상 이해를 심화하고, 정신기혈, 장부 등 인체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과 기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생기능의학부에서는 보다 폭넓은 인체생리와 질병에 대한 이해를 정립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코자 한의학 전공자가 아닌 타 분야의 전공자의 연구참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타 전공자로서 자신의 전공과 한의학의 융합연구가 한의학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연구에 열정을 쏟고 있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양생기능의학부 정명호(53), 김병주(39)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주 전공은 무엇이며, 현재 진행 중인 연구내용은?

정명호 교수(앞)가 연구실에서 제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명호 교수(이하 정 교수) : 주요전공은 분자세포생물학으로, 2007년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 교수로 임용되면서 한의학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한약재로부터 당뇨병 치료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며, 더불어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약재가 어떻게 항당뇨 효능이 있는지에 대한 작용기전을 연구하고 있다. 향후 한의학적 치료원리에 적합하고 그 치료개선 효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인 데이터가 확보된 당뇨병 치료용 한약 및 처방전을 개발함으로써, 임상의사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항당뇨 효능에 대한 한의학적인 이유 및 과학성을 제시하고 한약 및 처방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며 한약재가 안전하고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게 하는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김병주 교수(이하 김 교수) : 학부는 수의학을 했고, 석·박사는 의과대학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다. 수의학과 의학을 공부하면서 막연하게나마 한의학연구에 관심을 가졌고, 마침 기회가 되어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오게 됐다. 현재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소개하자면, 카할세포(Interstitial cells of Cajal, ICCs)에서 다양한 한약제제에 의한 반응 및 기전을 밝혀 위장관 운동 조절 기전을 밝히고자 한다. 또 위암 및 유방암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 중에서 세포막에 있는 일과성 수용체 전압(Transient Receptor Potential, TRP) 이온통로가 관여되어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 이온통로에 작용해서 항암작용을 하는 한약제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Q. 한의학 융합연구의 힘든 점 및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정 교수
: 한의학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한의학에 대한 이론과 개념 정립이 힘들었고 지금도 비슷한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특히 당뇨병을 치료하는 한약재 연구에 관심이 많지만 한약재의 방제에 대한 개념과 이론이 부족하다보니, 한의학 이론에 적합한 당뇨병 치료물질 개발 연구에 대해 항상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같이 어려움도 있지만 한의학융합연구의 효과도 있다. 고전 문헌 등에서 당뇨병의 치료제로 알려진 한약 및 처방전에 대한 항당뇨 작용기전을 과학적인 데이터로 산출함으로써 근거중심의 한의학을 이룰 수 있고, 한의학적 질병치료의 이론과 개념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도 있다.

실험에 집중하고 있는 김병주 교수

김 교수 : 수의학이나 의학은 논문을 찾아보거나 관련 책을 보면 확실하게 기전 및 반응이 정리돼 있지만, 한의학은 한의학자마다 서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다르고 논문도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를 시도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있기에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고 가능성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의학과 의학이 많이 발전했음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무한하고, 이 부분에 있어서 한의학과 융합된 연구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한의학 관련 연구를 하기 전과 후, 한의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정 교수
: 한의학 관련 연구를 하기 전에는 한의학이 기존 양방의술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의 영역을 치료하는 사례들을 듣고 한의학에 대한 우수성을 직접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었다. 그러나 실제 연구에 임하다보니 한의학의 이론적 배경 부족으로부터 오는 연구의 어려움에 부딪쳤고, 더불어 그동안 한의학계에서 한의약의 질병연구에 대한 모델과 방법 등이 체계적이지 않고 단순히 기존 약학이나 생명과학 관련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연구의 툴을 답습하는 데 머물러 있다는 한계를 느낀다.

김 교수 : 한의학 관련 연구를 하고 나서 오히려 한의학 연구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한의학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의학 관련 연구자들은 나름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있고 반드시 SCI급 논문을 많이 쓰는 것만이 좋은 연구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 이순간도 많은 분들이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한의학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서는?
정 교수
: 한의학 전공과 서양의학 전공을 함께한 연구자의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연구자와 한의학 전공 연구자가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협력하는 실질적인 협력 연구가 앞서 제시한 한의학적인 차별성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김 교수 : 결국 한의학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우수한 인재가 한의학의 기초연구에 힘을 써야 한다고 본다. 서양의학의 좋은 점은 배워 한의학연구에 도입하고, 많은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서 한의학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알리고 제품의 세계화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Q. 기억에 남는 한의학연구 및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정 교수
: 본교는 한의학 연구를 중점으로 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짧은 연륜으로 한의학 연구에 필요한 연구비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한의학 연구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설립취지에 부합되는 체계적인 한의학적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비 확보가 용이한 대형과제를 수주하는 것이 연구자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현재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기초의과학자 양성 및 연구를 위한 센터연구사업(MRC)을 수주하기 위한 프로젝트(대사성질환의 한의약 연구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김 교수 : 앞으로 다양한 한약제제와 침을 이용한 위장관 운동 조절 기전을 밝히고 한약제제와 침의 효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또 위에서 말한 TRP 이온통로 조절에 관여하는 한약제제에 대한 항암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정명호 교수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학사, 석사, 박사 
 전 국립보건원 종양연구과 보건연구관
 전 국립보건원 중앙유전체연구소 추진반장
 현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김병주 교수
 건국대학교 수의학 학사
 서울대학교 의학(생리학) 석·박사
 전 서울대학교 의생명과학연구사업단 BK계약조교수
 현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조교수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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