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지식과 정보의 소통창구 ‘하니리더스’
상태바
탐방-지식과 정보의 소통창구 ‘하니리더스’
  • 승인 2012.05.17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슬기 기자

김슬기 기자

seul@http://


다양한 장르의 책 통해 섭렵하며 소통의 장 마련

하니리더스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하고 있는 윤은경 씨

“어떤 책 봤어? 어느 덧 개강을 맞이하여 학관이 오랜만에 북적입니다. 새로운 학년을 맞이하여 설레는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함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니리더스도 방학 동안에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조용히 살을 찌우고 있습니다. 방학 동안에 읽었던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었지요. 이번 주말까지 마저 올려주세요.”    

하니리더스 홈페이지( www.hanireaders.com )에 올라온 게시물 중 하나다. 이곳 한의대생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녀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다. 경희대학교 교정에서 하니리더스를 만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윤은경(원전학교실 박사과정 2기)씨를 만났다.

하니리더스는 경희대학교 한의대 학생들이 스스로 추천 도서를 선정하고 다른 친구들과 책 내용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소감을 공유하는 독서클럽이다. 지난해 전 학년을 대상으로 겨울 방학 동안 읽은 책 중 1인당 1~2권 이하의 책을 선정해 추천이유와 서평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자문단의 협의와 평가를 통해 일정 수의 도서를 선정하고 게시 및 홍보한 후, 선정된 도서의 추천자에게는 도서상품권 오만 원권을 지급한다. 선정된 도서는 한의대 도서관에 비치 시 도서에 추천자의 이름이 기재된다.

사실 독서클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존의 ‘독이고(讀而考·읽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이 있었다. 필독서 목록으로 지정된 책 100권 중 예과 2년간 최소 20권 이상을 읽어야 진급할 수 있는 독서지도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목록 중 책을 선정해 독후감을 쓰고 배정된 교수님한테 체크를 받아 졸업요건을 채우는 필수 이수과정이었다. 하지만 ‘독이고 프로그램’은 위원회가 선정한 도서목록이 학생들의 취향이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좋은 책이지만 편하게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책도 많아  형식적으로 지속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고 이 제도가 아니더라도 열심히 읽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런 분위기를 반영할 수 있는 문화나 커뮤니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자체커뮤니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원전학교실의 장우창 교수님과 논의 끝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윤은경 씨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하는 ‘독이고 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어 “학생들이 재미있고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교수님과 논의했고, 학생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하니리더스’는 2011년 2학기에 출범해, 그 해 겨울 자체 홈페이지를 제작해 온라인 기반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페이스북, 한의과대학 현수막, 전체메일 발송 등을 통해 홍보하고 회원을 모집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등 총 13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고, 조교로 재직 중인 8명이 자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하니리더스의 구성은 △서재 △지읽책(지금 읽고 있는 책) △오늘 그은 밑줄 등으로, 조교 및 졸업생들이 추천하는 책은 ‘서재’에, 한의대 학우와 공유하고 싶은 책은 ‘지읽책’에,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은 ‘오늘 그은 밑줄’에 자유롭게 터치하고 있다. 「한강(조정래)」,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간송 전형필(이충렬)」 등 문학·정치·사회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고 있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자문위원을 포함한 학생들은 학번과 이름이 아닌 아이디로만 대화하기 때문에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열린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책을 통해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자 그녀는 소통을 위한 ‘창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관심사가 다양해 개인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요. 그런데 책을 혼자서 읽은 후 상호교류가 안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독이고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생겼을 텐데…. 책을 읽고 좋은 생각을 나누며 특히 전공과목과 관련해 지식과 정보를 소통하는 그런 창구역할로의 매력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하니리더스가 어떤 모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재미있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책에 대한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들며, 궁극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책을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며 소통하는 게 목표” 라고 밝혔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03학번으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박사과정 2기로 재학 중이자 원전학교실의 조교인 윤은경 씨는 여가시간에 독서와 영화감상, 글쓰기를 하며, 운동으로는 요가와 조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자신의 미래의 모습에 대해 묻자 “직업적인 면을 떠나 제가 바라는 것은 생각의 자유에요. 공부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서도 스스로가 가진 벽 때문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가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제가 해외견문을 넓히고 부를 축적하거나 수많은 경험을 쌓는다고 해도 깨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라며, “한의사, 작가, 교수 등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스스로의 벽을 깨뜨리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다면 무엇이든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