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보는 세상(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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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으로 보는 세상(18)
  • 승인 2012.04.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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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상

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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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잘 받는 사회의 처방은?

요즘에는 청소년들까지 약간의 자극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세상살이가 힘들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이러한 불행한 선택이 모두 세상살이 탓만은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는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관련 전문영역의 범위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선택은 점점 더해간다는 현실은 아직도 최적의 처방이 없다는 것을 반증해 주기도 한다.

한의사로서 이에 대한 처방을 생각해 보았다. 똑같은 양과 질의 자극에 대해 개인별 차이가 있다는 것은 개별 생리의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일인과 이태리인이 같은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양상이 다른 것을 ‘민족성’이라고 말하듯 그 민족의 생리적인 특징이 기저에서 작용하는 것이다. 같은 이치로 과거에 비해 요즘에 극단적이고 즉흥적인 선택이 늘어난 것은 같은 민족이라도 과거와는 다른 생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그 부분을 알아서 근본적인 처방을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극단적이고 즉흥적인 선택을 하는 마음과 행동을 기 흐름으로 보면 肝氣이다. 쉽게 말하면 부싯돌을 칠 때 나오는 불이 바로 간 기운이다.

따라서 간 기운은 아무리 약해도 억제할 수가 없다. 단지 이 간기를 줄여주거나 약화시키면 조급한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기고, 또 다른 선택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음 단계는 간기가 과거에 비해 왜 조급해졌는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

물론 시대의 변화가 빠르고 또한 구성원 간의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환경은 분명히 간혈을 燥熱하게 만들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이상의 생리적인 긴장을 강요당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의 간기를 조급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필자는 간장(Liver)을 피로하게 하는 음식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간은 인공적인 화합물을 처리하는데 기의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간은 태초부터 자연 상태에서 적응하여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에 우리가 먹는 것들은 거의 모두가 화공약품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쌀은 씨앗부터 약물 속에서 싹을 틔우고, 거의 모든 야채가 그렇듯이 고엽제와 농약 속에서 자란다. 육류와 어류는 항생제 성장호르몬제 배란호르몬제 등이 들어 있다. 또한 각종 젓갈류는 MSG가 들어 있다고 한다. 더구나 유아 때부터 흡수하는 각종 백신류도 있다. 그 외 공기로부터 들어오는 유해기체들도 간을 피로하게 한다.

이런 것들을 얼마나 우리가 흡수하고 있는지 계산하기는 어렵지 않다. 고엽제 농약 호르몬제 항생제 MSG 백신 등의 제조업체로 부터 일 년간 생산되는 총량을 구하면 바다와 땅으로 유출되는 양을 고려하여 한 사람당 평균섭취량을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근거하여 실제로 간장(Liver)이나 肝氣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도 실험이 가능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화공약품을 조절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한층 여유로워질 것을 확신한다. 그런데 이것을 조절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사회변천이라는 것이 어느 한부분만 독자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군사 과학의 제 분야 예능 등의 다양한 분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사회현상 중 비록 작아 보여도 이것을 바꾸려면 사회전체를 조절해야 하고, 사회 구성원의 인식체계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므로 열 잘 받는 한국 사회를 좀 더 차분하게 바꾸기 위해서 한의사들은 오장생리에 대해 대중에게 꾸준히 이야기해야 하고, 사회문제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회문제의 개별적인 바탕에는 인체의 생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종합적인 생리에는 양방보다 한방이 더 훌륭하지 않은가? 젊은 한의사들의 폭넓은 활동을 기대한다.

조 연 상
서울 강남할아버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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