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11) - 양영필 원장(38·부산 호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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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11) - 양영필 원장(38·부산 호암한의원)
  • 승인 2012.02.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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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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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음식 10가지 보다 해로운 음식 1가지를 멀리하라”

부산 호암한의원 양영필(38) 원장은 다큐멘터리와 음식에 관한 해박한 지식으로 우리 모두의 밥상에 대한 고민들을 폭넓게 풀어놓았다. 그는 ‘한의사의 밥상’ 애독자이기도 한데, 환자를 위해서 식단까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유창길 원장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한의사로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단다.
그가 처음으로 음식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란 책을 읽고부터다. 정제당과 나쁜 지방, 식품첨가물이 첨가된 가공식품에 대해 충격적으로 파헤친 이 책은 일상적으로 먹는 과자, 아이스크림, 햄, 소시지, 청량음료 등의 위험성을 정확한 자료와 연구결과들로 독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그 후 그는 과자, 음료 등은 되도록 멀리하고, 라면이나 아이스크림은 몇 년동안 한 번도 먹어 본 일이 없다.
그렇게 음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면서 음식 관련 다큐멘터리와 책들도 모아 읽기 시작했는데, 그의 진료실 컴퓨터에는 관련 다큐멘터리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환자들에게 정확한 자료를 보여주면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또 식품첨가물에 들어간 성분을 이해하기 위해 2∼3년 전부터 싫어하는 화학공부까지 할 정도였다고 하니 음식지도에 대한 그의 열정은 못말릴 정도다.

전통식단을 통한 식이요법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전통음식을 먹고 자라서 특별히 섭생법을 바꾼 것이라기 보다는 이제까지 먹어오던 전통식단을 그대로 지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 변화라면 2009년도에 기공수련을 계속하면서 육식이 몸에 맞지 않다는 것을 느껴 채식으로 바뀐 것이다.

“저는 예전부터 청국장, 된장국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지금은 채식을 하니까 콩으로 단백질을 보충하죠. 어머니가 직접 담궈주신 간장, 된장으로 조리한 음식을 주로 먹습니다.”

양 원장은 어린시절 어머니께서 직접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었을 때의 추억을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고추장, 된장 만드는 걸 직접 보고 듣고 배우면서 자랐죠. 메주 만들 때도 절구에서 직접 빻고, 절구 옆으로 떨어진 콩을 주워먹던 기억도 나는데 뜨끈뜨끈한 김 나는 거 바로 먹으면 되게 맛있었던 기억이 나요.”

외식을 잘 하지 않을 만큼 양 원장의 어머니는 밥상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편이었는데, 그 덕분에 나물을 기본으로 한 한국 전통식단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먹고 자란 편이다. 양 원장의 어머니는 일찍이 전통식단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셔서 가족식탁에 소시지나 햄 등 가공식품은 거의 올리지 않으셨단다. 그래서 청소년기 때는 도시락 반찬에 불만이 있었던 적도 잠깐 있었을 정도로 어머니는 음식에 대해 엄격했다.

양 원장이 좋아하는 전통음식 중 하나는 시래기된장국.  들깨를 넣어서 시래기국을 끓이면 식물영양소가 충분하고, 들깨로 인해서 모자라는 지방산을 보충할 수도 있단다. 또 발효식품을 먹음으로 인해서 위장도 편안해진다고 추천했다. 또 현미잡곡밥을 기반으로 한 나물반찬을 좋아한다고 했다.

좋은 음식보다 독소음식을 먹지 말자
양 원장은 “열 개의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개의 독소를 얼마나 잘 피하는가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한의원에서 해독클리닉의 주포인트는 환자들에게 독소가 있는 음식들을 가르쳐주고 그것을 먹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온갖 유해물질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 몸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 원장은 환자가 일상에서 독소를 안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생활지도, 자세지도, 음식지도 등과 함께 세안용품에 대해서도 지도할 만큼 그에 대한 공부도 함께 병행하고 실천하고 있다.

다음으로 그는 “혀에 만족하는 음식이 아니라 내 몸이 만족하는 음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1996년부터 기공수련을 시작하면서 몸의 감각이 살아나 입맛이 완전히 변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매운 것을 좋아했지만 맵고 짠 음식을 더 이상 못 먹게 된 것.

“기수련을 하면 기감이 다시 살아나게 되었는데, 수련하는 사람들은 이 음식이 자기 몸에 맞는지 안 맞는지 기운으로 찾아갈 수 있게 돼요. 그런 음식들이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 것이고, 자기 체질에도 맞는 거죠. 어린아이들한테는 이 기감이 다 살아 있는데 크면서 안 좋은 음식들을 먹다보니 점점 무뎌진거예요.”

그는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내 몸이 알 수 있도록 기감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성분표시를 보고 구입할 것을 당부했다.
“MSG가 좋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아직도 많은 음식에 사용되고 있으며, 이밖에도 합성착향료, 합성착색료 등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성분들이 시중에 판을 치고 있는데도 모르고 먹는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그 독소들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마트에서 하는 ‘1+1’행사제품은 화려한 포장으로 성분조차 볼 수 없게 묶여 있어 싼 값에 구매하지만, 결국은 건강을 해치는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단적인 예로 시중에서 파는 모 음료제품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합성 비타민 C예요. 그것이 음료수에 들어가면 방부제 역할을 하는데, 비타민 C가 들어감으로 인해 무방부제라고 표시할 수 있는 맹점이 있는 거죠. 그런 식으로 식품회사에서는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겁니다. 당장 먹고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만드는 거죠.”

음식지도 통해 예방의학으로서의 강점 살려나가야
양 원장은 한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며 ADHD를 앓고 편식이 심한 아이에게 음식치료사가 집에서 만든 채식위주로 바꾸니 아이가 몇 달만에 온순하고 편식도 사라진 케이스를 예로 들며 “신경정신과 질환이나 아동질환에서 음식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양약은 증상이 심하지 않도록 유지시켜주는 역할만 할뿐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자연의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한의학의 역할은 이 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의학이 양방보다 더 강한 점이 예방의학인데, 한의사들이 섭생지도를 안 하니 예방의학으로서의 장점이 전혀 없어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또 “한의원이 상업적이 되고 현대사회를 살아감에 따라 한의사들조차도 섭생문제를 완전히 뒷전으로 밀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료 시 환자들이 주로 먹는 것을 조사해서 영양적인 불균형을 먼저 체크한다.
“젊은 사람들은 햄버거나 피자 냉동식품, 탄산음료, 과자, 사탕 같은 것들을 가능하면 먹지 말도록 권유해요. 어르신들은 밥에다 김치만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도 영양 불균형을 일으키는 굉장히 큰 요소예요.”
그는 또 “음식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매우 많고 이런 연구자료를 보고 배우고 연구해서 환자들이 물어볼 때 설득력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음식지도를 하는 것은 내가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고 싶은 하나의 욕망도 같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며, “내 주위 사람들, 내 환자들에게도 그런 걸 공유해서 점점 몸이 더 건강해지고 한 달만에 재발하던 병이 6개월에 한 번 재발하거나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지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양영필 원장의 점심밥상 엿보기

메뉴.  구운 두부를 넣은 황태국, 오징어 젓갈, 깻잎무침, 양배추쌈, 데친 문어, 김치, 가죽나물

Tip.   반찬 그릇은 플라스틱보다 유리그릇을 사용하여 잠재적인 독소를 막는다.

 

 

 

부산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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