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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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최종병기 활
  • 승인 2012.01.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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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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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신궁의 전설이 깨어난다

 

2012년이 시작되었다. 영화계는 새해를 맞아 다양한 라인업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서 2011년 영화계를 잠시 돌아보면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 했던 한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연말에 개봉했던 ‘마이웨이’가 280억 원이라는 우리나라 영화 중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들었지만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의 역공에 밀려 2012년 한국 영화 산업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실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5월에 개봉했던 ‘써니’가 대중문화계에 복고바람을 불러일으키며 730만 명을 동원했고, 8월에는 ‘최종병기 활’이 745만 명을 동원하면서 2011년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역적의 자손이자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박해일)는 유일한 피붙이인 누이 자인(문채원)의 행복만을 바라며 살아간다. 그러나 자인의 혼인날, 청나라 정예부대의 습격으로 자인과 신랑 서군(김무열)이 포로로 잡혀가고 만다. 남이는 아버지가 남겨준 활에 의지해 청군의 심장부로 거침없이 전진하여 뛰어난 활 솜씨로 청나라 정예부대를 하나 둘씩 처치한다. 이러한 남이의 신묘한 활솜씨를 알아챈 청의 명장 쥬신타(류승룡)는 남이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극락도 살인사건’과 ‘핸드폰’ 등 한국형 스릴러 영화를 연출했던 김한민 감독이 액션 사극에 도전한 작품인 ‘최종병기 활’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주춤한 시기에 구세주처럼 나타나 여름 한국 영화의 체면을 살리는 흥행 성적을 내면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누이동생을 찾기 위해 활 하나만으로 청나라 군사들을 무찌르는 오빠의 모습이 마치 ‘아저씨’의 원빈과 같은 느낌을 주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었던 ‘최종병기 활’은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활을 중심으로 한 전투 장면 등 멋진 액션 장면들로 답답했던 관객들의 마음을 뻥 뚫어주는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주제와 이야기 구성면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김한민 감독의 전작들이 스릴러 장르답게 나름대로 탄탄한 구성을 보여주었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으로 큰 사건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시대적 배경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누이 구출이라는 매우 단조로운 이야기로만 구성되어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도대체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전하고자 한 주제가 무엇인지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2011년 가장 많은 관객들이 선택한 영화답게 모든 독자들이 2012년에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활시위에 담아 힘껏 날려 꼭 원하는 목적의 과녁에 명중하여 대박 나시길 기원한다.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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