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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은형법(隱形法)에 대하여
2011년 11월 03일 () 11:54:58 박석준 contributor@mjmedi.com

 

 

 

박 석 준
경기 들꽃피는요양병원장

‘은형법(隱形法)’은 「동의보감」 잡병편에 나오는 한 처방이다. 그런데 마치 은형법이 투명인간이 되는 법으로 잘못 알려져 있기에 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려고 한다.

원래 은형법은 도교에서 쓰이던 비술이었다. 몸을 상대로부터 감추는 방법을 말한다. 도교만이 아니라 무술에서도 이런 방법이 나오고, 심지어는 컴퓨터 게임에서도 이 용어가 나와서 젊은 층에서도 잘 알고 있는 용어다.

그런데 몸을 감추는 것과 투명인간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동의보감」에는 그 어디에도 투명인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말이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으로 잘못 알려진 것은 아마도 일부 언론과 의료단체의 주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 잡병편의 해당 구절을 보면, 이 처방은 ‘괴질’에 이어 ‘잡방’으로 분류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본격적인 치료라기보다는 민간요법의 차원에서 소개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처방은 「증류본초」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몸을 감춘다고 했을 때 누구로부터 몸을 감추는가 하는 것이다.

‘은형법’은 잡방 중에서도 ‘去鬼通神’ 처방과 ‘見鬼方’에 이어 나온다. ‘거귀통신’은 헛것을 보이지 않게 하여 신을 온전하게 하는 처방이다. 신이란 생명력이 드러난 것이므로 온전한 생명을 얻게 하는 처방인 셈이다. ‘현귀방’은 잘못 알려진 것처럼 ‘견귀방’, 곧 귀신을 보게 하는 처방이 아니다. 이는 헛것을 드러나게 해서 헛것을 없애는 처방이라는 의미이므로 ‘견귀방’이 아니라 ‘현귀방’으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본문 중에 ‘要見鬼者’는 (귀신 들린 사람의) ‘귀신을 드러나게 하려면’으로 번역해야 한다. 이 두 처방 모두 헛것을 보는 질환에 쓸 수 있는 처방이다.

‘은형법’ 역시 이런 처방에 뒤이어 귀신으로부터 몸을 감추는 처방으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은형’은 투명인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며 헛것을 보는 질환에 쓸 수 있는 요긴한 처방이 되는 것이다.

혹자는 「동의보감」에 투명인간 되는 법이나 귀신을 보는 법이 나온다고 하여 「동의보감」을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그것의 합리적 핵심을 보려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고전을 읽는 것은 그 고전의 정신을 배우려 하기 때문에 읽는 것이다. 「바이블」에 비현실적이거나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아 비도덕적인 내용이 나온다고 「바이블」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는 「바이블」만이 아니라 「사서삼경」이나 「대장경」도 마찬가지다.

혹자는 투명인간 되는 법이 나온다고 하여 「동의보감」을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애써 우리는 그런 것은 배제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시대적인 한계를 운운하기도 한다. 허준 선생만 죄를 지은 꼴이 되었다. 물론 「동의보감」에는 오늘 우리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전녀위남(轉女爲男)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더 연구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전녀위남은 한 마디로 맞다거나 틀리다고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문제는 「동의보감」에 수없이 나온다. 아니 가장 흔하게 쓰이는 사물탕이나 사군자탕 같은 처방까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은형법’을 둘러싼 이러저러한 반응을 보면서 필자는 「동의보감」을 비판하거나 옹호하려는 사람 모두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있지도 않은 투명인간과 귀신을 잡으려 하지 말고 직접 「동의보감」을 보라고. 그것도 매우 진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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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경
(125.XXX.XXX.192)
2011-11-02 18:34:30
은형법의 의미는 그렇다하더라도
전녀위남 또는 전남위녀의 주장에 관해서는
과거에 무슨 의미로 이런 용어를 사용했는지 배경을 파악해야할 뿐 아니라
이것이 실제로 XX염색체를 XY로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님(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임)을 현대의학의 기초위에서 명확히 하길 바랍니다. 한의사나 한의대교수들이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를 하지 않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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