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이명옥의 크로싱」
상태바
도서비평 | 「이명옥의 크로싱」
  • 승인 2011.11.03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돈

김진돈

contributor@http://


99명의 거장에게서 발견한 생각의 연금술

과거에는 안목을 넓히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고 교양 쌓는 일로 작품을 감상했다면 요즘에는 창의성 계발이나 예술체험 이벤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미술계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통일성, 획일성과 절대가치, 순수성을 숭배하는 시대는 가고, 융합과 조합, 다양성, 소통을 중시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술사 거장들은 융복합형 인재였고 각기 다른 감성들을 교환하고 이종교배를 하는 멀티 재능을 가진 스마트한 잡종을 선호했다. 대다수 그들은 호기심과 실험 정신이 강하고 지식과 경험에 대해 개방적이며 사고방식은 유연했다. 지적 융합형 인재가 되고픈 독자에게 예술가들이 융합적인 사고를 하게 된 배경과 최초의 발상을 작품에 어떻게 반영했고 또 후세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추적한 책이다. 저자는 융합의 유형을 8가지로 나누고, 자신만의 독특한 융합의 기술로 탁월한 차이를 만든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통해 일상에서 융합형 인간이 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고갱은 타히티에서 아웃사이더로 냉정한 현실을 인식하고 절박한 상황으로 서양 미술과 원시 예술을 융합한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주류가 되려면 남다른 전략이 필요했고, 차별화된 혁신적인 화풍을 창안하지 못하면 화가의 꿈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 것과 네 것의 크로싱 하이브리드형 예술가편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네덜란드와 일본의 문화를 융합한 고흐와 판화의 거장 호쿠사이, 기술과 예술의 크로싱 얼리 어답터형 예술가편에서는 바늘구멍으로 세상 보기를 즐긴 회화의 거장 베르메르와 조선의 이명기, 백남준과 뉴미디어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영감과 탐구의 크로싱 발명가형 예술가편에서는 발칙하기까지 한 독특한 아이디어로 전에 없던 ‘새로움’을 만들어낸 아르침볼도, 달리, 르네 마그리트, 알렉산더 칼더, 앤디 워홀 등의 발명가형 예술가를, 경험과 열정의 크로싱 체험형 예술가편에는 자기 삶의 경험을 예술로 승화시킨 미켈란젤로, 터너, 모네, 도미에 등을 소개한다.
놀라울 만큼 다양한 창조의 세계를 펼치며 자신의 이름만으로 브랜드를 만든 레오나르도 다 빈치, 뒤러, 피카소 등의 재능과 지식의 크로싱 멀티플레이형 예술가편에 소개된다.
저자는 직업상 시대적 트렌드를 주목한다. 고객들이 예술 감상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는지를 분석하여 감상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앞으로 전시기획 방향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이 깊게 떨어지는 가을,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고 한번쯤 고민해 볼 일이다. (값 1만 6천500원)

김진돈 / 서울 송파구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