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강론(93) - 63번째 괘 수화기제(水火旣濟)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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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론(93) - 63번째 괘 수화기제(水火旣濟) ①
  • 승인 2011.10.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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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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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易經)에서 뇌산소과(雷山小過)괘 다음에 나오는 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괘 입니다. “나아가는 물건은 반드시 건너가게 되어 있으니, 그래서 기제(旣濟)괘로 이어 받음이라(有過物者必濟 故受之以旣濟)”고 하였습니다.

수화기제(水火旣濟)괘에 대해서 맨 처음 풀이하기로는(卦辭), “이미 건너간 것이니 형통함은 작고 바르게 해야만 이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좋게 될 것이나 나중으로 가면 갈수록 어지러워 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旣濟 亨小 利貞 初吉終亂)”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건너와 버렸으니, 하고자 하는 바가 반 이상 이루어진 지라 앞으로 더 형통하게 될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형통함은 작다고 하였고, 성공하였다고 너무 흥분하면 오히려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조심 헛발디디지 않도록 바르게 나아가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수화기제괘를 판단하여 말하기로는(彖曰), “이미 건너가서 형통한 것이기에 작은 것이 형통한 것입니다. 바르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은 강한 것이나, 부드러운 것이나 모두 적당한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좋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은 부드러움이 중앙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며, 마침내 어지러워 질 수 있다고 한 것은 그 길이 궁색해질 수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旣濟亨 小者亨也 利貞 剛柔正而位當也 初吉 柔得中也 終止則亂 其道窮也)”라고 하였습니다.

수화기제괘의 모양을 보고 말하기로는(象曰), “물이 불 위에 있는 것이 이미 건너간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현명한 사람들은 다가올 우환을 생각해서 미리미리 예방책을 준비합니다(水在火上 旣濟 君子以 思患而豫防之).”

얼핏 생각하면 불이 아래에서 지펴져서 그릇 위에 있는 물을 끓이거나, 밥을 짓게 되면 마냥 좋을 것만 같지만, 계속 타오르게 되면 물은 졸아 버리고, 밥은 새까맣게 타버립니다.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다가올 시련에 대비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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