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3)- 다문화 저소득층 아동대상 봉사활동 펼치는 ‘다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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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3)- 다문화 저소득층 아동대상 봉사활동 펼치는 ‘다락회’
  • 승인 2011.08.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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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기자

정지윤 기자

zam762@http://


음악교육과 의료봉사로 정서적 안정과 건강 돌본다

 

조한님 원장
다문화 가정 중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음악교육과 의료봉사를 함께 지원하는 ‘다락회(多樂會)’가 ‘뉴드림예술단’과 ‘뉴드림의료단’을 구성하고 지난 달 12일 합창단 창단 이후 21일 첫 의료봉사를 마쳤다. ‘뉴드림의료단’ 단장 조한님(32) 함소아한의원(노원점) 원장에게 젊은 한의사로서 봉사에 대한 포부와 열정 그리고 다락회의 향후 활동을 들어보았다.

 

‘네가 몰라주어도 좋지
사람은 혼자 피기 너무 아까운 꽃이니까’
희망하던 서울대 법대를 떨어져 예정에 없던 한의학도가 된 대학생 조한님의 귀에 이런 싯귀가 들려왔다. 처음엔 희망하던 법대가 아니어서 한의사로의 길을 원치 않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강의를 시작하기 전, 학생들에게 읊어주던 신재용 원장(동의난달 이사장·해성한의원 원장)의 이 짧은 시는 욕심 많은 조 원장에게 ‘또 다른 기쁨’과 한의사가 천직임을 알게 해주는 시발점이 되었다.
한의학을 통해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본과 3학년 여름 봉사활동을 통해 깨달은 조 원장은 이 ‘또 다른 기쁨’의 정체가 오롯이 봉사에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평생 지속하게 될 운명이라는 것도.


봉사는 이기심의 발로(發露)
조 원장은 스스로를 욕심 많은 사람으로 소개한다. 열거한 욕심 중 특이점은 언제, 어디서든 나쁜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욕심이다.
“이유는 모르겠어요.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한 부모님의 영향 덕분인지 결과에 상관없이 나쁜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금기가 깊게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성격이 봉사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졌으려니 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아닙니다. 봉사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위해서 하는 거예요.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할 때 있어줄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거든요”라고 옹골지게 답한다.
“저를 위해,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이기적인 거죠(웃음). 저 좋으라고 하는 거니깐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 원장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진료를 하다보면 선천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찾아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그 길을 같이 걸어갈 부모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가는 길이 조금은 덜 험하도록 우리들의 편견과 오만함이 줄고 겸손함과 배려심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준비된 주치의
“다문화 가정이 최근 4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어요. 증가 속도가 꽤 빠르지요. 그런데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그 속도를 못 따라 가고 있습니다. 순수하기 때문에 가장 잔인할 수 있는 시기가 아동기예요. 그 틈바구니에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라는 이유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고통 받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다문화 가정 수는 증가했지만 환경은 더 열악해져 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가파르다.
“가구 당 총 월수입 100만 원 이하가 20%, 100~200만 원 이하가 70%를 차지한다고 해요. 만약 아이가 아프다면, 큰 병을 앓게 된다면 가계 경제에 타격이 크겠지요.”
그래서 다락회가 해결책으로 내세운 것이 음악교육으로 정서적 안정을, 의료봉사로 신체적 건강을 도모하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의료봉사가 양·한방 협진으로 이루어진다는 것.
“다락회의 의료봉사는 ‘주치의’ 개념입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중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로 20명 정도를 선별하였습니다. 그 아이들을 비롯한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의 가족력을 파악하는 등 체계화된 관리로 병을 앓기 전에 미리 예방하자는 취지예요. 부천에서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구·신세대를 잇는 봉사의 교두보 되었으면
처음 ‘뉴드림의료단’ 단장직을 제의받았을 때 조 원장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훌륭하신 분들 많거든요. 제가 그런 직책을 맡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국…”
그랬다. 신재용 원장에 대한 존경심에 ‘동의난달’에서 봉사 중이었던 조 원장이 다락회로 옮겨온 것은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중견세대와 막 대학을 졸업하고 한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은 젊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달라는 청(請) 때문이었다고.
“그래서 단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를 보고, 저로 인해, 젊은 한의사들이 봉사단체 다락회에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
본인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물어보는 질문에 “마음의 주파수가 넓어지고 공명음이 깊어져 환자를 잘 이해하고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치료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밝힌 조 원장은 “책, 영화,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봉사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또렷이 대답했다.
조 원장은 다락회의 다락(多樂)이란 ‘다문화가정과 더불어 즐거움을 나눔’이라며 의료단을 대표해 설명을 덧붙임과 동시에 의료봉사나 음악교육봉사 외에 일반 봉사자들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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