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의대사(國醫大師)’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 소개 (1) - 팡허치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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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의대사(國醫大師)’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 소개 (1) - 팡허치엔 편
  • 승인 2011.07.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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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담

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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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2009년 中醫 임상대가 30명 선정, 칭호 부여

2009년 중국정부가 중국의 국가급 문화자산으로 중의 임상대가 30명을 선정하여 ‘國醫大師’라는 칭호를 붙여 표창하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공포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의사요, 큰 스승이라 명명한 것은 중의제도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을 보는 것 같아 한편 부럽기도 하다.

한·중·일 경방학술대회를 거치면서 각국 전통의학간의 교류가 실질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교류의 내용이 ‘의학이론과 임상’으로 집중되는 것은 ‘치료’라는 구체적 실천을 무대로 하는 실천과학으로서 의학이 지니고 있는 특징 때문에 먼저 중국을 대표하는 ‘국의대사’의 학술사상과 임상실천의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 註〉

제1기 국의대사 선정과정

2009년 6월 19일,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위생부와 국가 중의약관리국은 베이징에서 제1기 ‘국의대사’ 선정결과를 발표하고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의학(소수민족의학 포함)에 몸담고 있는 전국 30명의 전문가들이 ‘국의대사’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수여받았다. 이는 신중국 성립 이래 중국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전국적인 범위에서 국가급 名老中醫를 선정한 것이다.

이들은 중의의 전통적인 사제지간 직접 전수방식을 통해 이론과 임상에서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이론과 기술을 지닌 전문가들이다. 그 중 6명은 ‘국가급 비물질 문화유산 전통의약 부분 대표 전수인’이며, 나머지는 ‘전국 중의약 전문가 학술경험 전수작 업의 지도선생’들이다.

이들을 중의계의 ‘국보’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국의대사로 선정된 대부분이 중앙 보건위원회의 전문 의료진들이고 중의 임상경험이 55년이 넘었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의학적 견해가 있거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중성약을 연구·개발하는 등 당대 중의의 최고 수준이라 일컬어도 아무런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국의 대사’는 1990년 6월 23일, 인사부와 위생부 및 국가 중의약관리국에서 공동으로 ‘중의약 전문가 학술경험 전수인 작업에 관한 긴급 대책방안 결정사항’을 발표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중국정부는 치료효과가 확실하고 독특한 학술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중의 전문가들의 연령이 이미 많아져서 이것을 빠른 시간 내에 계승할 긴급대책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들의 임상경험과 기술들이 실전되어 영원히 전수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그래서 관련기관에서 공동으로 먼저 전국 500명의 중의약 관련 명의를 선정해서 그들을 지도선생으로 선정하고, 각 선생마다 한 명에서 두 명의 이론 및 임상경험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중년의 부교수급 제자를 두어 전통적인 사제지간의 전수방식으로 전수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와 같은 전국 500대 중의약 관련 명의 선정작업이 기반이 되어 오늘의 ‘국의대사’ 선정까지 이른 것이다.

제1기 ‘국의대사’ 칭호를 수여받은 30명의 중의 전문가들은 왕위추안(王玉川) 왕멘즈(王綿之) 팡허치엔(方和謙) 덩티에타오(鄧鐵濤) 주량춘(朱良春) 런지쉬에(任繼學) 수롱자부(蘇榮紮布-蒙醫, 내몽고 소수민족 의사) 리위치(李玉奇) 리지런(李濟仁) 리전화(李振華) 리푸런(李輔仁) 우시엔종(吳鹹中) 허런(何任) 짱치(張琪) 짱찬지아(張燦玾) 짱쉬에원(張學文) 짱징런(張鏡人) 루광씬(陸廣莘) 조우중잉(周仲瑛) 허푸런(賀普仁) 반시우원(班秀文) 쉬징판(徐景藩) 구워즈광(郭子光) 탕오우즈(唐由之) 청신농(程莘農) 치앙빠츠리에(強巴赤列-藏醫, 티베트 소수민족 의사) 치우페이란(裘肺然) 루즈정(路志正) 앤정화(顔正華) 앤더신(顔德馨) 등이다.

팡허치엔

“和法은 정기를 보양하는 것이고, 解法은 사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정기 보양을 근본으로 하고, 화해법을 적극 활용한 비위병의 대가.

1. 생애
팡허치엔 선생은 1923년에 싼동성(山東省) 앤타이(烟台)시 라이조우(萊州)의 중의세가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따라 중의를 공부하였다. 1942년에 중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팡허치엔 진료소’를 열었다. 1952년에 위생부가 개최한 ‘중의사의 서의 진수반’에 참가하여 2년간 서의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였다.

1958년에 베이징 중의병원으로 발령을 받아 내과의사와 연구조 조장을 담임하였고, 베이징 중의연수학교 상한연구실 조장을 겸임하여 「상한론」을 가르쳤다. 이 기간에는 제1, 2기 ‘서의의 중의 진수반’ 학생들의 실습을 지도하였다.

1968년에 베이징 차오양(朝陽)병원 중의과에서 주임의사를 역임하였고, 소우두(首都) 의과대학 교수를 겸임하였다. 1993년에 국무원 특수보조금을 향위할 수 있는 전문가로 비준되었으며, 1991~2004년에는 전국 중의학 전문가 학술경험계승자 지도 선생으로 선정되었다.

1978년부터 중화 중의약학회 이사, 중화 중의약학회 내과 전문위원회 위원, 중국 적십자회 이사, 베이징 중의약학회 회장, 베이징시 과학기술협회 상무위원, 베이징 중의잡지 상무편집위원, 베이징 중의학원 고문 등의 직책을 역임하였다.

2009년 1월에 ‘수도 국의명사’로 선발되었고, 같은 해 4월에는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위생부, 국가 중의약관리국으로부터 제1기 ‘국의대사’로 선정되었다.

2. 학술사상과 사유방식의 특징
(1)정기를 근본으로 하고, 扶正으로 祛邪하는 치료관.
팡 선생이 扶正培本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데는 3가지 요점이 있다. “기혈을 보양하는 중점은 비위에 있고, 음양을 보양하려면 먼저 益해야 하고, 장부를 보양할 때는 오행상생 관계를 주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①기혈을 보양하는데 있어서의 중점은 비위에 있다.
팡 선생은 “병이 심하고 체질이 허약할 때(大病體虚)는 중초를 배양(培中)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고, 중병은 반드시 비위를 돌봐야 한다”는 관점을 제기하고, 임상에서 초곡아, 도아, 초신곡, 초나복자, 사인, 계내금, 백합, 맥문동, 옥죽, 석곡, 대조, 감초 등 和中養陰益氣 약을 주로 사용하여 이러한 목적을 실현한다.

②음양을 보양하려면 먼저 익신해야 한다.
양허증은 衛陽, 心陽, 脾陽이 모두 腎陽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 먼저 신양을 보해야 한다. 음허증 역시 심음 폐음 간음 위음이 모두 腎陰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서 먼저 신음을 자양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음양호근의 관계에 주의하여야 한다.

③비신양허일 때에는 먼저 비장을, 그 다음에 신장을 보양한다.

④보법을 응용할 때의 주의사항
- 허실을 정확하게 변별하여 虛虛實實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병세가 급박하고 기혈이 暴脱할 때는 충분하게 峻補해서 약효가 지속되게 함으로써 약성이 부족해서 원기가 다시 폭탈하는 것을 방지한다.
팡 선생은 허손 중증을 치료할 때 기존의 처방 외에도 獨蔘湯만을 따로 끓여서 한꺼번에 복용하게 하여 약효가 지속되게 하였다. 만성병을 치료할 때에는 緩補법을 사용하는데, 일정한 시일이 지나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서두르거나 도중에 그만두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 壯陽하는 약을 오래 복용하면 허화가 쉽게 생기기 때문에 적당하게 반좌약을 사용해야 하며, 자음하는 약을 많이 복용하면 비위의 작용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理氣和胃 약을 적절하게 배오해야 한다.
- 보양이 필요한 환자 중 일부는 비위기능이 너무 허하거나 허화가 있어 보양약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이럴 때에는 천천히 보양하거나 淸解하는 약을 적당하게 배오하여 사용해야 한다. 방약을 사용할 때 늘 위기를 보호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 팡 선생은 만성질환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 2첩 혹은 4첩을 복용한 후 하루를 쉬어 위기가 회복되는 것을 도울 것을 당부한다. 환자가 계속적으로 보약을 복용하고자 하면 팡 선생은 ‘식보’로 ‘약보’를 대체할 것을 자주 권한다.
- 부정배본법을 기본으로 하는 滋補湯을 창방하다.

[방원] 「금궤요략」 혈비허로편의 보법 9방.
[조성] 당삼 9g, 백출 9g, 복령 9g, 감초 6g, 숙지황 12g, 백작약 9g, 당귀 9g, 관육계 3g, 진피 9g, 목향 5g, 대조 4매.
[주치] 기혈부족, 오장허손, 각종 빈혈증, 중풍후유증, 신부전증, 심장기능부전, 암 수술 후 또는 방사선치료 후 또는 화학약물치료 후 등 허손 중증.

(2)和解法을 활용하고, ‘和는 扶正하는 것이고 解는 祛邪하는 것이다’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팡 선생은 ‘화는 扶正하는 것이고 해는 祛邪하는 것이다’라는 자신의 견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화해법의 방약조성을 보면 모두 補瀉 苦辛 寒熱을 병용했다. 울결된 것은 해소하고, 정체된 것은 통하게 하여 움직이게 하고, 열이 있으면 청열하고 한이 있으면 온보하여 음양조화의 목적을 이루도록 한다. 그러므로 화해법에는 부정과 거사가 함께 있는 것이다.”

(3)화해법으로 和肝湯을 창방하다.
[방원] 「화제국방」의 소요산.
[조성] 당귀 12g, 백작약 12g, 백출 9g, 시호 9g, 복령 9g, 생강 3g, 박하(후하) 3g, 자감초 6g, 당삼 9g, 소경 9g, 향부 9g, 대조 4매.
[주치] 간울혈허, 비위실허증으로 인한 협통, 흉협만민, 두운목현, 신비핍역, 복창식소, 심번실면, 월경불조, 유방창통, 맥현허.

3. 임상사례
(1)자보탕의 응용.
쟝(張)모, 남, 40세. 2005년 3월 10일 초진.
[초진] 2월 2일 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고 2월 22일, 방사선치료와 화학치료를 시작한 이후 설사가 심해서 내원하게 되었다. 환자는 10일간 힘이 없고, 입이 마르며 호흡이 짧고 구역질이 나며 식사량이 줄고, 대변은 하루에 4~7번이며 양이 적었다.
혈액검사결과는 백혈구 수치가 3.0×109/L이었고, 혀는 홍색이고, 설태는 박백하며, 맥은 세완하다. 대장암으로 인한 설사(직장암 수술 후 방사선치료 무반응)로서 비허증이라 변증하고, 치법은 益氣養血, 健脾和胃로, 자보탕을 기본방으로 다른 약을 가감해서 처방했다. 

[처방] 당삼 9g, 복령 9g, 백출 9g, 자감초 6g, 당귀 9g, 숙지황 9g, 백작약 9g, 관육계 3g, 진피 9g, 목향 3g, 대조 4매, 생황기 15g, 구기자 10g, 맥문동 10g, 초신곡 6g을 물로 달여서 14일 연속 하루 한 첩씩 복용.

[재진] 복용 후 설사 횟수가 하루에 2~3번으로 줄어들고, 식사량이 조금 늘었으나, 여전히 힘이 없고 盜汗증상이 나타났다. 혈액검사 결과는 백혈구 수치가 3.5×109/L이었다. 원 처방이 효과가 있다고 보고 원 처방대로 14일치를 더 처방했다.

[삼진] 대변은 이미 정상으로 되었으나 색이 조금 황색이고, 식욕이 없고 식사량이 적으며 맥은 세완하다. 혈액검사 결과는 백혈구 수치 3.2×109/L이었다. 원 처방에 생의이인 15g, 부소맥 15g을 가미해서 15일치를 더 처방하였다. 3일 복용하고 하루를 쉬는 방법으로 복용토록 하였다.

(2)화간탕의 응용.
쟝(張)모, 여, 56세. 2005년 12월 22일 초진.
[초진] 환자는 3개월 동안 음식을 조금만 잘못 먹으면 바로 왼쪽 상복부에 통증이 생겨 베이징 차오양(朝陽)병원 소화내과에 와서 위내시경검사를 하게 되었다. 검사결과는 ‘만성 표재성 위염’이었고, 복부 초음파 진단결과는 ‘지방간, 간 다발성 낭종’이었다. 글리세린 수치가 370mg/dl이었고 서약을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치료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환자의 현재 증상은 복통이 있고, 입이 쓰고, 기름기 있는 음식을 싫어하며, 설태는 조금 두껍고 맥은 현하다. 간위불화로 변증하고 치법은 疏肝和胃로 정하여 화간탕을 기본방으로 다른 약을 가감하여 처방했다.

[처방] 당귀 9g, 백작약 9g, 당삼 9g, 북시호 9g, 복령 9g, 진피 10g, 향부 6g, 초백출 9g, 법반하 6g, 초신곡 6g, 소경 6g, 대조 4매, 불수 6g, 사인 5g, 백두구 3g, 자감초 6g, 박하(후하) 5g. 물로 달여서 12일 연속 하루에 한 첩씩 복용한다.

[재진] 약을 복용한 후 복통이 완화되었다. 현재 증상은 배꼽 주위가 불편하고 메쓰거우며 때때로 머리가 어지럽고, 설태는 백, 맥은 평완하다. 계속해서 화간탕 가감방을 처방했다.

[삼진] 당귀 6g, 백작약 6g, 진피 10g, 반하 5g, 복령 12g, 박하 5g, 향부 6g, 자감초 5g, 건강 2g, 초신곡 6g, 소경 6g, 대조 4매, 나복자 6g, 울금 6g, 초곡아 15g. 물로 끊여 12일을 하루에 한 첩씩 복용한다.

허담 / (주)옴니허브 대표, 한의사
번역 및 자료제공 / 옴니허브 북경연구소 나성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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