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를 제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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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를 제공하자
  • 승인 2011.07.14 0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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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수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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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2주년 특집 | '한의학ㆍ한방의료'의 위기와 해법

한의계와 인연을 맺고 있는 한 생명과학자는 “한의학과 한방의료의 위계구조는 진단, 변증분석, 약물투여 및 침구술 등이 기혈이론에 근거해 있고 제일 밑바닥에는 음양오행이나 이와 비슷한 철학적 이론으로 돼 있어서 현대 기초과학과의 접점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한의학의 기본적인 이론이 ‘과학적’이라는 말이 의심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한의학의 과학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과학성은 Skill(기술)에 있지 않다”며, “한의학과 한방의료가 임상경험적으로 몇 백 년을 흘러왔다고 주장해도 Skill을 가지고 과학성을 담보하진 못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이러한 표현이 다 맞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깊이 고민해봐야 할 자료는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우리는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과학적’이라는 단어를 한의약육성법에 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한의계 내부반응은 뉘앙스 면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다수 한의사들은 향후 초음파 등의 진단용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푼 반면, 한의대 교수들은 환영은 하지만 기초임상 연계 교육체계에 일관성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도 사실인 것 같다.

한의학과 한방의료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시각이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거리가 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명과학자들의 시각도 다양하다. 왜 그럴까? 현재 시점에서 한의학과 한방의료가 위기인가 아니면 한의사의 경영상황이 위기인가를 혼동하고 있다는 것과 전통한의학과 한방의료를 고수하자는 사람과 현대의 한의학과 한방의료를 창출하자는 사람의 2부류가 엄연히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자체가 한의계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미 한의계는 국제화를 외치며, 그 첫 단추로 질병의 진단명과 진단기준을 통일화시켰다. 그러나 교육체계와 국가고시를 통한 검증과정은 거치지 않고 ‘과학화’란 단어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무릇 현대의료는 진단이 우선이고 이후에 치료가 이루어진다. 진단이 잘못되거나 부족하다면 한방치료를 통해 호전되었다는 근거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로 한의학과 한방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의료에 있어서 과학화는 생명체 자체의 언어로 검증절차를 거쳐 재현성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한의학회는 한방의료와 관련된 의료행위에 대하여 용어의 정의, 시술방법, 적응증과 부작용이 일관성 있고 체계화되면서도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준화를 꾸준히 이루고자하며, 이후에는 전통한의학에 관련된 용어 표준화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 한의학과 한방의료의 과학성에 한 발짝 다가서고자 한다.

이종수
대한한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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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2011-07-18 00:27:24
학회장님께서 꼭 해결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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