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넓은 시각으로 환자를 보고 치료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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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넓은 시각으로 환자를 보고 치료에 임하자”
  • 승인 2011.07.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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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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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와 관리 병행’ ‘트렌드에 맞는 치료법 개발’ ‘대체요법 흡수’

언론플레이에 짓밟힌 한방의료

1993년도에 한의대 입학 후 불과 1달도 안돼서 수업거부와 동시에 약사법 반대시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뜨거운 여름, 남들 놀러 다닐 때 계절학기를 했던 생각을 하면 너무나 소중했던 젊은 청춘을 도둑맞은 심정입니다.

그래도 앞으로 한의사가 될 것이고, 미래에 졸업할 때는 좀 더 좋은 조건에서 한의사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견뎌냈습니다. 2000년 졸업 후 부원장 생활을 하다 군대에 갔습니다. 그리고 2003년도 제대했을 때 한의계는 또 한 번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습니다.

언론을 통한 한약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 2000년도 의약분업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한약을 먹지 말라”는 말을 아주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면서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버렸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침 치료까지 받지 말라”는 의사들의 말도 환자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외국계 건강기능식품회사가 늘어나고, 국내 화장품회사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을 만들게 되고, 정관장 홍삼이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왔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한의학을 비난할 때 여러 부류의 집단이 동참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의원에서 한약만 없앨 수 있다면, 그 돈은 저절로 자기들한테 흘러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004년도만 해도 한약 환자가 많았고,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한약을 권했을 때 거부감 없이 한약을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상처받은 한약을 환자들은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정기적 검사 VS 늘어나는 환자 수

그런데 문제는 의약분업 이후 많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정기적인 검사 및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점점 환자수는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의원의 주요 고객인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양약을 항상 지참하시면서 드시는 것이 이제는 거의 보편화 되었습니다.

이런 양약의 성질은 대부분 화학약품이고 차가운 성질이 있어서 아랫배를 차갑게 합니다. 아랫배를 차갑게 하면 심장의 심화(心火)가 아랫배 단전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오히려 윗쪽으로 떠버립니다. 한의학에서 수승화강은 가장 중요한 원리인데, 아랫배를 차갑게 하는 양약 외에도 차가운 음료수, 아이스크림, 과식, 폭식, 야식과 움직임이 없는 사무직, 학생들은 심장을 과열시키기에 충분한 환경이 되어버렸습니다.

기공을 해보신 원장님들은 느끼시겠지만 단전이 따뜻해져야 허리 쪽 명문, 콩팥 쪽으로 기운이 이어지게 됩니다.

많은 한의원에서 허리, 다리 아프신 노인 분들에게 침이나 한약을 사용해도 잠시 좋아지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이유가 고혈압, 당뇨약처럼 양약이 아랫배를 계속 차갑게 하고 있다는 것을 꼭 아셔야 합니다.

한약복용시 양약복용이 치료효과 낮춰

배를 차갑게 하면 장(腸)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들이 간문맥을 통해서 간으로 가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학생들도 간 기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식품첨가물과 장기적인 약 복용으로 인해 장 누수현상이 발생되면 선별된 물질만 간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분자구조가 큰 것도 간으로 가면서 해독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간은 정수기 필터와 같이 혈액을 맑게 걸러내야 하는데, 현대인의 생활은 전혀 혈액을 맑게 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전문가는 향후 10~20년 내에 4명 중에 1명이 암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 그럴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문제는 간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생활을 하는데도 건강검진에서 간에는 이상이 없다고 나오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한의사들은 환자를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분명 간 기능이 떨어져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는데 검사기계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의사가 한의사를 거짓말쟁이라고 놀려도 아무 말 못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처럼 건강검진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돌연사하는 환자는 왜 이리 많은지 의사들은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야구해설을 하는 하일성씨는 심장에 스텐트 수술 후 열심히 건강검진과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 정기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다고 나왔는데, 15일 만에 또 2차 스텐트 수술을 했다는 내용을 TV에서 직접 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양방 진단기계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물론 양방진단기계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보험청구, 경영상의 도움, 기타 환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의사들의 착각이 한의학을 망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들은 최첨단 양방검사기계와 화학약품 앞에서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잘되는 네트워크 한의원 외에는 점점 한의원이 줄어들 것이고, 잘되는 네트워크 한의원도 양방의 공격으로 인해 경영난이 생기면 양방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power is justice”라고 했습니다. 우리 한의학이 아무리 정직하고 바른 의학이라고 하더라도, ‘power’ 곧 거대 제약회사와 거대 메이저병원 앞에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환자를 더 힘들게 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을 처방하면서도 그 강력한 power로 언론을 통제하고 환자들에게 조금씩 세뇌를 시키면, 의학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환자들은 양방의 손을 들어주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곧 진리가 되고, 정의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라디오 방송과 외부 강의를 통해 여러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들은 내용은 “유명한 한의원에서 치료받아도 그때뿐이다. 약값만 엄청 비싸더라”, 대체적으로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많은 한의사분들이 자기가 처방한 한약을 먹고 상태가 좀 개선이 되면 그것이 치료되었다고 착각하시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한의원 갔더니 맥 잡고 약을 3개월분 먹어라, 200만 원어치 먹어라”고 하는 한의원이 아직도 있기 때문에 한의학은 무너지고 있고 양방과의 싸움에서 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치료 무기를 비치하자

병원에서 각종 검사기계로 나온 데이터를 가지고 양약만 처방할 때, 한의사들은 환자 한명 한명에게 생활을 잡아주는 치료를 통해서 치료에 우위권을 차지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대체요법이 주변에 있지만 한의사분들이 활용을 잘 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요즘 시절에 전쟁할 때 창, 화살 등으로 전쟁하는 사람이 없듯이, 아직도 탕약만 가지고 환자를 기다리는 한의사분들이 계시면 안 됩니다.

주변에 대체요법하는 분들이 점점 한의사의 영역을 침범해 올 때 오히려 한의사들이 그런 대체요법을 섭렵하여 한약과 함께 사용할 때 치료율도 높일 수 있고, 대체요법을 한의원의 정식무기로 자리매김 시킬 수 있습니다. 한의원에 여러 무기를 비치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양방은 눈에 보이는 것만 제거하려고 합니다. 암이 생기더라도 수술, 항암제, 방사선으로 암만 제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체액을 새롭게 바꿔주지 못하면 암은 또 다시 생깁니다. 양방에서는 그것을 전이되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트렌드에 맞는 치료법 개발에 주력하자

인체는 대부분 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거대한 어항과 같습니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없고, 고여 있는 물에는 이끼가 생기듯 환자의 체액상태가 맑지 못해서 덩어리가 생긴 것입니다. 어항 속에 물이 탁해서 이끼 덩어리(암)가 생겼는데, 뜰채로 이끼 덩어리만 제거하면 어항 속의 물이 맑아질까요? 어항 속의 물은 여전히 탁한 상태이니 또 다른 부위에 이끼 덩어리가 생기겠죠.

그러면 또 방사선, 항암제, 수술로 이어지게 되어 결국 독한 치료로 환자는 돈만 실컷 낭비하고 죽어버리게 됩니다. 물론 우리가 낸 세금(건강보험료)도 엄청 낭비되겠죠.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한의사들 중에서도 한약만 지어서 눈에 보이는 것만 치료하는 한의사가 많기에 의사들에게 뭐라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신야히로미 박사는 자신의 암환자 중에 단 한 명도 사망진단서를 써본 적이 없는 유명한 의사입니다. 이 분은 암환자한테 수술은 어느 정도 허용하지만, 항암제나 방사선에 대해서는 절대로 좋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책들이 서점에 많이 나오고 국민들이 보고 있는데도 왜 메이저 병원들과 국립암센터에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을까요?

국립암센터에서 한의사를 고용하지 않는 이유가 ‘한의사들이 뭐 암 치료할 수 있냐?’고 말하지만, 더 구체적인 이유는 혹시 한의사를 고용하면 그동안 항암제, 방사선치료로 엄청난 진료비를 공단에 청구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까 겁이 나서 그런 건 아닐까 의심해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 한의사들은 더 이상의 언론플레이와 양방의 노골적인 비난에 놀아나서도 안 되며, 한약만 지어주면서 계속 약만 먹여서도 안 되며, 필요하면 양방으로 보낼 줄도 알고, 대체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환자의 건강한 생활을 관리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의학은 치료의학과 예방의학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사들이 한국의 의학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마지막 엘리트 집단임을 깨닫고 「동의보감」 글자 하나하나에만 너무 얽매이지 말고, 시대가 변한만큼 트렌드에 맞는 치료법도 개발하여 환자들에게 제공할 줄 아는 한의사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박 준 상
경기도 예와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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