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영역, 한의사의 영역
상태바
한의학의 영역, 한의사의 영역
  • 승인 2011.06.09 13:0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우

김종우

contributor@http://


연관 학문과 공유하면서 영역 넓혀가야

학생과의 수업 도중, 아래의 내용들이 한의학의 영역이라고 생각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물어보았다.

홍삼, 알로에 등의 건강보조식품
음양의 법칙에 의해 고안된 스파, 사우나
한약재가 들어간 건강식
경락마사지
보완대체의학시장에서 활발해지고 있는 아로마테라피, 명상

학생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한의학의 영역인지, 한의사의 영역인지에 대하여 논쟁으로 자연히 이어져 갔다. 많은 학생들이 위의 내용들에 대해 그렇게 탐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한의사의 직업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내용들은 누가 해야 하는 것이고, 또 한의사는 관련이 없는 것인가, 그리고 이것이 한의학의 분야에 속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진다.

최근 들어 한의학이 위축되었다는 진단이 나오는데, 한의학이 위축된 것인가? 아니면 한의사가 위축되었는가?에 대하여 생각을 다시 해본다. 우리는 한의학의 영역과는 관련 없이 한의사의 영역에 매달려서 스스로를 위축시켜 나가고 있지 않나 반문해 본다.

우리는 한의학을 배웠다. 물론 한의사의 업무에 관한 것들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연관 학문이나 분야에 대하여 접근하고 소화하는 것에 대하여는 등한시하지 않았나 싶다.

소위 보완대체의학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허공에 뜬 시장이다. 양의학과 한의학이 서로 눈치를 보는 사이에 주인이 없어 보이는 이 분야는 의료계에서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영역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자신이 직접 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남에게 주어버리기에는 너무나 큰 시장인 것이다.

우리는 한의학이라는 의학체계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한의사가 한의학의 체계에서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이것은 단지 한의학이라는 시장을 한의사가 독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부분들을 다른 연관학문과 공유하면서 한의학, 그리고 한의사의 영역과 역할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약사제도 하나를 만드는데도 한의사의 영역을 빼앗긴다는 생각으로 접근을 한다면 한의사의 영역은 한정된 상태에서 머물게 된다고 본다.

한의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한의학의 영역과 역할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한의학은 우리의 생활 깊숙이 곳곳에 있다. 그렇지만, 우리 스스로가 이에 대하여 ‘의미 없음’ ‘과학적이지 않음’ ‘한의사의 업무가 아님’으로 규정한다면, 정작 한의학은 한의사의 손에서 멀어질 것이다.

한의학의 이론으로 고안된 스파에서 명상과 마사지를 받고, 한약재가 풍성하게 들어간 건강식을 먹고 생기를 찾아 나오는 국민들에게 한의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동안 지면을 통해 옥고를 기고해 주신 필자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종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2011-06-14 01:10:40
앞으로도 훌륭한 강의를 통해 훌륭한 한의사 선생님들을 많이 길러주시길 바랍니다.
교수님의 칼럼 감사드립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