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맷돌
상태바
[우리문화 우리과학] 맷돌
  • 승인 2003.04.21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원심력이 숨어 있다

제분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 떡을 빚고 죽을 쑤며, 시원한 콩국수를 먹기 위해서 각 가정마다 필요했던 것이 맷돌이다. 밀 같은 곡물을 갈고, 팥 ·콩 ·메밀 ·녹두 등을 물에 불려 가는 등 음식만들기에 쓰였을 뿐만 아니라 풀매라 하여 옷에 먹일 풀을 만들기 위해 물에 불린 쌀을 가는 맷돌은 가정마다 반드시 구비해 두어야 할 중요한 기구중 하나였다.

이것은 크게 물맷돌과 구멍맷돌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구멍맷돌에는 한구멍·두구멍·네구멍 맷돌 등이 있으며, 물맷돌은 수로에서 떨어지는 물이 바퀴를 돌리고 그 힘을 받은 굴대가 윗짝을 회전시키는 맷돌로서 서아시아에서 발명되어 중앙아시아를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맷돌은 위와 아래 두 짝으로 구성된다. 아래짝 가운데에는 중쇠를, 위짝에는 암쇠를 박아 끼워서 고정시킨다. ‘ㄱ’자 모양의 맨손(손잡이)은 위짝의 구멍에 박으며 칡이나 대나무로 테를 메워 고정시키기도 한다.

위짝에는 곡식이나 물을 집어넣는 구멍이 있으며, 그 밑부분은 구멍을 중심으로 달팽이 모양의 홈이 파여 있다. 이 홈은 곡식의 투입구 쪽은 깊고 겉으로 갈수로 얕게 파여 있다. 양 짝이 접촉하는 부분에는 곡물이 잘 갈리도록 홈이나 구멍을 파놓았다.

맷돌을 갈 때에는 큰 함지에 맷돌을 앉히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한 사람은 곡물을 위짝 구멍에 떠 넣고, 한 사람은 위짝을 돌리면서 간다. 필요에 따라 물을 조금씩 붓기도 한다.

곡물을 갈 때 위짝은 항상 원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그 힘은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원심력이 작용해 곡물을 바깥쪽으로 밀어내게 된다. 잘게 갈려진 곡물 가루는 맷돌 아래 받쳐놓은 함지로 흘러내린다.

전문가들은 통기작용, 발생열의 냉각, 온도 상승 억제, 식물성 물질의 변질을 우려할 필요가 없는 이러한 맷돌의 구조와 기능은 잘 설계된 진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금은 신식 전기분쇄기에 밀려 헛간이나 골동품가게 신세이지만 맷돌은 분명 과학의 원리가 깃든 우리문화, 우리과학임에 틀림없다.

<오진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