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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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만 할 것인가?
  • 승인 2011.05.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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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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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 인터뷰 51 | 인창식 경희대 한의대 침구경락센터 교수

언제까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만 할 것인가?
논리적·객관적 진단과 합리적 치료로 우수성 인정받아야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한의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의학의 뿌리를 찾아 그것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현대에 맞게 다듬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더불어 새로운 학문 및 치료법에 대한 도전정신이 새로운 한의계의 발전에 기여하는 지혜가 아닐까 싶다. 한의학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온고지신을 실천하고 있는 인창식(40) 교수를 만나보았다.

  고전 익히며 한의학의 핵심 파악

“한의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여러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그 중 고전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적 근거를 통해 학문을 현대에 맞게 분명하게 다듬고 발전해간다는 의미에서 고전의 중요성은 다시 한 번 강조됩니다.”

인 교수는 학부시절 서당에 다니며 고전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그러던 중 최초의 침구학 문헌인 「마왕퇴의서(馬王堆醫書)」나 「명당공혈침구치요(明堂孔穴鍼灸治要)」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70년대 이후 중국에서는 「마왕퇴의서」에 관한 연구가 활발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까지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는데, 당시 인 교수는 현재 경희대 한의대 학장인 김남일 교수와 함께 이를 번역 연구해 2000년 「고대 중국의학의 재발견」이라는 제목으로 「마왕퇴의서」 관련 서적을 출판했다.

이후 침구분야에서 임상의 모든 적용 근거가 되는 경혈의 효능과 위치를 담고 있는 고의서 「명당공혈침구치요」도 현대의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고형균 교수님과 함께 「명당공혈침구치요」를 토대로 2004년 「침구의학의 뿌리」라는 책을 출판했어요. 당시 우리나라에는 「명당공혈침구치요」에 대한 판본정리조차 없었던 상황으로, 고전에서 말하는 경락이나 혈위의 핵심을 이해하고 현재에 적용하고 계속 발전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대체·통합의학, 새로운 분야에 도전

몇 해 전 인 교수는 미국 기능신경학회 전문의 정회원(Fellowship) 자격을 취득했다. 기능신경학은 카이로프랙틱 신경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환경자극의 변화에 대한 각 개인별로 고유한 신경계의 복합적 반응을 다루는 임상학문이다.

“기능신경학은 한의학에서 보는 인간관과 유사하게 자신의 몸이 치유할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이론으로, 일반 의약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기능신경학 외에도 인 교수의 또 다른 관심분야는 봉독 치료이다. 석·박사 시절 한국 한의학계 처음으로 봉독을 도입·연구해 임상 적용에도 크게 기여했던 고형균 교수의 지도를 받아, 권기록 교수와 함께 「봉독약침요법」 출판에 참여했으며, 탄탄한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임상에도 도움이 되는 침구분야의 새로운 치료법이라 여겨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마침 경희의료원 침구과 전공의를 마친 후 차병원 대체의학 난치병 센터에서 근무하며 그곳에서 그의 관심분야였던 봉독과 AK(Applied Kinesiology, 응용근신경학)로 주 진료를 했다. 진료 외에도 그곳에서 전세일 대학원장을 비롯한 여러 대체의학 및 통합의학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치료법을 직접 보고 배우며 해당 의학 분야에 대해 폭넓게 수용할 수 있었다.

  연구와 임상, 본질은 효과적 치료

그 동안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고전의 중요성을 깨닫거나, 봉독 및 AK와 같은 대체·통합의학에 대해 접근했던 일 등 인 교수에게 있어 목적은 하나였다. 즉 의학의 본질은 환자의 병을 잘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연구를 하고 있지만, 임상이나 연구 모두 환자 및 연구과제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결과를 내는데 목적이 있다는 기본구도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임상과 연구는 함께 도와가며 서로의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한의사가 학문적인 검토나 비판 없이 의료기술만 행사해서도, 연구자가 환자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연구만 펼쳐도 의학의 본질에 맞지 않기 때문에 둘 간의 긴장과 균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제 연구와 임상 활동이 결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전체 한의계의 발전에 기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흔히들 한의학은 정말 우수한데 세상이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의학의 기본은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진단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준다면 누구나 그 우수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즉 임상과 연구 모두 의학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하며 치료에 효과적인 것들을 현대에 맞게 더욱 세련되게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의학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신은주 기자

  인창식 교수의 칭찬릴레이 추천

박영배 교수(경희대 한의대 임상학교실 진단생기능의학과)는 한의학에 기반을 둔 인체의 기능적 평가법을 검증하고 연구개발하여 생기능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정립했다. 그 중 많은 내용이 이미 보험항목으로 진입했거나 진입 준비중으로 한의학 임상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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