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의학사의 터닝포인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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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의학사의 터닝포인트 24
  • 승인 2011.04.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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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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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에서 인간유전체까지

로버트 E. 애들러 지음,
조윤정 옮김 아침이슬 刊

인류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질병에 대한 인간의 노력은 수없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질병은 더 빠른 속도로 진화, 증가하며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지혜를 모아 어려운 시점들을 극복하였다. 그리하여 한꺼번에 많은 목숨을 잃게 하는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었으며, 신의 테두리에서만이 가능했던 생명의 구출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던 순간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한 의학의 숨 가쁜 혁명적 역사를 가능하게 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24가지의 사건들을 추려서 이 책은 엮어내고 있다. 의학의 프로메테우스 히포크라테스,  산부인과학을 창시했던 소라누스, 의학의 체계를 세운 갈레노스,  심혈관계의 구조를 밝힌 알 나피스, 의화학의 지평을 연 파라켈수스 등을 흥미롭고 인간미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심장과 혈액순환관계를 밝힌 17세기 하비, 천연두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한 제너, 박테리아를 발견한 파스퇴르와 코흐, 몸의 투시를 가능하게 한 뢴트겐 등은 의학적 지식과 함께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의식의 세계를 밝힌 프로이트, 바이러스의 비밀을 해독한 이바노프스키, 항생제를 개발한 플레밍, 이식수술의 성공을 이끈 바너드, 체외수정을 이룬 에드워즈와 스텝토, 광우병을 규명한 가이듀섹, 면역체계의 이론을 제시한 일리야메치니코프, 유전체의 비밀을 밝힌 왓슨과 벤트 등 의학적 전기도 눈여겨볼만하다.

그렇다면 우리 의학사에서는 어떤 터닝포인트가 있었을까? 후기 신석기 시대부터 있어왔던 화덕의 사용과 구법(灸法)의 등장,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쑥과 마늘의 용법, 고려시대의 과거제도와 의학교육 및 향약의 개발 민간의료를 위한 의료기구 등이 놀라운 전환점으로 떠오른다. 

또한, 세계 최초의 간호사를 양성시킨 조선시대의 의녀제도를 비롯해 「高麗老師方」과 「百濟新集方」, 그리고 「新羅法師方」에 보이는 약물의 수치 및 복용법, 임상의학의 기준을 마련한 「향약집성방」, 의학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의방유취」, 식품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식료찬요」, 질병을 외부 육음(六淫)의 작용에서 인체내부에서 관찰했던 「동의보감」, 마음의 의학으로 발전한 「동의수세보원」 등 우선 떠오르는 굵직한 것만 봐도 세계의학에 뒤지지 않는 독특한 우리 의학의 성과들이 즐비하다. 이제 세계를 향한 우리의 진정한 가치를 드높여야 할 때다. <값 1만 2천원>

金洪均 /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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