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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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소금
  • 승인 2003.04.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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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소금' 역할 톡톡
대나무의 기운 받으면 광범위한 치료제로 변신

한국의 대표 음식 김치와 된장의 특징은 짠맛에 있다.
소금에 절여 갖가지 양념을 버무린 김치는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채소류의 섭취를 보충하고, 채식위주의 한국식단에 중요 식물성 단백질원인 콩을 발효해 만든 된장, 간장 등은 더할나위 없는 효도식품이었다.

‘샐러리’의 어원은 소금
소금은 식생활 뿐만 아니라 내복이나 외치용 등의 치료에 이용되기도 했다.
또한 소금은 액운을 물리친다는 믿음이 있어, 곳곳에 뿌리기도 했다.
온 인류에 있어서 소금은 화폐나 금과 같은 존재로 통용됐다. 실제로 고대로마병사들에게 지급하던 ‘소금을 사기 위한 돈’을 뜻하는 라틴어 ‘살라리움(salarium)’에 어원을 두고 있는 ‘샐러리(salary:봉급)’에서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정제염과 환경오염이 문제
소금의 원천은 바다에서 나는 것으로 화학명은 염화나트륨이다. 염화나트륨은 전체의 95∼99%로써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소금은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유발하는 달갑지 않은 손님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산업폐수, 생활하수 등 각종 공해에 오염된 바닷물에서 채취한 소금, 전기분해로 대량생산해 내는 정제염(순수 염화나트륨)이 실제로 질병을 일으키는 원흉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은 재료에 따라 바닷물에서 얻는 해염(천일염)을 비롯해 암염, 호염, 조염, 정염 등이 있으며, 동태, 오징어 등 물고기에서 뽑은 화염, 오리, 닭, 개 등 동물의 피에서 뽑은 금염, 지렁이, 지네, 거머리, 전갈 등 곤충 종류에서 뽑아낸 토염 등과 같은 것들도 있다. 가공방법에 따라 소염, 용염, 천염, 죽염, 정제염 등이 있다.

제일 일반적인 소금은 바닷물에서 얻은 천일염을 볶거나 구워서 만드는 것이다. 강한 불에 구우면 소금의 불순물이 날아가면서 하얗게 변하고 소금이 탁탁 튀게 된다. 하얗고 유독성 가스가 없어지고 튀는 현상이 중지되면 완성된다.

생활 곳곳에 활용
소금은 주로 요리에서 사용되지만, 눈여겨 보면 실생활에 두루 사용된다.

먼저 요리에서는 푸른 야채들을 소금물에 담가두거나 데칠 때 소금을 약간 넣어 주면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또한 조리하기 전에 생고기에 소금을 뿌린 다음, 손으로 문질러 빨면 고기의 지방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참기름을 소금에 묻어두면 여름철에도 고소함을 유지시킬 수 있다.

세탁시에는 훌륭한 도우미 역할을 한다. 양말이나 흰 빨래 또는 기름때가 낀 옷을 빨거나 삶을 때, 혈흔 뺄 때 조금씩 넣어 주면 깨끗하게 세탁이 된다. 겨울엔 빨래가 어는 것을 막기도 한다.

은으로 된 식기가 검게 변색되었을 때는 탄산수소나트륨이나 소금으로 닦고, 후라이팬을 사용하고 난 후 뜨거울 때 소금을 뿌리고 나서 휴지로 닦아내면 기름이 깨끗이 제거된다. 뿌옇게 된 유리 식기와 사기그릇에 소금과 식초를 섞어서 닦은 다음 끓는 물에 씻어 마른 행주로 닦으면 광택이 난다.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의 짠맛은 신맛(酸味)을 더해주며 맛을 부드럽게 하는 반면 신맛이 강한 것은 소금을 치면 부드럽게 할 수도 있다. 단맛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단팥죽에 소금을 쳐서 먹으면 단 것이 이러한 원리에 의한 것이다. 밀이나 어육(魚肉) 단백질에 대해서는 농도가 낮을 때에는 용해하도록, 농도가 높을 때에는 응고시키도록 작용한다.

방부제 역할을 하기도 하며, 사과 등을 갈색으로 만드는 효소의 작용을 막아 갈변을 방지하거나 비타민 C의 공기산화를 방지하는 작용이 있다. 토란·문어·전복 등의 끈끈한 점액을 없애는 데도 소금이 유효하다.

백병의 원인이자 치료제
문헌에 의하면 소금의 기미는 鹹味가 주이고, 간혹 甘味, 辛味, 苦味라고도 하며 性味는 주가 寒이고 溫이나 平이라고 하며, 歸經은 주가 腎이 되며 위, 대장 소장, 心, 폐, 간으로도 전해진다.

소금은 백병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백병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는데, 주로 만성변비증 완화, 각혈, 토혈, 사혈, 지혈제로, 외용으로는 소염, 해독제로 쓰였으며 응용면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폐를 상하며, 특히 혈병, 소갈, 수종 등에는 금기할 것을 경고하고 있다. 서양의학에서도 뇌졸중이나 심장병, 고혈압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금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

과거 할머니들이 손주가 체했을 때 소금물을 먹이고, 부스럼이 났을 때 소금물로 씻겼던 것은 그 기능을 체득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소금의 성분인 NaCl중 Cl은 위액의 성분인 염산의 구성물질로서 소금이 없으면 위액이 만들어지지 않아 소화가 되지 않는 반면 소금에는 단백질을 굳게 만드는 간수성분이 많아 단백질로 구성된 위장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소금 섭취량이 많은 한국인은 이 때문에 위장계통의 질환자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역기능을 해소하는 것이 죽염이다. 죽염은 소화기 계통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소금이다.

오운 육기 따라 竹과 만나
죽염은 몇 년 전 효능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애호가들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건강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나무, 소금, 황토, 소나무 화목과 송진의 기운을 모아 한꺼번에 압축시켜 만든 양질의 죽염은 오운(五運), 육기(六氣)의 원리가 깔려있다.

과거에는 의가나 사찰에서 대나무통 속에 소금을 다져 넣고 아궁이 속의 밥짓는 불에 넣어 구운 소금을 소화제 등 약용으로 써왔다고 전해온다. 예전의 죽염은 대나무통 속에 천연소금을 다져 넣고 한두 번 구워서 쓴데 비하여 오늘날의 죽염은 독성 제거와 약성의 완전 합성을 위해 아홉번을 구워 만들고 있다.

대나무는 뿌리에서부터 잎까지 약용으로서 활용도가 매우 높은데, 곽란, 토혈, 거담, 중풍, 당뇨, 두통, 고혈압, 현기증, 신경쇠약, 임신빈혈, 간질, 불면, 과다음주, 피로회복 등에 효험이 있고, 대의 열매(죽실)는 신명을 통하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기운을 돕고, 대의 즙은 민간요법에서 치통, 멍든데, 응혈, 홍역, 통경, 기침, 이뇨, 대하증, 요통, 무좀, 태독, 폐결핵, 부종, 종기, 중풍, 강장제, 찔린데(금창, 창상) 등에 활용해 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대나무의 기운을 소금에 넣어 내복을 하거나, 세안 및 목욕시 물에 타 사용하기도 한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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