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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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한옥
  • 승인 2003.04.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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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바람 만들고, 겨울엔 햇볕 보듬는 구조
자연 벗삼은 지혜 곳곳에 배어

한국의 살림집
한옥의 넓은 의미는 ‘한국 땅에 지어진 모든 건축물’이나 좁게는 ‘사람이 살림하고 사는 살림집’을 지칭한다. ‘여염집’, ‘住家’, ‘屋舍’, ‘民家’라 부르기도 한다.

다른 주택구조와 가장 뚜렷하게 구별되는 점이 ‘구들과 마루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사계절을 두루 거치는 한국 기후환경과 적절하게 맞아떨어진다.

구들은 추운 북방에서 시작된 난방시설이며 반대로 마루는 무덥고 습기 많은 남쪽 지방에서 발전했다. 북방문화인 구들과 남방문화의 마루가 절충을 하면서, 두 이질적인 건축요소가 공존하는 것이다.

지방에 따라서 차이를 나타내는데 북부에서는 외부의 냉기를 막고 내부의 열을 유지하기 위해 방을 두 줄로 배열하는 겹집 구조와 낮은 지붕의 한옥이 발달했다. 이에 비하여 남부에서는 통풍이 용이하도록 방을 한 줄로 배열하는 홑집 구조와 마루 구조가 발달했다.

한옥의 구조는 대가족제와 신분제로 대표되는 한국사회의 질서를 나타내기도 한다. 집채를 따로 올리거나 작은 담장을 세워 주거 공간을 구분했다. 안채와 사랑채는 양반들이 사용했고, 대문에서 가장 가까운 행랑채는 머슴들이 중문간 행랑채는 중간 계층인 청지기가 거처했다.

재료로는 돌과 나무들을 사용했는데, 기둥과 서까래·문·대청바닥 등은 나무를 썼고, 벽은 짚과 흙을 섞은 흙벽으로 만들었으며 창에는 천연 나무로 만든 한지를 발랐다. 바닥에는 한지를 깐 뒤 콩기름 등을 발라 윤기를 내고 이는 방수의 역할도 했다.

지붕으로는 기와와 볏짚으로 이은 초가지붕이 가장 보편적이다. 서민들이 거주하는 민가에서는 대부분 볏짚으로 엮은 초가지붕을 얹었는데 이는 겨울에는 보온을 여름에는 단열작용를 했다. 구하기 쉽고 비도 잘 스며들지 않아 서민들에게 애용되었다.

자연과 조화로운 한옥

기단
한옥은 기단이라 부르는 댓돌(또는 죽담)을 여러 겹 축조하여 높게 하고, 그 위에 주초를 놓아 땅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이는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기 위한 것으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효과적이다.
더군다나 후덥지근한 장마를 지내는 한국의 기후에 적절한 지혜라 볼 수 있다.

처마
북위 36도를 전후한 한반도에서 겨울의 햇살은 받아들여야 하고 여름철의 뜨거운 햇볕은 막아 주어야 한다. 한옥에서 여름철 태양이 높이 떴을 때 햇볕을 가리어 그늘지게하고, 겨울철 방안 깊숙이 햇볕이 들어오도록 조절하는 것이 바로 처마이다.

처마의 깊이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했을 때, 대략 넉자(약120㎝)정도가 알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계절마다 다른 태양의 남중고도에 따라 빛을 적절히 받고, 막기 위해 쌓아온 선조들의 경험이다.

여름철 뜨거운 태양에 달구어진 마당의 공기와 처마 아래의 공기 온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생긴다. 이 때 온도차에 의해 공기가 이동하는 對流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바람이다. 그늘 밑에 서늘한 바람이 만들어지게 된다.

반면 겨울철에는 처마 밑에서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 없어지지 않고 한번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처마는 직사광선을 막아주며, 처마밑의 공간은 공기의 대류 현상으로 추위와 더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게된다.

처마는 온도조절기능과 더불어 빛을 조절하는 기능도 병행한다. 직사광선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서 마당에서 반사된 빛으로 집안내부를 은은하게 비추는 것이다.

구들
고래 켜고 구들장 놓은 온돌방에는 아랫목과 윗목이 있다.
부실한 사람이 뜨끈한 아랫목에서 몸을 지져 회복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 덥기도 하고 차야 혈액순환에 이로운 인체의 구조에 적절하지 않을 수 없다.

수명 다하면 다시 흙으로
불편한 구식이라 생각되는 한옥에는 자연과 순화하려는 한민족의 정서가 지혜롭게 반영돼있다.

더군다나 환경문제가 점점 생존의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태도와 지혜는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한옥은 집자리 잡는데서부터 자연환경과 조화하려는 성향이 짙다. 자연을 변형시켜 집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풍수에 맞는 입지를 선정해 자리를 트는 것이다. 부득이 하면 터를 깍지 않고 오히려 돋아서 집을 올렸다. 산을 깍아 녹지를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과거에는 아궁이에서 태울 수 있는 쓰레기를 대부분 소각시켰다. 아궁이에서 지핀 불길이 방고래를 핥으며 가다가 고래 끝에 파 놓은 개자리에 이르러서는 당분간 맴돈다. 고래 높이가 30cm가량이라면 개자리는 고래 바닥으로부터 60cm 이상 파내려 간다. 고래에 비하여 개자리는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다.

여기서 연기가 잠시 머물면서 냉각된다. 그때 연기가 지닌 끄름이 개자리로 떨어진다. 그리고 나서야 맴돌던 연기가 연도를 통해 굴뚝으로 향한다.

굴뚝 밑에도 개자리를 판다. 남은 것들이 여기에서 다시 떨어지면서 깨끗한 공기가 굴뚝을 통해 배출되므로 자연을 더럽히지 않는 지혜가 돋보인다.

수명이 다한 집은 흙과 거름이 되고 불을 지피는데 사용했다.

오진아 기자

자료제공:한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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