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한의사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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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한의사 돼야 한다”
  • 승인 2011.02.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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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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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 인터뷰 43 | 오수석 경기 광주 인보한의원 원장

병의 근본 파악과 배경지식 위한 인문학적 소양은 필수

대한한의사협회 보험담당 부회장, 대한형상의학회 부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상임이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위원 등 오수석 원장의 활동영역은 참 다양하다. 환자를 보고 진료하는 일만으로도 하루가 금세 지나갈 텐데 어떠한 열정과 힘찬 에너지가 그 많은 역할을 소화해 낼 수 있게 하는지 직접 만나보았다. 

   선대와 후대 잇는 가교 역할

“한의학은 선열들로부터 받은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저는 한의사로서 우리의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는 데 항상 자부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그동안 우리가 지켜온 문화자산이 후대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 현재를 살아가는 한의학연구자들에게 또 하나의 사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선대와 후대를 잇는 가교역할을 위해 그가 택한 일 중 첫 번째는 학회 강의를 통해 후배들과 만나는 일이었다. 특히 대한형상의학회 부회장이자 교수로 부인과 강의를 10여 년  이상 진행하며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고 후배들과의 소통을 이루고 있다. 

강의 외에 그가 한의계에 기여하는 일 중 두 번째는 한방의료에서 한방건강보험의 역할을 확대하고 한의계의 현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다.

“한·양방 보험시장에서 한방의 시장점유율은 4% 미만입니다. 이 열악한 현실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또 양방병원의 실제 경영 수익은 검사료에서 나오는데 비해 한방의 검사료는 1%에 불과합니다. 더불어 보험약의 비중도 1% 미만입니다. 이들이 확대되어야 한의계의 미래가 밝다고 봅니다.”

오 원장은 “지난 세대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은 현 한의계에서 후대가 딛고 지나가야 할 튼튼한 다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재의 보험제도가 변화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며 힘주어 말했다.

   인문학 공부하는 한의사

한의계의 밝은 미래를 위해 중요한 세 번째로 오 원장은 한의계 후배들에게 한의학과 더불어 인문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을 것을 권했다. 즉 머리로 소통하기보다는 몸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한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문학이나 철학을 전공하려 했을 만큼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한의학을 공부하게 된 후로는 한의학을 제대로 알기위해 인문학을 더 깊이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다보니 역사, 문화, 불교철학 등 공부하는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게 되더군요.”

오 원장은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단지 한의학만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아니라 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그라미를 그리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종이 위에 처음부터 동그라미를 새겨 넣는 것과 바깥 면부터 색을 칠해가며 원이 드러나게 하는 방법. 이 둘 중 내가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방법은 후자로 즉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원인을 찾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오 원장은 환자를 대할 때 환자의 병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즉 병을 이해하려면 환자와 소통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편한 것이 병이기 때문에 불편한 요소를 찾아 해결해 주는데 진료의 초점을 맞추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마음속의 실타래를 풀어주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결국 오 원장이 지향하는 의사의 모습은 단지 사람들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이전에 그 사람의 배경은 어떤지 더 나아가서는 그를 둘러싼 사회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간파하는 등 근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를 나무의 꽃과 열매에 비유한다면 뿌리는 문화를 피워내는 이념과 사상일 것입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아름다운 꽃과 열매가 피어나듯이 이념이나 사상 그리고 체험 등의 바탕이 풍부해야 문화 역시 풍성하게 발전하겠죠. 한의학도 문화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한의학 뒤에 풍부한 배경지식이 바탕이 될 때 병에 대한 이해도 높아질 것입니다.”

   단단한 뿌리와 좋은 열매

“지산선생님이 한 말씀 중에 ‘한의학을 공부하면 환자에게 죄 짓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말씀이 있어요. 공부를 제대로 하면 환자를 잘 진료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인데, 그런 의미에서 항상 공부하는 한의사를 지향하며 후배들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는 한의사가 되길 바랍니다.”

어떤 분야든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더라도 만시간을 들인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만시간의 법칙이 있듯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 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의학의 배경지식을 쌓는 일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즉 뿌리를 튼튼히 해 좋은 열매를 맺듯 한의학이라는 우리문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한의계의 선후배 모두가 힘을 모아 소통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오 원장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경기 광주=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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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한의대 김명동 교수는 제자들과 한약 제법연구에 몰두하며 전통한의학에 대한 해석범위를 넓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시대에 맞춰 한의학을 연구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에 열정적인데 그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한의계가 살길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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