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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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뜸
  • 승인 2003.04.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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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병·화농성질환에 활용
'연소 특성'과 '임상 효능' 상호관련성 분석 필요

옛부터 "만성병은 뜸으로 고쳐야 한다"고 했다. 뜸 즉 한자로 '灸'는 '久' 밑에 '火'로 만들어진 글자이다. 불을 오래하면 좋다는 뜻이다.

뜸은 鍼과 함께 오랜 전통과 역사 속에서 연구 발전된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또한 구급요법으로써 칼 및 창으로 입은 화농성 질환의 외과적인 치료에도 대단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기원
뜸의 기원에 대해서는 중국설·인도설 등이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중국설의 경우, '黃帝內經'의 침·뜸에 관한 내용에서 지리·풍토적 여건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즉 한약이 중국의 남방권 의료로 땅이 비옥하여 식물이 번식하는 양쯔강 유역에서 발달한 데 반해, 토지가 비옥하지 못한 황허강 유역에서 야생하는 쑥류를 제제로 한 뜸과 돌·금속류에 의한 침술 등이 북방권 의료로 발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설은 BC 500년경 석가와 함께 같은 시대에 살았던 명의 耆破가 태어날 때 이미 '약낭과 침을 가지고 있었다'는 설과 그밖에 많은 불전에 침·구에 관한 것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고대인도에서 발상하여 중국으로 들어와 체계화되었을 것이라는 설이다. 그리고 한국에 소개된 것은 5∼6세기 이전으로 보고 있다.

재료
뜸의 재료는 대부분 艾絨을 사용하고 있으나, 옛 조상들은 독특한 효능을 얻기 위해 燈心草, 桑枝, 桃枝, 竹茹 등 다양한 약물을 施灸 재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桑枝灸는 독을 빼내고 통증을 멈추게 하는 효능과 '補接陽氣 去腐生肌'의 효능이 있고, 桃枝灸는 경맥을 溫通하고, 陰寒을 驅散하는 효능이 매우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격한 열자극이 필요한 경우에는 艾灸가 적절하며, 완만하고 지속적인 열자극이 필요한 경우에는 桃枝灸가 적절하다. 또 급격한 자극과 완만하고 지속적인 자극이 함께 필요할 경우에는 桑枝灸의 선택이 적절한 것으로 실험결과 확인된바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쑥
뜸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쑥은 누구든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사철쑥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일반적으로 쑥은 그 성질이 따뜻하며 맛은 쓰고 독이 없다.

무엇보다 생명력이 강하여 메마른 땅에서도 비료나 농약 없이 잘 자라는 완전 무공해 식물이며, 각종 약품, 비료, 농약 등의 독소를 분해해 체외로 내보내는 강력한 해독제다.

역사적으로도 춘추전국시대에 이미 쑥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명시대의 이시진이 저술한 '본초강목'에는 "쑥잎은 백가지 병을 치유한다"고 기술돼 있다.

쑥뜸은 찬 기운을 물리치고 氣를 따뜻하게 하여 氣血을 잘 통하게 함으로써 각종 질환을 개선하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증가시키고 元氣를 증진시키는 강장작용을 한다.

고의서에 나타난 뜸
고대 의학서인 '황제내경' 영추의 금복편에서는 "脈 중의 氣血이 모여 있거나 응혈된 경우는 우선 불로 다스리며, 곧장 침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기록한 사실을 비춰보았을 때 인간들은 질병치유의 방법으로 인체의 화상독을 이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또 '天人相應'이라는 정체관적 관점에서 천지의 자연법칙에 순응하여 刺·灸한다는 대원칙 하에 병인의 연령, 체력의 강약, 체질의 肥瘦 등의 상태를 고려해서 四時의 변화에 순응하여 각각 달리 행해져야 하는 구법의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직접구과 간접구
뜸에는 직접구와 간접구의 두 가지가 있다.

보통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은 직접구이며, 피부에 직접 뜸쑥을 놓고 태워 작은 화상을 일으키게 하는 방법이다. 그 작용은 열 자극에 의한 신경반사로 얻는 효과와 화상의 혈청 면역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반면 간접구는 피부나 조직에 자국을 남기지 않고 온열자극을 주는 방법인데, 온열작용에 의해 신경반사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방법은 뜸쑥과 피부 사이에 생강·마늘 등을 얇게 썰어 놓음으로써 화상을 입지 않게 한다. 또는 溫灸器를 이용하기도 한다.

자극과 생리적 반응
灸法의 효능은 연소시 용출되는 진액의 화학적 자극과 온열자극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그러나 진액의 화학적 유효성분과 온열 자극량은 연소과정에서 발생되는 연소특성에 의해 좌우되는데, 연소시간, 연소온도, 승온속도에 따라 변화될 수 있으며, 화상의 손상도와 온열 자극량도 연소열량에 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바 있다. 따라서 연소특성에 따른 임상적 효능과 상호관련성의 지속적인 연구로 뜸 치료의 과학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피부는 장부의 창이라 할 만큼 피부의 특정부위는 장부나 신경계통과 관련이 있다. 뜸으로 피부를 태우면 신경이나 조직에 열 또는 온열자극을 주므로 뇌척수신경이나 자율신경 계통에 긴장도나 혈구변화를 일으킨다.

또 뜸 기둥이 발산하는 불기운과 쑥잎의 약 기운이 혈속으로 파고들어, 일종의 이화학적 작용을 일으켜서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모든 기관의 생리적 기능을 항진시켜 준다.

인체 자동조절능력과 뜸
뜸은 쑥을 피부에 놓고 불을 붙여 태우기 때문에 "대단히 뜨겁겠지"라는 공포가 뒤따른다. 또 흉이 남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런데 덜 뜨겁게 하는 방법이 있다. 뜨거움은 쑥의 뜸봉을 살갗에 놓고 불을 붙여서 쑥이 다 타고 불이 꺼질 무렵에 느낀다. 이 때에 손가락 세개 즉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을 삼각으로 벌려서 뜸봉 주위를 살그머니 눌러준다.

그 이유는 痛, 觸, 冷, 溫 등의 각기 다른 감각점이 피부 면에 분포되어 있어서 뜸을 할 때에 쑥이 다 타고 꺼질 무렵에 그 주위를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여러 가지 감각이 혼동되어 뜨거움을 완화해 줌으로 이 방법을 써서 뜨거운 고통을 덜어 주는 것이다.

또 우리 인체는 자동조절능력을 갖고 있어서 뜸을 할 때 처음 며칠간은 뜨겁던 것이 나중에는 쾌감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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