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강론(61) - 화풍정(火風鼎)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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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강론(61) - 화풍정(火風鼎) ③
  • 승인 2011.02.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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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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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음효(六五)에 대해서는 ‘솥의 귀가 누렇게 되고 거기에 걸려 있는 솥고리 또한 단단하게 되니 올바르게 되어 이로와짐이라(鼎黃耳金鉉 利貞)’고 하였습니다.

 

밥을 지으려고 계속해서 솥에 불을 지피게 되면 뜨거운 열기 때문에 쇠로 만들어진 솥귀와 솥귀에 매달려 있는 솥고리 모두 황금색으로 노랗게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 정도까지 계속해서 알맞은 불로 달구어야만 솥 안이 만들어진 밥으로 충실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象曰 鼎黃耳 中以爲實也).

혁명의 완성을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지속적인 열정이 필요하다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의욕을 잃는다든지 이제는 다 됐겠지 하고 방심하면 설익은 밥이 만들어지듯 혁명을 제대로 완성할 수 없습니다. 밥을 지을 때의 불기운(火)처럼 혁명의 시기에도 불같은 정열과 추진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화풍정(火風鼎)괘의 마지막 여섯 번째 양효(上九)에 대해서는 ‘이제 밥이 다 되어서 꺼내야 하니 뜨거운 쇠보다는 옥으로 만든 솥고리가 크게 좋아서 모두에게 좋으리라(鼎玉鉉 大吉 无不利)’고 하였습니다.

쇠가 필요한 때가 있고 옥이 필요한 때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옥이 쇠보다 부드러운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옥으로 만든 솥고리를 맨 위에 달아놓음으로써 강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적절히 조화시킨다고 하였습니다(象曰 玉鉉在上 剛柔節也).

폭풍과도 같은 혁명이 성공한 뒤 다시 평범하고 부드러운 시기로 넘어올 때는 쇠(金鉉)의 단단함보다는 옥(玉鉉)의 부드러움이 더 알맞을 것입니다. 이른바 비상시의 혁명과도정부에서 안정기의 민주공화정부로의 이행(移行)입니다. 혁명의 패러다임 속에는 이렇게 가열차게 바꾸는 것과 바뀐 후의 안정화를 수행할 수 있는 역할체가 모두 있어야 할 것입니다.

‘목상유화(木上有火), 선풍후화(先風後火)’를 한의학적으로 고찰해본다면 ‘풍열범폐(風熱犯肺)’가 떠오릅니다.

발열이 심하고(發熱; 身熱; 혹 壯熱) 약간 추운 바람이 싫으며(微惡風寒), 기침을 하며, 노랗고 끈적한 가래(咳嗽痰黃稠)와 탁한 콧물이 흐르고, 목구멍이 부으면서 아프며(咽喉疼痛), 간혹 헐떡거리듯 숨이 차고(氣喘), 속이 답답하게 번조하여 불안해지며(煩躁不安),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하고(口渴喜飮), 설질은 붉게 되며(舌質紅), 황색의 설태(黃 혹 薄黃 舌苔)가 끼고, 맥은 부삭(浮數)한 상풍표열(傷風表熱)의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이럴 때는 상엽(桑葉), 길경(桔梗), 금은화(金銀花), 지모(知母), 과루인(瓜蔞仁), 천화분(天花粉), 행인(杏仁), 연교(蓮翹), 노근(鮮蘆根), 마황(麻黃), 백강잠(白蠶) 등의 약물로 풍열을 흩어 내보내고(疏散風熱), 열독을 식혀 해소하며(淸熱解毒), 폐의 선발(宣發)기능을 도와주어 기침을 멈추게(宣肺止咳) 해야 합니다.

치료처방으로는 상국음(桑菊飮), 은교산(銀翹散) 등이 온병조변(溫病條辨)에 제시되어 있으며, 사백산(瀉白散; 小兒藥證直訣),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 傷寒論) 등이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박완수 /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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