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천문관측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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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천문관측기구
  • 승인 2003.04.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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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발명 이전의 가장 정밀한 관측
혼천의·간의, 천체위치 관측지점위도 시각 측정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천문관측기구로는 '渾儀'와 '簡儀'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천체를 관측하는 첨성대 간의대 소간의대 관천대 등이 축조되었고, 천체관측에 필요한 간의 혼천의 등의 관측의기 등이 제작되었다.

그리고 이 사업을 위해 나라에서는 서운관 관상감(조선시대의 경우 최고 책임자는 영의정이 겸함) 등의 천문기관을 두고 이곳에 많은 관원을 배치해 연구에 진력하도록 했다.

당시의 국가가 이처럼 천문에 관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이유는 '天象을 관찰하고 백성에게 시간을 가르쳐 주는 것'을 제왕의 의무로 여겼기 때문이다. 즉 천문학이 유교정치의 이념적 기둥 노릇을 했다는 말이다.

특히 세종대에는 경회루 둘레에 많은 관측시설들을 만들어 매일 밤 5명의 천문관들이 하늘을 관측하게 했다. 경회루 남쪽에는 자격루를 설치한 보루각이 있었으며, 북쪽에는 돌로 높이 31척, 길이 47척, 너비 32척의 천문대의 일종인 간의대를 축조하여 모든 기본적인 천문의기를 간의대에 집중시켰다.

간의대 서쪽에는 높이 40자가 되는 銅表라고 하는 圭表를 세웠다. 간의대 위에는 세종대 19년(1437년)에 천체의 위치, 관측지점의 위도, 시각 등을 측정하는 大簡儀를 청동으로 제작하였다.

간의는 복잡한 渾天儀의 구조를 간소화한 것으로, 赤道環과 百刻環 四游環 규형을 따로 떼어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종류는 거대한 대간의와 휴대용인 소간의가 있었다.

간의의 구조는 지구본 모양으로 3개의 둥근 고리를 서로 엇이어 놓은 모양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 3개의 고리가 바로 '적도환' '백각환' '사유환'이다.

먼저 적도환은 365도 4분의 1의 각도를 측정할 수 있게 눈금이 그려져 있으며 동서로 움직일 수 있고, 그 안에 있는 백각환에는 12시각과 100각의 시간표시가 눈금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사유환은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나 움직일 수 있으며 여기에 눈을 대고 먼 곳을 관측할 수 있는 窺衡이 달려 있다.

오늘날 망원경 관측에서 좌표 고정원리와 똑같은 역할을 한 규형에는 양쪽에 橫耳라는 돌출부를 만들고, 그 가운데에 지름 6分의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다시 얇은 줄을 장치해 두었다. 별을 관측할 때 양쪽 줄과 관측대상이 일치하도록 사용하려는 이유에서다. 이는 망원경이 발명되기 이전의 가장 정밀한 관측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간의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渾天儀('渾儀' 또는 '渾象'이라고도 불림)는 검은 천을 가지고 둥글게 만들었는데, 그 둘레가 10자(尺) 8치(寸) 6푼(分)이었다. 여기에 주요 별자리를 모두 그려 넣고, 이들이 하루에 한번씩 돌게 만들어 황도에 태양을 매어두고, 별자리 위를 태양이 하루에 1도씩 옮겨가게 만들었다. 이것은 실제 천체운동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혼천의'는 '혼상'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혼천의'와 '혼상'은 서로 다른 장치라 한다. 즉 '渾'이란 '圓' 또는 '球'를 뜻하는 것이고, '儀'는 실제 관측장치를 뜻하고, '象'은 모델을 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천의'란 실제 천체운동을 관측하여 천체의 위치를 측정하려는 것인데 반해, '혼상'은 천상을 그대로 눈앞에 나타내 보여주려는 모델장치였던 셈이다.

혼천의는 아주 복잡한 구조의 관측기구로서, 그 구조가 3층으로 돼 있다. 외층은 六合儀라 불렸는데, 子午環 地平環 赤道環으로 되어 있고, 가운데층은 三辰儀로 그 안에 璇璣環 적도환 白道環, 黃道環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안쪽 층은 四遊儀인데, 여기에는 赤經雙環과 관측구멍이 있어서 별을 관측하게 되어 있었다.

한편 우리는 첨단과학시대에 살면서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민족의 과학문화재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모르는 것이 많다. 이는 옛 문헌에 기록돼 있는 과학사료와 유물이 훼손되어 없어졌거나, 발굴과 조사가 활발하지 못한 것이 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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