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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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기와
  • 승인 2003.04.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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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짝짓기, 음양 원리 반영.
'천연의 선' 처마 곡선의 입체미, 세계적 찬사

사람들이 처음 집을 지으면서 지붕을 덮은 것은 농사를 짓고 난 뒤 나오는 볏짚이나 자생하는 풀을 이은 것이다.

이처럼 풀을 이용한 지붕은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내구성이 좋지 못해 오래가지 못했고, 화재에도 무방비였으므로 사람들은 점차 대체 재료를 생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기와이다.

기와는 자연에서 채취되는 흙을 그대로 사용하는데, 적당히 모레가 섞인 논흙과 같은 점토질 흙을 이용하여 제작한다.

요즈음에는 지붕건축의 종류와 방식이 다양해져서 기와를 이용한 경우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그나마 있다해도 개량기와가 사용되고 있어 별 흥미 꺼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기와의 종류와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 조상들의 철학과 예술성에 금방 매료될 것이다.

우리 나라의 기와지붕은 앞에서 바라다보면 좌우가 들려 보인다. 그것은 용마루 때문인데, 일본이나 중국의 용마루는 수평선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의 용마루는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용마루 곡선은 기와쟁이 두 사람이 양편 끝에 서서 동아줄을 늘이게 되는데, 동아줄은 아무리 힘써 잡아당겨도 만유인력 때문에 가운데가 쳐지게 돼 있다. 우리의 기와지붕은 바로 이런 선을 갖는다. 그래서 이를 두고 천연의 선이라 한다. 입체적 구조를 갖고 있는 지붕처마 곡선은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탄성을 지를 정도로 그 미학을 인정받고 있다.

전통기와는 그 쓰임새에 따라 기본기와, 막새기와, 서까래기와, 마루기와, 특수용 기와 등으로 나뉘며, 그 종류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기본기와는 암키와와 수키와로 구분되며, 지붕에 이어져 기왓골과 기왓등을 만들게 되며, 눈과 빗물의 누수방지용으로 사용된다. 암·수키와의 명칭은 음양의 원리에 의해 비롯된 것이다.

막새기와는 처마 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무늬기와로, 각 시대와 지역에 따라 문양이 다양하고 제작수법이 다르기 때문에 당시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옛 건축가들은 건축의 미가 처마 끝을 장식한 막새기와의 美에서 완성을 거둔다고 생각해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막새기와를 만드는 기와장이에게 최고의 월급을 주기도 했으며, 백제에서는 막새기와의 예술성을 높이 여겨 '와박사제도'를 두어 전문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서까래기와는 서까래가 처마 끝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서까래의 부식을 막고 장식을 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그 특징은 일반적인 막새모양과 같은 형식으로 제작되지만, 막새처럼 뒤에 붙는 기본기와가 없고 중심부에 못 구멍이 뚫려 있어서 고정시키게 되어 있다.

마루는 용마루 내림마루 추녀마루(귀마루) 등으로 구분되며, 마루기와는 마루의 종류에 따라 제작되었다.

특수용 기와는 담장용 배수로용 전탑용 기단용 장식용 무덤용 등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암·수키와를 그대로 쓰거나 파손된 것을 사용했다.

기와에는 여러 가지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여기에 반영된 전통문양은 그 당시 의식의 반영이며, 정신활동의 소산이며, 창조적 미화활동의 결과로 표현된다.

주로 사용된 무늬는 연꽃, 보상화, 인동초, 봉황, 가릉빈가, 기린무늬 등으로, 이는 개인의 주관적 사상과 정서를 표현한 것 이라기 보다는 집단적인 가치를 표현한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도깨비나 귀신의 형상을 한 귀면 문양은 '초자연적 존재인 귀의 힘을 빌어 사악한 것(재앙·질병 등)을 물리치겠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으며, 민간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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