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468) - 『道藏輯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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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468) - 『道藏輯要』
  • 승인 2010.11.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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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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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淨修養에 근본한 道家醫學說의 요점

고의서산책(468) - 『道藏輯要』

淸淨修養에 근본한 道家醫學說의 요점

 

 

『도장집요』

 조선시대 이름 모를 도가인물이 『道藏經』의 여러 책 가운데서 수양과 양생에 도움이 되는 의약적인 내용만을 간추려서 엮은 책이다. 오래 전에 이 코너를 통해 소개한 바 있으나 그때 미처 다하지 못한 내용이 있어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로 한다.(190회 道藏輯要抄 - 太上老君 말씀하신 日用養生訣 2004년 02월 20일) 서명은 본문 첫 장의 卷首題를 따라 『道藏輯要』로 고쳐 붙였다.

 

본문에 앞서 太上老君說上淸淨經註가 수록되어 있는데 瑩蟾子 李道純이란 元代의 道士가 주석을 붙인 것이다. 李道純은 도사이자 학자로 호를 淸庵 혹은 瑩蟾子라 하였으며, 白玉蟾의 再傳弟子이다. 『老子』연구에 전념하여 ‘道’에서부터 ‘眞常’개념을 창안하여 內丹 이론을 확충하였다. 저서로 『道德會元』,『中和集』,『三天易髓』,『太上大通經註』,『全眞集玄秘要』,『無上赤文洞古眞經註』등을 남겼으며 제자들이 그의 말을 모아 만든 『瑩蟾子語錄』이 『正統道藏』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어 太淸中黃眞經釋題가 실려 있는데 편저자의 서문이자 讀法을 풀어놓은 해제에 해당한다. 본문의 첫 편은 太淸中黃眞經이라 했는데, 九仙君이 짓고 中黃眞人이 주석을 붙인 것이다. 內養形神章, 食氣玄微章, 五芽咸惡章 등으로부터 九行空門章, 六腑萬神章, 勿泄天機章까지 모두 1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후로 太上老君內觀經, 太上老君說了心經, 太上內丹守一眞定經, 太上說轉輪五道宿命因緣經, 太上老君曰內丹經, 太上造元經, 沈中經, 太上老君內日用妙經, 太上老君外日用妙經 등 여러 편의 글을 차례로 채록해 놓았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허준이 직접 쓴 『동의보감』집례에는 “道家는 淸淨修養으로 근본을 삼고 醫門은 藥餌鍼灸로써 병을 치료한다.”(道家以淸淨修養爲本, 醫門以藥餌鍼灸爲治)는 말이 쓰여 있다. 즉, 평소에는 몸과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수양하여 精氣神과 오장육부의 조화를 꾀하고 병이 이미 발생했거든 탕약과 음식, 침과 뜸으로 수단을 삼아 치료에 임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未病, 已病에 앞서 스스로의 인간의 몸을 바라보는 대원칙을 천명한 것으로 인체의 항상성을 통한 자율기제를 중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뒤이어 ‘도가는 그 정미로움을 얻었고 의문은 그 거침을 얻었다(道得其精, 醫得其粗)라고 표현한 것이다. 바꿔 말해 인체의 정밀한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고 약이나 침구로 치병하는 것은 그 술법이 아무리 정밀하여도 거칠고 위험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허준선생이 말한 바 청정수양을 통해 精 ․ 氣 ․ 神 三要의 조화를 이룩하는 실천적인 경구들을 모아놓은 셈이다. 원서는 1책 55장의 淨寫本으로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원문은 한국의학대계에 영인하여 수록되어 있으며, 한의고전명저총서 웹서비스에서 이미지와 텍스트를 이용할 수 있다.

권두에 자리 잡은 ‘太上老君說上淸淨經註’의 마지막 끄트머리 李道純이 주석한 글 가운데 다음과 같은 말이 있어, 이 책을 통틀어 주제로 삼을 만하다.
“항상 맑고 항상 고요한 것이 진정한 평상의 도리이다.(常淸常淨, 眞常之道)”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날마다 눈앞의 일상사에 전전긍긍하며 자신을 돌아보기에 여념이 없는 나날을 지낸다. 이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에 잠시라도 헛된 욕망과 근심걱정을 내려놓고 맑고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을 비추어 보아야만 한다.

원작자 이도순은 1585년(선조 18)∼1625년(인조 3) 사이에 생존해 있던 인물이므로 『동의보감』집필 시기 조선 도가의학의 실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여겨진다. 그는 자가 子粹, 호는 慕齋, 淸庵, 與賢亭 등으로 불렀으며, 寒岡 鄭逑의 문인으로, 문장과 필법이 뛰어났으며, 문집으로 『慕齋集』이 전한다.
평소 그의 인품이 고상하여 의병장으로 잘 알려진 忘憂堂 郭再祐(1552∼1617)의 推重을 받았는데, 곽재우가 만년에 江舍를 그에게 주며, “요순은 천하를 어진 이에게 주었는데, 나는 그대에게 강사(江舍)를 주어 어진 이로 대하고자 한다.”하고 忘憂亭을 주었다고 한다. 곽재우 역시 도가 양생에 밝은 인물이어서 그와 세대를 뛰어넘어 마음으로 교유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상우/한국한의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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