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제형 프로토콜 論하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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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제형 프로토콜 論하다(6)
  • 승인 2010.11.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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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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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제형 프로토콜 論하다(6)

“필터링을 통해 전분과 점액질을 모두 제거해 버리면 약성이 약해지는 경향을 띤다”

이번 글에서는 한약재에서 추출된 약액의 농축과 연관된 사항들을 논하여 보기로 하자.

한약재에서 약액을 추출하고 나면 일선 한의원에서는 액상 상태로 파우치 포장을 하여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제형 변화를 할 경우에는 약액의 농축이 필수이다. 또한, 농축하는 과정에 필터링 및 건조 등에 대한 공정이 포함된다.

이 세 과정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데, 예를 들면 필터링을 통하여 약액의 전분과 점액질을 제거하면 액상의 농도가 낮아지는 관계로 농축과 건조가 편리해진다. 그러나 전분과 점액질을 모두 제거해 버리면 약성이 약해지는 경향을 띤다. 그렇다고 농축을 먼저 해버리면 필터링 및 건조에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자된다.

농축하는 방식은 무압농축, 감압농축이 주로 활용되며, 건조 방식은 분무건조, 동결건조가 주로 활용된다. 농축의 연장선에 건조가 있기 때문에 두 가지는 공정상 함께 이루어지기도 한다. 무압농축은 쉽게 말하면 열을 가하며 졸이는 것이다. 한의원에서 약액이 많이 추출될 경우 적정 용량에 맞추어 약을 졸이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누구나 활용하기 쉬운 장점이 있으나 농축액상의 양이 줄어들수록 농축 효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열로 인하여 약성이 변성되기 쉽고, 약액이 일부 타버리는 상태가 발생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의 대안이 감압농축이다. 감압하여 끓는 점을 낮춤으로 열로 인한 약성의 변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에탄올로 약액을 추출한 경우 액상 속에 함유된 에탈올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따로 정제하여 재활용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감압장비의 설치에 비용이 따르고, 비용 대비 처리 용량이 적은 단점이 있다.

건조는 분무건조와 동결건조가 있다. 분무건조는 대용량 설비가 수월하지만, 약효의 변성소지가 있으며, 동결건조는 휘발성분을 수용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러한 농축과 건조의 과정 중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사항이 필터링이다. 한약액상에는 20~30%의 전분과 점액질이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을 어느 과정 중에 필터링하여 제거하는가에 따라서 농축 및 건조공정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대용량을 제형 변화하는 경우 주로 무압농축과 분무건조를 활용하고, 소용량을 제형 변화할 때는 주로 약효를 담보하기 위하여 감압농축과 동결건조를 활용한다.

그러면 실제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농축, 건조, 필터링된 약물들은 추출된 한약액상 원형과 비교하여 효능이 동일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의 표는 마황을 열수추출한 액상, 액상을 80%까지 감압농축한 농축액, 농축액을 필터링하여 전분과 점액질을 30% 분리시킨 정제액상 3가지의 에페드린 함량의 비교 분석표이다. 





유효 성분상에는 큰 차이가 없다. 기존의 여러 연구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기존의 제형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효 성분상의 동일함이 약효의 동일함도 담보할 수 있는가? 위와 같이 유효 성분의 데이터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 약물을 각각 복용하였을 경우 효능도 동일할 것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다양한 약물을 제형 변화하면서 임상에서의 약물 유효성에 대하여 살펴본 결과 비슷하기는 하였지만, 열수추출된 한약액 자체보다 제형 변화된 약물들의 효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선 처방 별로 제형 변화의 방법들을 달리 하고, 또한 원처방의 함량비율도 제형 변화 방법의 특성에 맞추어 약재 별로 재조정이 필요하다. 또한 이는 한의사만이 수행 가능한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김경환/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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