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제형 프로토콜 論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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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제형 프로토콜 論하다(1)
  • 승인 2010.10.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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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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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제형 프로토콜 論하다(1)

“제형 변화가 과연 한의계의 금도끼가 될까. 아니면 한약에 대한 인식만 어지럽힐까. 두 가지 모두 가능하다”

현재 한의계는 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다. 문제점을 찾아보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로컬 한의원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한의원의 내원환자 수와 매출이 감소하고 또한, 한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각 한의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고, 오히려 성실한 진료를 통하여 환자 수를 늘려가는 원장님들도 계시겠지만, 크게 보면 전체적인 감소추세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원인과 해결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약 복용의 감소에 대한 해결방법 가운데 하나로 항상 논의되는 분야가 이제부터 말씀 드리려는 한약의 ‘제형 변화’이다.

한의계 신문기사에서도 제형 변화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2010년 한약 분야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한의원 한약 제형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또한 한의계도 한의원에서의 제형 변화를 위하여 중앙회·지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검토하고 있다. 관련 학회나 소모임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럼 과연 한약의 제형 변화는 한의계의 도깨비 방망이 또는 금도끼가 되어 어려운 한의원의 현실을 되살려 줄 것인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소유한 쇠도끼에 만족하여 열심히 나무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괜한 과욕을 부려서 기존의 한약에 대한 인식만 어지럽히는 오류를 범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두 가지 모두 가능하다. 한약의 제형 변화에 대한 외형만을 추구하여 시도한다면 오히려 환자들에게 변증도 없고 효과도 부족한 통치방 개념의 약물을 고비용으로 처방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오히려 전통 탕제에 익숙한 환자들에게 일단 새롭게 보여지기는 하겠지만 결국은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된다.

하지만 학술적 근거를 수집하며 접근하되 임상적으로 유용하도록 처방을 수정 보완하고, 제형 변화가 단지 새로운 형태의 고비용의 한약이 아니고 경제적으로도 환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며 제형 변화를 통한 처방의 표준화를 이루어 약물의 유효성, 안전성, 안정성, 경제성을 겸비한다면 한의계의 새로운 금도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 연구 및 임상에 적용하는 학회 활동을 통하여 주변 한의사들에게 격려도 많이 받지만,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 그간의 시행착오를 통하여 제형 변화의 문제점들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찾아가고 있다. 물론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처방으로 정확히 진단하여 각자에게 맞는 한약 처방을 하는 것이 한의학의 장점인데, 제형 변화를 통하여 질환 별 처방을 표준화하면 양방과 다를 바가 없고 한의학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하여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한약의 제형 변화를 통한 표준화는 한의학 최고(最高)의 방법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최선(最善)의 방법론이다.’

앞으로 민족의학신문 연재를 통해 한약의 제형 변화와 관련된 각종 주제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원장님들께서 제형 변화에 대한 개념을 잡고, 한의원에서 임상에 응용하고, 더 나은 방법론의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글의 내용과 관련하여 부족한 내용이 있거나 다른 의견이 있는 경우 동학제현의 조언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김경환/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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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2010-10-05 09:40:40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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