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전문분야 진출하면 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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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전문분야 진출하면 필패”
  • 승인 2010.10.0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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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일 기자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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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 인터뷰(29)- 강여름 발머스한의원장
“막연히 전문분야 진출하면 필패”

칭찬릴레이 인터뷰(29)- 강여름 발머스한의원장 

강여름 원장이 프로정신을 강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한의계의 위기에 대해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죠. 그러나 그 방안을 연구하는 한의사는 찾기 힘듭니다.”

현재 한의계의 현황을 바라보는 강여름 발머스한의원장의 안타까움이다. 위기에 동감하지만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실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강여름 원장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탈모치료를 전문으로 다루는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강여름 원장은 “전문분야를 특화한다는 것은 의학에 경영을 접목시키는 것”이라며 “준비 없는 전문분야 진출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원장은 “특정 분야를 내걸고 한의원을 운영하면 처음에는 반짝 호응을 얻을 수는 있다”면서도 “막연한 기대만으로 전문분야에 진출하려는 한의사들을 많이 봤는데 대부분 실패하더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전문분야에서 실패하는 한의사들은 특정한 처방만을 믿고 사람에 대한 공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특정한 병명 한가지에만 집착하다 보니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문분야를 특화할 결심을 세웠다면 그에 맞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직원들도 더욱 많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원장이 관리해야 하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적다. 그렇다 보니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강 원장은 “한의사가 다른 것에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고 할는지 모르겠지만 의사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며 “사람이 모이면 돈은 자연히 따라오게 마련인데 한의사들은 사람들 잘 모른다”며 “원장님들이 한의원의 직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또한 “사람을 알고자 노력한다면 직원과의 문제가 줄어든다”며 “직원 문제는 원장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리더의 덕목이 무엇인지 돌아본다면 직원의 책임으로만 전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 원장도 처음 한의원을 시작할 때는 직원들과 불화가 있었지만 자신을 되돌아 보니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의학에 경영 접목… 전문분야 특화
위기 극복 연구하는 한의사들 적다
특정 처방만 믿고 사람공부가 없어


강 원장은 전문분야로 탈모치료를 선택했다. 처음 탈모환자를 진료할 때는 후회도 많았다. 탈모환자들은 심리상태가 극도로 불안하고 불신감이 높다. 강 원장은 “탈모환자들은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다 실패한 경험이 많으며 상대적으로 긴 치료기간으로 실제 느끼는 비용 부담감도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또한 “마음의 상처까지 함께 치료해야 하고 수시로 마음이 바뀌기에 신뢰감을 주는 것이 중요했다”며 “처음엔 잘해 주다가도 함께 지쳐가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원장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되돌아 보며 환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환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점점 더 환자를 여유롭게 대할 수 있게 됐다. 강 원장은 “그 과정을 지나 결과가 나왔을 때 보람은 말로 할 수 없다”며 “탈모치료는 단순한 몸 치료가 아니며 마음까지 함께 치유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람들도 점점 더 불안정해져 간다”며 “변화하는 세상을 이해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 원장은 “한의학의 기본은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기에 변화를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일도 한의학”이라며 “전문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한의사가 전문분야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강 원장이 탈모치료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석문의학회 활동을 하면서 아토피, 탈모, 고혈압, 비염 등 난치질환에 대한 연구를 해왔던 것이 한몫을 담당했다. 강 원장은 “탈모라는 분야를 선택하게 된 것은 많지는 않지만 먼저 이 분야를 개척한 한의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혼자였다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전문분야에 진출할 때 하나만 해야 하는 부담감도 크다”며 “그러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백화점식보다는 전문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강 원장은 “한 가지 분야만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전체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며 “탈모가 한 가지 원인에서 오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에 대한 공부도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탈모를 전문영역으로 하고 있지만 탈모를 기반으로 환자의 건강을 전체적으로 살핀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또한 “전체를 통해 하나를 보는 방식이 있지만 하나의 관점으로 전체를 살피는 방식도 있다”며 “전문분야가 바로 그러하다. 하나의 관점을 잡고 인체를 이해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직 제 자신도 크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 노력하고 발전해야겠죠. 그래도 전문분야에 진출하려는 한의사들이 있다면 그 내용을 언제든지 공유하고 싶습니다. 단 어떤 처방을 사용하느냐라는 단편적인 물음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백상일 기자

강여름 릴레이추천- 이성준 생생한의원장

이성준 원장은 복치의학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강의를 통해 복치의학을 전파하며 한의약의 치료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가 연마한 복치의학의 세계에 대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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