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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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20)
  • 승인 2010.09.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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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철

하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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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里도 못가 발병나는데…
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20)

十里도 못가 발병나는데…

발목관절과 발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유인원과 다르게 발달해 왔다. 유인원은 Brachiation 위주로 살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의 기능이 인간보다 발달했고, 인간의 직립보행은 종골과 거골의 기능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진화하였다. 인체가 보행할 때 발목관절을 통해 발바닥에 전달되는 힘은 체중의 3배 정도, 뛸 경우는 최고 8배까지 전달된다고 한다. 성인이 하루 종일 걸을 때 발바닥에 실리는 무게를 모두 합하면 무려 1000t에 이른다고 한다. 

발목과 발은 이런 충격과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인체공학적으로나 해부학적으로 아주 환상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큰 구조물로는 발목뼈와 관절들이 장축 아치(longitudinal arch)와 횡 아치(transverse arch)를 형성하여 무릎에서 내려오는 압력을 전후좌우로 분산시키고, 발바닥에는 족저근막(뒤꿈치뼈에서 기시하여 발가락에 부착하는 질기고 탄력있는 막)과 지방패드로 충격을 2차적으로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들 중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걸을 때 통증이 유발될 뿐만 더러 불안정한 보행으로 무릎이나 허리에 2차적으로 통증이 생긴다. 황영조, 이봉주 선수처럼 마라톤이나 조깅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다발하는 병으로 국소적인 통증이나 부종이 있을 수 있고 일반인에게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몇 발자국을 걸을 때 가장 심하며 낮에도 정지된 상태로 있다가 보행을 개시하려면 심한 통증이 발현하는 괘씸한 병이다. 

치료는 그리 녹록지 않아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체로 골반의 정렬이 깨져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양측성으로 오는 경우도 20~30%가 되지만 대개 편측성인 경우가 많으며 증상이 있는 쪽의 골반이 건측보다 상대적으로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다.

민요 아리랑의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는 가사는 애끓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겠지만 표면적인 것으로만 유추하자면 족저근막염으로 더 이상 보행하기 힘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압통이 있는 부위에 아시혈 자침을 한다 해도 좋은 결과를 유도할 수 없기에 골반 치료를 우선순위로 잡으면 치료가 그리 힘든 병이 아닐 듯하다. 다만 골극(bone spur)이 심한 경우는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하상철/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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